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패션의 세계화 활동 앞장서는 디자이너

<6월의 초대석>  대한민국 디자이너 이상봉
中 광저우국제패션위크 초청 피날레서 평창동계올림픽 패션쇼 개최
50개국 VIP 초청 아름다운선거 패션쇼서 20년만에 최대 97벌 화합의 무대 화제
제2회 고교패션 페스티벌, 칭와대 특강 ‘상생과 공존’ 등 한국 대표 문화 대사 활발

 

이상봉 디자이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우리의 이야기도 듣는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15년간의 해외 패션쇼에 참가 할 때마다 이 중요한 철칙을 마음에 새긴다. 바로 ‘존중’과 ‘배려’를 통한 메시지 전달이 기가 막힌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 최근 광저우에서도 이러한 철칙이 빛을 발했다.
광저우국제패션위크에서 초청 디자이너로 선택받은 그는 피날레쇼 무대에 ‘2018 평창동계 올림픽’을 주제로한 의상들을 선보였다. 특히 마지막 모델이 캣워크를 돌고 나간 후 특별 영상이 펼쳐졌다.
중국의 올림픽 대표팀 선수가 입상후 인공기를 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담아낸 이 영상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한 디자이너 이상봉의 영민한 전략이었다.
패션쇼의 피날레에서 1분간 진행된 이 영상을 보면서 중국인들은 어떠한 마음을 가졌을까. 결과는 대성공.
패션쇼가 끝난후 디자이너 이상봉이 무대인사에 나왔을 때 우뢰와 같은 기립 박수가 펼쳐졌다.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사실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인해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된 시점에서 중국의 대형 패션행사에 그것도 한국 디자이너가 초청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중국인들에게 거부감을 주기에 충분했기에 적잖이 긴장했던 그였다. “어떻게 하면 평창올림픽을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우리의 이야기만 하면 우리 이야기로만 끝나지만, 그들과 함께했을 때 시너지는 엄청나기에 소통을 위해 마지막 영상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는 이러한 철칙을 통해 대한민국이 가진 문화의 장점을 타국의 문화와 융합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패션쇼가 끝나자마자 이상봉이라는 이름 석자를 중국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 알리는 또 한번의 계기가 됐다고 현장을 취재한 중국 언론들은 앞다퉈 기사를 다뤘다.

“예전에 러시아에서 패션쇼를 했을 때도 푸시킨 작가와 키릴 문자로 한글 작품을 보여준 적이 있다. 내가 우리의 한글만을 고집했다면 그들은 우리 한글의 매력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 역시 문화를 통해 민간에서 풀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시진핑 주석의 부인 평리위안의 패션 스타일 외교가 주목을 끄는것처럼 마커를 비롯한 중국의 유력 디자이너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도 이러한 이유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단순히 옷만 만드는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서서 예술적인 측면을 하나의 메시지로 연계해서 총괄하는 작업을 하는 예술 감독으로서의 역할도 당당히 해내고 있다.

광저우국제패션위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테마로 피날레 패션쇼를 장식한 LIESANGBONG.


지난 5월 7일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아름다운 선거와 함께하는 패션쇼와 문화공연’에서 그는 대한민국 최고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확고히 하는 패션행사를 완성시킨 대대적인 사건(?)이 있었다.
선거를 이틀 앞두고 열린 ‘아름다운 선거문화 공연’은 한국의 미와 함께 대통령선거에서 대한민국이 이루고자 하는 자유, 공정, 참여, 그리고 화합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 세계 50개국의 VIP들을 대상으로 특별히 진행된 이색 행사였다.
이날 해금과 바이올린, 기타와 콘트라베이스등 국악과 양악을 동시에 연주하며 ‘화합’을 연출했고, 무용을 통해 ‘참여’와 ‘소통’을 그리고 ‘패션’을 통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문화적인 면을 전 세계에 당당히 과시하는 무대였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이상봉의 패션쇼는 ‘한글과 환’ ‘민화와 호랑이’ ‘무궁화’ ‘아름다운 선거나비’ ‘창살’ ‘단청’에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총 97벌의 작품이 무대위에 펼쳐졌다.
 “20년만에 가장 많은 옷을 무대에 올린 것 같다. 세계 각국의 초청 인사들은 행사 이후 대통령 탄핵이라는 그간 갖고 있던 한국이라는 나라의 부정적이고 우울한 이미지가 한순간에 해갈되는 무대였다는 평을 들었다. 놀라움을 넘어 충격을 받았다고까지 했다.  아름다운 선거를 향해 이 정도로 예술적인 무대를 펼칠 수 있는 나라가 한국 외에 또 있을까 싶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를 총괄 지휘하면서 이상봉 디자이너가 가진 잠재력은 무한하다는 것을 재증명해주는 계기가 됐다. 그의 이러한 열정은 이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후배 양성에 정조준하고 있다.
오는 8월30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제 2회 고교패션컨테스트 with 이상봉’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지난해 첫 테이프 커팅을 한 고교패션컨테스트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전순옥 전 의원,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과 의기투합해 올해 2번째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한국의류산업협회, 한국패션봉제아카데미, 전국대학생패션연합회, 세종대학교 글로벌 지식평생교육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이처럼 고등학생을 비롯해 한국의 패션영재 육성을 위해 나서야겠다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은 데는 아들 이청청 디자이너의 ‘라이’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라이’를 바잉하려는 바이어들로 인해 이상봉 스튜디오가 순간순간 쇼룸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느꼈다고 한다.
“라이가 베트남과 태국등지에 수출을 시작하면서 세계의 흐름이 이제 동남아로 바뀌고 있구나 실감한다. 중국과 베트남이 세계화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고, 이제 동남아시아가 세계 시장의 중요한 마켓이 되고 있는데 이제 한국은 패션 컨텐츠를 어떻게 키워야할지가 큰일이라는 생각 뿐이다. 니트산업이 무너졌던 원인이 샘플제작까지 중국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이제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까지 패션시장에서 한국을 넘어서고 있다. 국제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봉제인력 육성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과제다. 작금의 봉제 전문가들은 이미 노화되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당장 전수되지 않으면 안된다. 고교패션컨테스트는 미래 전문가 육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자 4차산업혁명에 대항하기 위해 미래 꿈나무들의 일자리창출을 위한 장기투자 프로젝트”라는 디자이너 이상봉.
그는 곧있을 중국 칭와대학에서 ‘상생과 공존’을 위한 특강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특히 전세계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패션의 감성이 과학과 어떻게 함께 발전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는 그는 대한민국 패션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인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조정희 기자.

   
   
지난 5월 7일 열린 아름다운선거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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