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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인물> 홍익대 미술대학 섬유미술 패션디자인학과 강병석 교수7년 간의 오른손 마비 재활 마치고 4년간 준비한 개인전
조정희기자  |  silky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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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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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판화 같아야...원판 가치 있으면 1천벌 찍어도 가치 상쇄되지 않아”


‘胡蝶之夢-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나비의 날갯짓’

7월 3일 ~ 17일 갤러리 사이

   

'나비가 된 꿈'이자 '물아일체의 경지'라는 뜻의 ‘호접지몽’이란 보편적 이념으로 굳어진 진리는

자칫 살아있는 감각이 상실된 조백(槽魄:술찌꺼기)에 지나지 아니함을 말한다.

국내 한 박물관에서는 프랑스 근현대 복식을 1만8천개의 단추로 풀어낸 이색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에는 샤넬을 뛰어넘는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엘자 스키아 파렐리의 나비 단추 의상이 단연 주목을 끈다.
그녀가 1937년에 선보인 이 여름 컬렉션은 당시에 여성의 신체를 억압하던 의복을 대신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파격적인 의상으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는데, 21세기 현 시대의 패셔니스타가 착용해도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련미와 우아함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의상에 달린 나비 단추는 세기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녀가 제안하는 나비는 사회적인 제도와 이상적인 가치를 예술적 도구에 담아 완성시켰다.  
당시 경쟁자였던 샤넬이 시기와 질투를 할 만한 그녀의 작업들은 디자이너가 가진 숙명적인 재능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의 작품이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예술적 활동과 시대를 뛰어넘는 심미안 그리고 오랜 세월을 거쳐 자국의 패션을 보호하려는 프랑스의 이기적인(?) 노력들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우리에게도 세계적인 명성의 디자이너들이 탄생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많은 교육가들이 이러한 논제에 힘을 싣고 있다.

   
호접지몽 작품과 강병석 교수.

한 평생을 후학 양성에 힘쓰면서도 작품 활동을 놓치지 않았던 강병석 홍익대학교 섬유미술 패션디자인학과 교수가 7년전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오랜 지병인 목디스크로 인해 2010년 겨울 갑자기 찾아온 오른손 마비는 작품 활동은 고사하고 글을 쓰는 일 심지어는 밥 먹기도 힘들어졌다. 실로 엄청난 좌절과 처절감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랜 재활 끝에 작품 활동을 재개하기까지 3년의 세월이 걸렸다.

“국내 한방과 양방, 명의란 명의는 모두 찾아 다녔다. 국내에서 해보지 않은 치료가 없었다. 참으로 암울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점차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던 2013년에서 비로소 나는 나의 작업에 대한 욕구의 실현을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시작된 작품이 ‘호접지몽(胡蝶之夢)-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나비의 날갯짓’이었다. 7년간의 공백을 깨고 장장 4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들이었다. 그가 공개한 파인아트 작품들은 하나하나 손으로 정교하게 작업한 파인아트들이었다.
특히 융복합 시대에 걸맞게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작업과 핸드메이드 수작업이 만나 전혀 새로운 강 병 석 만의 ‘나비’가 탄생됐다.
‘호접지몽 胡蝶之夢-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나비의 날갯짓’은 강병석 교수가 제안하는 패션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다.
강병석 교수의 패션아트속 핸드메이드 공예적인 기법들이 돋보이는 작품들 하나하나에는 모두 나비와 실이 등장한다.
 중심부에 나비가 날갯짓을 하고 있고 그 주변에 현실과 이상을 넘나드는 세계를 실과 수백개의 크리스탈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胡蝶之夢-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나비의 날갯짓’ 작품중에서.

“이번 작품은 개념적로는 장자의 철학이 기본이 되었다. 장자는 호접지몽에서 꿈에서 본 나비, 즉 꿈에서 깨고 나니 나비가 나인지 내가 나비인지 모를 어떠한 경계에 있다고 했다. 그 경계에 있음으로서 창조적이 될 수 있다는 은유의 대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가르치기와 배우기의 경계, 읽기와 쓰기의 경계가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나비들은 이러한 전통적인 도상과 의미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이를 더욱 확대 해석하여 현실과 초현실을 매개하고 연결해주는 모티브로 확장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움직이는 나비의 영상을 직접 활용해 전통적인 핸드메이드 공예기법과 디지털 첨단기법의 경계를 제안하고자 했다. 또한 섬유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실의 실루엣을 이용해 나비의 움직임을 가시화 했다. 즉, 옵티컬한 움직임을 유발하면서 나비 자체가 가진 자유로운 이동을 강조했다. 패션의 상징적인 스와로브스키를 부착해 예술과 상품의 경계를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작품들마다 보여주는 ‘실’은 그가 평생동안 작업한 섬유미술과 패션디자인 영역에서의 작업을 상징하며, 수백개의 스와로브스키를 사용한 크리스탈 보석은 실과 함께 그 화려함을 발휘한다.
즉 상호연관성 속에서 서로 보충해주는 대리적 존재로 손맛과 같은 핸드메이드 속성, 공예적 속성은 기계적인 테크놀로지의 속성과 함께 대비될 때 서로의 특징을 더욱 드러내게 된다는 점에 주력했다.
강 교수는 이러한 대립적 요소의 공존을 ‘디지털 공예적인 요소’로 규정하고 자신의 작업을 서로 대립적인 것이 아닌 상보적 관계성 속에 존재한다고 정의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자신이 인복이 많은 사람임을 다시한번 느꼈다고 한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전시 공간 한편에는 지인들을 위해 미리 만들어 둔 나비넥타이 수백 개를 공개하기도 했다.

“오른손 마비가 왔던 2010년 당시 학장이었던 선배가 왼손작업은 매우 독특한 맛이 있다고 시도해보라던 격려는 내게 큰 용기를 주었다. 왼손 작업은 실제로 매력적인 경험이었다. 지금은 오른손으로 작업을 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많은 선후배와 동료 교수들에게서 나오는 강렬한 아우라는 내안에 흡수되고 나의 미술혼에 영감을 불어 넣었다. 이렇게 쌓여온 나의 창작의 열망은 내 생에 고귀한 선물이 되었다. 정말로 마음깊이 감사한다.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자 희망 그 자체인 나의 학생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 도록을 위해 기꺼이 프로필을 촬영해준 국내 최고의 사진작가 강영호 씨께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전시 도록에 실린 사진작가 강영호씨의 작품.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공간에는 강병석 교수가 고마운지인들을 위해 만든 나비 넥타이.

재임시절 마지막 작품전인 이번 전시는 강병석 교수의 또 다른 인생의 출발을 암시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나는 기준에 충실하기 보다는 내 스스로 기준의 주체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 작품 중에는 낚싯줄로 니팅을 해서 5천개의 꼬마전구를 달아서 표현한 적이 있다. 낚싯줄을 낚시에만 써야한다는 용도의 기준이 없듯이 내가 만든 기준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내가 인생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 정년이기 때문에 이 것이 끝이자 시작이다 끝과 시작의 경계를 보여주고자 했다.”

섬유미술과 패션디자인의 치우침없는 경계에 서있고자 노력했으며 앞으로의 삶에서도 기준의 주체로 사는 인간이고 싶다는 강병석 교수.
그는 ‘정년은 곧 내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뜻한다’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후학양성과 작품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예술과 상품, 예술과 패션, 그 경계에 서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늘 패션은 옷이 아니라 판화같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판화는 오리지널 원판을 만들면 단 한 개의 작품이 된다. 100개 1000개를 찍어도 작품은 상쇄되지 않는다. 하나의 작품이 완벽하고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때 우리나라 패션은 세계적일 수 있다. 골프선수 박세리가 그러했듯이 단 한명만 나와주면 우리도 전세계 패션국가 1등으로 올라설 수 있다. 우리가 지향해야할 패션의 필드는 그래야 한다고 본다. 내가 끊임없이 작업을 하는 이유도 그러한 이유다. 저기 달려있는 순수공예작품 파인아트 자체가 패션이다. 올해 정년을 맞아 그간 내가 키워낸 사람들이 모두 빛을 발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제 우리도 기대할 때가 됐다"

평생을 후학 양성에 몸바쳐 오면서도 작품에 매진해온 강병석 교수의 말처럼 대한민국패션의 앞날에 비칠 그 서광이 어서 빨리 와주기를 모두가 고대하고 있다.

   
강병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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