-최저임금 대폭 인상 근로자도 ‘기가 막혀'

-면방 노조, 고용 유지 비상, 통상임금포함 완화책 서명운동 전개

-전방, 경방 이어 일신방도 인력 감축, 전 업계 확산 후폭풍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으로 임금 부담 압박을 받은 기업의 공장 폐쇄와 해외 이전의 후폭풍이 거세진 가운데 근로자들이 대규모 감원 공포 속에 임금 완화 방안을 정부와 정치권에 건의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시간당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역대 최고인 16.4%나 대폭 인상되자 섬유산업을 비롯한 최저임금 해당 기업들은 기업 생존이 어렵다고 보고 공장폐쇄와 해외 이전 등의 갖가지 자구책 마련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체 근로자의 74%가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적용받게 된 면방 업체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져 전방이 국내 3개 공장을 폐쇄하고 종업원 600명 감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 이어 경방도 광주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고 김준 회장이 밝힌 바 있다.

또 일신방도 지난해 10월 기공식 직전에 중단했던 베트남 면방공장 내 염색공장 착공을 서두르고 있고 광주 1공장 직원 감축 작업에 들어갔으며 국일방도 내년 초 베트남에 추가 공장을 건설해 정읍공장을 이전할 방침에 있는 등 면방 회사들이 앞장서 공장 폐쇄와 인력 감축, 해외 이전을 선도하고 있다.

이같이 역대 최고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근로자들이 이를 환영하기보다 오히려 최저임금 기준을 단순한 기본급이 아닌 상여금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으로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국 섬유유통노동조합 연맹 면방부회 김종태 의원장은 면방업계에 최저임금 인상 파문이 공장폐쇄와 해외 이전, 인력 감축 등으로 이어지는 직격탄을 맞음에 따라 최저임금을 통상임금 기준으로 완화 적용해줄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건의하는 내용의 서명 운동을 면방사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부작용이 결국 근로자의 일자리 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근로자들은 당장 직장을 잃은 걱정에 초비상을 맞고 있다.

근로자들은 노조를 통해 예전 같으면 여름철 혹서기간 중 생산현장 열기가 37도만 넘으면 에어컨을 켜줄 것을 회사 측에 요구했으나 올해는 현장 온도가 섭씨 40도가 넘는 요즘 땀으로 범벅이 된 악조건을 무릎 쓰고 에어컨 요구 없이 묵묵히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환경에 회사에 부담이 되는 요구를 하여 인력 감축 대상에 포함될 것을 미리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것이다.

면방 회사들도 생산현장 실내 온도가 섭씨 40도가 넘어도 경기 불황으로 수천 만원이 소용되는 전기 요금을 아끼느라 에어컨 가동을 억제하는 고통을 감내하는 상황에서 16.4%에 달하는 최저임금 인상의 폭탄 속에 기업의 생존 여부를 걱정하는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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