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성수기에 이런 불황 처음 봤다” 설비 절반 세워
5월부터 수출 오더 전멸· 대구· 경기 북부 아우성
면방· 화섬 재고 체화 대규모 감산 비상 경영체제

 

섬유 경기가 여름철 비수기도 닥치기 전에 이례적으로 급랭 상태를 보여 수출 오더가 갑자기 거의 전멸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 경북 산지와 경기 북부 산지 모두 일감이 부족해 직· 편직기를 대거 세우고 있으며 이 같은 여파로 화섬· 면방 등 원사업계도 재고가 쌓이고 가격을 내리는 등 연쇄 파급으로 비상 상태를 맞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 경북 화섬 직물과 니트 직물업계는 지난 5월부터 예기치 않게 수출 오더가 갑자기 거의 전멸 상태로 끊어져 제직업체와 편직업체들이 설비를 대거 세우거나 돌리더라도 재고용으로 쌓아두기 위해 가동하는 업체가 부지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큰 대구 경북 화섬 직물 생산업체에 따라서는 제직설비의 절반을 세워 놓고 있으며 니트 직물업계 역시 오더가 끊겨 울며 겨자 먹기로 재고를 쌓아두기 위해 근근히 부분 가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대형 ITY 니트 직물업체는 터키 등지의 주 시장에서 오더가 끊긴 데다 그나마 거래선 유지를 위해 야드당 10센트씩 적자를 보며 출혈 수출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 처리를 위해 컨테이너당 400만원 내외의 적자를 보며 울며 겨자 먹기로 선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북부 니트 직물업계도 오더가 끊겨 편직기를 세우거나 억지로 가동해 재고를 쌓아두고 있는 등 불황의 고통이 전례 없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가공 업체들은 극소수 업체를 제외하고는 상당수가 이미 가동률이 50%에 머문 데 이어 하반기에는 30% 가동까지 떨어지는 고통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경기 불황은 원사실 수요자인 화섬 직물이나 니트 직물뿐 아니라 득달같이 화섬업계와 면방업계에 파급돼 재고가 쌓이고 가격을 낮춰주면서 눈덩이 적자에 신음하고 있다.
면방업계는 이례적으로 5월부터 오더가 급감함에 따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재고 체화를 막기 위해 강도 높은 감산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에도 계속 감산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심지어 매년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3~4일간의 하기휴가 기간을 올여름에는 일주일로 늘릴 계획을 수립하는 등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화섬메이커들도 수요업계의 수출 오더 급랭이 득달같이 파급돼 5월에 원사 가격을 일부 인하 조정하며 수요 증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재고가 더욱 늘어나 크게 긴장하고 있다.
폴리에스테르 부문에서 4월까지는 거의 생산량이 소화됐지만 5월 들어 국내 화섬 메이커의 재고가 한 달 사이에 2000톤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화섬메이커의 5월 폴리에스테르 생산량이 4만 6600톤이었으나 2700톤이 재고로 남아 5월 말 화섬업체 전체 재고량이 5만 2000톤 규모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
여름철 비수기까지 다가오고 있어 원사· 면사 가릴 것 없이 대규모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예년에는 여름 비수기가 닥치기 전인 5월까지는 수출 오더가 유지돼 왔고 7· 8월이 여름 비수기인 데 반해 올해는 이례적으로 4월 하순부터 조짐을 보이다 5월 초부터 본격 냉각 경기도 돌아서 섬유업계 전체가 초비상을 맞고 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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