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2년만에 단체장에 복귀한 박상태 직련 회장

“가격경쟁 탈피…잃어버린 한국 섬유산업 영광 찾아야”
㈜성안, 중동ㆍ유럽 수출 전초기지…이집트 공장 활용
이집트, 임금 100달러 미만ㆍ전기료도 한국의 50% 수준
직물연합회 활성화…한국 직물산업 발전 방안 마련 총력
대구산지, 中ㆍ印尼가 생산 못하는 차별화 품목 집중해야

박상태 회장

우리업계에 낯익은 섬유패션 단체장인 박상태 전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이 2년간의 침묵을 깨고 다시 직물연합회장으로 복귀했다. 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을 4 연임(12년)할 정도로 장기집권(?)한 그는 섬유 쿼터제 폐지 이후 존폐 위기에 몰린 수출조합 재건에 앞장선 지도자다.
명실공히 대구 섬유업계 代父였던 선친 박용관 회장의 代를 이어 업계 지도자로 봉사해 온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경영하고 있는 ㈜성안은 지금은 비중이 많이 약화됐지만 ‘스타텍스(Startex)’로 유명한 대구 섬유업계의 간판기업이다. 화섬직물과 니트직물 업체인 모기업 성안과 함께 계열 성안합섬은 차별화 특화 신소재 전문 화섬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2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올 2월 직련 회장에 복귀한 박상태 회장을 본지 창간 24주년 기념 초대 손님으로 선정해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대담 김경환 편집국장

1. 오랜만입니다. 요즘에는 주로 이집트에 가 계신다면서요?
- 잘 지내시죠? 오랜만입니다. 그렇습니다. 작년부터 막내 동생인 박상완 부사장이랑 교대로 이집트 현지에서 공장 가동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2. 먼저 업계가 궁금해 하는 이집트 얘기를 듣겠습니다. 이집트의 기업경영 환경은 어떻습니까?
- 우선 이집트는 외관적으로는 공장 하기에는 아주 적합한 나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지리적으로 한국이 주력하고 있는 중동국가들과 인접해있고, 유럽국가와도 인접해 있습니다. 또 같은 무슬림국가 간의 교역은 무관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도 일부 요건만 갖추면, 역시 무관세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3. 이집트는 임금이 싸고 풍부한 인력에 전기료도 저렴하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어느 수준입니까?
- 초임 기준으로 임금은 100달러 미만으로 한국의 15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지요. 전기료도 한국의 50% 수준입니다.

4. 무슬림 국가라서 터키나 중동, 아프리카 시장 접근이 유리하지 않습니까? 관세 혜택도 있을 거고요. 무관세 혜택을 어느 정도 보십니까?
- 관세는 무관세가 맞습니다만, 터키나 중동지역에서는 중국산이 이집트산으로 둔갑되어 오는 것을 상당히 우려하고, 실제로 통관 시 요구하는 사항이 많습니다.  중국산을 이집트산으로 원산지를 속여 수출하는 악덕업자(?)들때문에 간접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5. 성안의 이집트 공장 가동은 어떻습니까? 생산성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나요?
- 현재 가동률이 40% 정도 되고 있습니다. 9월말경에는 100% 가동될 수 있다고 보고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6개월 정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생산성과 품질은 한국과 비할 바가아니지요. 저희들도 진출 결정 시 목표가 한국의 90% 수준의 공장을 일년 이내에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공장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는데요. 이유는 생각보다는 기능공을 구하기가 용이하지 않고요, 초급자 양성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기능 습득속도가 엄청 느립니다.  양성공들도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6. 앞으로 이집트 공장을 어느 규모로 키우실 생각입니까?
- 현재 공장이 100% 가동 시 5000만달러까지 수출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욕심으로는 10배 규모인 5억달러까지 규모를 키워볼 작정입니다.

7. 화제를 바꿔 지역 섬유업계의 리딩 기업인 대구 본사와 공장은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습니까?
- 제일 큰 숙제인데요. 당분간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가 생산하지 못하는 품목들을 더 많이 개발해, 시장 차별화에 노력해야겠지요. 실제로 바이어들이 노말한 것은 중국에 발주하고 소량이나, 기술적으로 어려운 오더는 성안에 발주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고가이지요.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아무리 고가일지라도 기본수량이 뒷받침 안 되는 오더는 채산성에 문제가 많습니다.

8. 경영일선에서 본 대구 섬유업계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대구섬유 업계가 겪고 있는 당면한 애로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타개해야 될까요?
- 대구에는 지금 니트직물과 연사직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산자용 섬유를 잘하고 계시는 업체도 많이 있습니다만. 오늘은 니트와 연사직물에 대해서 언급하겠습니다.
니트직물인 경우 대구 는연사를 이용한 ITY 니트가 주류를 이루는데요. 최근에 ITY오더가 급속히줄어 들고, 여러 해 사용하다 보니 소비자들도 식상해 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 니트업계의 경우는 지금도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다변화된 지역과 바이어를 가지고 운용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대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습니다.
대구업계에서는 설비투자와 디자인 개발을 서울에서 전수를 받든지 어떤 형태로든 서울 니트업계를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구산지의 절대 경쟁력 품목인 연사직물이 이렇게 고전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하나는 여성 정장류로 사용되던 연사물이 니트에 많이 잠식됐고요, 두 번째는 가격경쟁에서 인도네시아, 중국에 많이 밀려서 바이어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지금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몇몇 업체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경쟁력이 뭔지를 파악해 벤치마킹을 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을 해봅니다. 절대 가격경쟁을 해서는 안됩니다, 경쟁력이 있는 부분에 집중해 중국, 인도네시아에 빼앗긴 시장을 찾아 와야 합니다.

9. 얘기를 바꿔 대를 이어 업계 지도자로 봉사해왔습니다.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이사장을 12년간 맡아 오시다 2년 전 바통을 넘겼습니다. 그 동안 홀가분하기도 하고 약간 허전하기도 하셨죠?…(웃음)
- 그 동안 저희 한국섬유수출입조합을 걱정하시고, 음으로 양으로 많이 도와 주신 분들께 이번 기회를 빌어 감사 인사 드립니다. 제가 처음 강태승 전임 이사장께 승계받을 당시에는 조합 직원이 무려 42명인 크나큰 산업자원부 산하 단체였읍니다. 그 당시에는 쿼타 관리를 하는 엄청난 권한을 가진 막강한 단체였읍니다만, 조합의 살림은 쿼타가 없어질 경우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산보유가 없었습니다. 부랴부랴 산자부와 상의해 쿼타 차지를 인상해, 자금을 비축해, 조합의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정경준 부이사장을 비롯한, 조합 직원들께 대단히 송구하게 되었지요, 살림살이가 넉넉치 못해 퇴직금도 넉넉하게 지불하지 못한 채 마지막엔 현 이정기 전무랑 나랑 5명까지 줄이는 피나는 구조조정을 하였고, 퇴임 시엔 다시 15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조합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R&D 자금과 해외 전시회, 해외 바이어 발굴에 조합이 앞장서서 조합원들이 영업을 잘할 수 있도록 측면지원을 많이 해 조합원들의 가려운 부문을 많이해소해 드린게, 조합을 다시 일으키게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의 민은기 이사장께서 제가 미쳐 살펴보지 못했던 부문들을 잘 헤아려, 조합을 더더욱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 동안 조합을 발전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과 자기 희생을 해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거듭 감사 드립니다, 감사했습니다.

12. 올해 2월 재정 사정이 극히 열악한 직련회장의 멍에를 다시 지셨습니다. 섬유단체장들은 낯익은 얼굴을 다시 만나 반기고 있습니다만 연합회 운영이 녹록치 않을 텐데요.
- 그 동안 편히 잘 지내며, 개인적으로 회사 일만 매진할 수 있어서 상당히 편히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년초에 이의열 연합회 회장님과 윤성광 전임 직물연합회 회장께서 저에게 직물연합회를 맡아 달라고 제의를 해 오셨습니다, 직물연합회 회장자리는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직물업계의 원로분들께서 맡아오신 자리인데, 더구나 저의 선친께서도 맡아 하셨던 자리임을 상기시키며, 강력히 고사했습니다. 두 분께서 ‘박회장, 당신 나이가 젊은 줄 아냐’며, 반박을 하시더군요. 업계를 위해 한번 더 봉사하라시며, 거듭 부탁을 하시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젊은 나이에 연합회 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직 업무 파악하는 중이며, 지난주에는 나주에서 각 지역 직물조합 이사장들을 모시고, 친선 교류회 겸 이사회를 가졌습니다. 연합회를 활성화하고 한국 직물을 어떻게 발전시킬 지 방법을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서 좋은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13. 여담입니다만 직련회장으로 단체장 복귀가 다른 야망이 있는 것 아닙니까…(웃음)
- 섬유산업을 다시 한번 더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이 뭔가를 고민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수락했읍니다. 실제로 개인이 자기의 의견을 피력할 방법이 없잖습니까?  섬유단체를 통해서 정부든 관련단체들에게 건의하고 협의를 할 수 있으니까요.

14. 섬유산업연합회를 비롯한 섬유패션 단체들이 섬유패션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산하에 많은 단체가 포진되어 있고 그 단체장들께서는 사심 없이 자기 시간과 돈을 써가며 봉사들을 하시고 계십니다, 전부다 한 마음이 되어 꺼져가는 한국 섬유산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어떻게 하면, 벌떡 일어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5. 다른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 세계 경기가 아직 회복 되지 않은 시점이라 소비가 살아나기에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더 듭니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한국 섬유산업을 일으키신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셔서, 한번 더 멋진 섬유산업을 부흥시키는데 전부 다 힘을 모아 파이팅 하시길 기원합니다.

16.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언론에서도, 섬유산업의 고칠 부문은 지적해 주시고, 잘하는 부문은 칭찬해 더 멋진 섬유강국이 되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