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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갔지요”특별대담 노희찬 삼일방 회장-대담 조영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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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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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달· 텐셀 간판주자 美 뷸러 방적공장 인수, 세계 섬유업계 화제
대규모 추가투자, 순면보다 CVS 차별화로 승부할 터
美 임금 높지만 생산성 높고 수당· 복리후생비 한국과 비슷
전력료 한· 중의 절반, 원산지 ‘MADE IN USA’ 장점 많아
국내 섬유제조업 최저임금 급성장 대비 스마트화 시급
일자리 신규 창출 중요하지만 기존 일자리 지키는 것도 중요

   
노희찬 회장

노희찬 삼일방직 회장은 모달· 텐셀 경영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그가 경영하는 삼일방은 면방 회사지만 세계 최대 모달· 텐셀 방적사 메이커로 우뚝 서 있다.
엔지니어를 전공한 노 회장은 섬유기술 개발의 대가답게 특수 방적사 개발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경영 능력뿐 아니라 헌신적인 열정과 봉사로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통 큰 지도자다.
대구 상공회의소 회장과 KOTITI 이사장 등을 거쳐 ‘주식회사 한국섬유 산업’수장인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으로 6년 6개월을 봉사했다. 섬산련회장 재임기간 중 대구에서 서울을 문턱 드나들듯하며 섬유· 패션 산업 발전을 위해 원 없이 뛰었다.
몇 십억 규모이던 스트림간 협력기술개발사업지원 예산을 400억원 규모로 키운 장본인이다. 인재양성을 위한 섬산련 장학 재단을 설립해 본 궤도에 올렸다.     
의류수출벤더와 국내 소재산업의 협력 증진을 통한 공동 발전을 위해 필연적인 논리이자 현실적인 대안인 섬유· 패션 스트림간 간담회의 '별들의 모임'도 그의 작품이다. 섬산련 명예회장으로 여전히 봉사하면서 최근에는 국내 면방 사상 최초로 미국에 진출하여 세계 섬유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화제다.
본지는 창간 24주년을 기념해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직접 뛰어든 노희찬 회장의 미국 진출 동기와 향후 운영 방안을 중심으로 특별 대담을 가졌다.

-대담 조영일 발행인

오랜만입니다. 섬산련 회장을 마친지 벌써 3년이 다 되갑니다. 근황은….
-“요즘은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으면 공장에 틀어 박혀있어요. 점심식사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하고요. 식사하러 시내 나갔다오면 몇 시간씩 소진돼 웬만하면 점심 약속을 안 하는 편이죠. 옛말에 ‘앉은뱅이 주인이 아흔아홉 몫 한다.’고 생산 현장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보니 생산성, 품질 모두 도움이 돼요….(웃음)”

섬산련 회장을 연임(6년)하시고 덤으로 6개월 더하셨지요. 돌이켜 보면 회사 경영에도 지장이 막대했을 텐데요.
-“단체장은 봉사하는 자리로 안하려면 몰라도 기왕 맡은 바엔 전력투구해야죠. 아무래도 회사업무를 소홀히 하게 되니까 허점이 많이 노출되더라구요. 그런 희생정도는 각오해야죠. 섬산련 회장이란 무거운 명예를 벗어나니 홀가분하고 회사 경영도 좋아졌어요…(웃음)”

우량기업인 삼일방이 섬산련 회장임기말쯤 돼서 적자가 났다고 해서 저희도 걱정 했었죠…(웃음)
-“지금도 경기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 당시 글로벌 경기가 아주 나빴어요. 내 자신 경영에 전념하지 못한데다 글로벌 경기까지 불황이 거듭돼 1~2년 적자를 봤지만 다시 만회해 흑자전환 했어요. 무엇보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지만 수급이 불균형하면 시장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원료 공급이 과잉되니까 업계의 과당 경쟁이 생겼고 가격이 추락한 것이죠. 지금은 원료 수급이 균형을 이뤄 가격이 안정된 편입니다.”

화제를 바꿔 국내 면방  사상 미국에 직접 진출해 국내외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직접 뛰어들었다는 표현까지 나왔으니까요. 왜 하필 미국을 선택하셨나요. 
-“국제섬유신문이 아주 재미있게 표현했더군요. 사실 그동안 저희도 해외 진출을 오래전부터 검토해왔어요. 베트남도 여러 차례 가서 백방으로 검토해봤는데 중국과 대만계의 대단위 투자가 이루워져 한국 기업은 규모 경쟁이 안되겠더라구요.
더구나 기대했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백지화 됐구요. 결국 시장이 있는 곳에 직접 들어가자고 결정한 것이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임금 국가인 미국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그래요. 미국이 세계 최고 고임금 국가임은 분명해요.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미국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자동차 산업에서 보듯이 한국보다 훨씬 높습니다. 또 한국은 기본급 외에 연장 수당과 복리후생 복지비 등 여러 비용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어요. 문제는 어떤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하느냐가 관건인데 저희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허만 뷸러사는 스위스계 200년 이상 전통의 면방회사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회사도 적자를 보고 있는데 삼일방이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알려지다시피 허만뷸러사는 1812년에 설립돼 올해로 창업 205년의 전통 있는 회사입니다. 그러나 스위스 본사에 7만추 규모의 면방적 공장을 가동하다 적자가 나 작년 9월 문을 닫았고 미국 공장도 매각을 위해 원매자를 찾던 중 저희가 인수한 겁니다. 기업의 역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얼마나 빨리 변신해 시장을 리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미국 공장도 적자가 나서 일부 미국 면방 생산자 단체에서 보조금을 받아 메꾸고 있더라구요.”

뷸러사의 적자 경영 요인이 무어라고 보십니까.
-“링정방기가 3만 2000추 규모인데 대부분 순면사 아니면 CVC 위주로 생산하고 있어요. 아시다시피 미국에는 아시아계서 생산한 면사가 대거 들어가고 있어요. 순면사나 CVC 관세가 16%에 불과해 저임금의 장점을 살려 아시아산 면사가 대거 들어가고 있어요. 당연히 미국 자체 생산 면사는 경쟁력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죠. 바로 미국에서 순면사나 CVC의 16% 짜리 관세로는 도저히 배겨날 재간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관세율이 30%인 CVS쪽으로 생산품목을 전환할 겁니다. 30% 고율관세로는 아시아산이 못 들어갑니다.”

임금 부담을 능가할 수 있는 여러 장점이 있다면서요.
-“면방산업은 임금과 전력비가 거의 맞먹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력비는 우리나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 무엇보다 ‘MADE IN USA’의 장점이 크죠. 원산지 문제에 걸림돌이 없고 소비자 신뢰도가 매우 높습니다. 뷸러사의 시장은 미국 자체 시장에 50% 이상이고 인근 카리브 국가 등에 원산지 이점을 살려 공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요.
-“저희가 계약금과 잔금 등 총 1280만 달러를 다 치르고 정식 경영권을 개시한 것이 지난 4월 26일입니다. 불과 한 달 남짓 됐지요. 차별화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곧 650만 달러 규모를 추가 투자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단계적으로 3000만 달러 규모를 더 투자할 계획이고요. 미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면방 전문회사로 키워볼 생각입니다. 미국에는 링 정방기가 적고 OE 정방기가 많습니다만 OE 정방기 품목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훨씬 어려운 국면이 많아요.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진출을 희망할 때는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될겁니다.”

다른 얘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를 전망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후보들마다 공약한데로 2020년까지 시간당 1만원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섬유· 패션 제조업은 치명상이 될 것 아닙니까.
-“저희가 마지막까지 버티다 해외 진출을 결정한 것도 고임금과 인력난 때문이죠. 저희뿐 아니라 섬유 업종에서만 6000개 가까운 기업이 해외로 나갔습니다. 남아있는 국내 섬유제조업이 더 이상 붕괴돼서는 안되는데 걱정입니다. 결국 섬유제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장을 스마트하게 해야 하는데 투자 여력도 문제지만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섬유를 비롯한 전통 산업의 제조업 현장에는 돈보다 더 급한 것이 사람 아닙니까. 내국인은 기피하고 외국인 근로자 쿼터는 늘지 않고 5년을 버티기가 어렵다는 비명이 들립니다.
-“제가 섬산련 회장 재임 때도 백방으로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늘리기 위해 뛰었습니다. 정부도 이해를 하면서도 일자리 잠식을 걱정하며 부처끼리 핑퐁을 쳐왔어요. 한계 상황에 봉착한 제조업. 그것도 섬유를 중심으로 한 전통 산업에 발등의 불인 인력난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합니다. 섬유단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를 줄기차게 설득하고 채근해야할 겁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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