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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장사기업 많다<壯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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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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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인 개나리가 지고 벌써 벚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진해 군항제를 시발로 전군도로(전주→군산 간), 여의도 군락지 등 전국 곳곳에 벚꽃을 보기 위해 꽃 잔치가 한창이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대로 계절은 바뀌었지만 올해 한반도의 봄은 봄이 아니다.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안보 위기, 경제 위기가 동시 다발적으로 덮쳐 나라 전체가 혹독하게 신음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대통령 탄핵이 몰고 온 파장은 깊고 거칠다, 벚꽃 대선이 아닌 장미 대선은 지지자와 반대자 간에 극단적 대립으로 갈리고 있다. 기왕 받아 높은 밥상인 5월 9일 대선이 빨리 끝나야 한다. 악에 받친 혼란과 분열을 수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
설상가상 돌아가는 한반도의 통박을 보면 오금이 저리고 잠이 안온다. 트럼프의 공언대로 “중국이 안하면 미국이 한다”는 것은 북한 폭격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암시하고 있다.

 

웃고 우는 섬유· 패션 상장사 경영실적

김정은 정권을 초토화 시키는데 반대할 사람 없지만 “너 죽고 나 죽자”는 김정은의 이판사판 행태가 겁난다. 걱정스럽다 못해 한심한 것은 상황이 이토록 급박한데도 우리 국민은 남의 나랏일인 양 무사태평이다. 대선 후보들마저 상황 대처능력이 안보인다. “평화비용이 아무리 비싸도 전쟁보다는 싸다”는 사실을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

본질 문제로 들어가 최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공개한 섬유·패션 12월 결산상장사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역시 불황에 장사 없음을 실감케 한다. 지난 십수년간 승승장구하던 대형 의류벤더들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각한 지난해 영업이익이 대부분 전년 수준에 훨씬 미달한 것이다.
그만큼 대형시장인 미국에서부터 바이어인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 감소와 이에 따른 이익축소로 가격 후려치기가 심했음을 반영했다. 더구나 유통시장 판도가 변곡점의 꼭대기에 접어들어 온라인이 수직상승 득세하면서 기존 대형유통업체들이 크게 고전한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오더량은 온라인의 활성화로 줄지 않았지만 가격구조가 급락해 아무리 해외 소싱의 생산성으로 커버하는 벤더들이라도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이 같은 악조건에서도 영업이익 규모를 최고 2000억원에서 몇 백 억 규모를 유지한 대형 의류벤더들의 저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더욱 고통스럽게 경련을 일으킨 쪽은 내수패션업계였다. 세월호에서부터 골병이 들고 메르스 사태로 엎친 데 덮친 데 이어 촛불· 태극기 사태로 내수경기는 빙하기를 맞았다. 내수패션 경기에 가장 민감한 지난해 초겨울 날씨가 그런대로 추워져 다운 제품을 중심으로 겨울용 중의류 매기가 반짝하더니 촛불 시위가 시작되자마자 급속 냉각되고 말았다.
탄핵정국으로 나라 전체가 지축이 흔들린 상황에서 가진 사람까지 지갑을  열 엄두를 못 냈다. 설상가상 1400조에 달한 가계부채는 빚진 사람들의 가처분 소득 감소로 의류구매보다 허리띠 졸라매기가 급선무였다. 안에서 샌 쪽박은 밖에서도 샌다고 전대미문의 안보경제위기는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같은 벼랑 끝 상황에서도 섬유·패션기업들 상당수가 비록 전년보다는 다소 줄었어도 소기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섬유· 패션 상장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업종과 기업별로 구분해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면 안도하는 기업 못지않게 눈물 흘린 기업이 많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똑같은 업종인데도 어떤 기업은 영업이익이 급격히 떨어져 적자 지속의 불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어떤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승승장구하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영업이익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별· 업종별로 극명하게 드러난  원인(原因)과 근인(近因)을 보면 일시적인 현상인지 구조적인 상황인지 대충 짐작이 간다. 지난 한해뿐 아니라 수년간 누적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를 통해 재기의 닻을 높이 올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업종별· 기업별 영업이익 내용을 보면 초대형 의류수출벤더부터 감소했다. 그러나 난공불락 영업 1위 기업인 영원무역은 주종인 아웃도어 OEM 영업에서 지난해보다 오히려 앞섰다. 다만 계열 글로벌 자전거회사인 ‘스콧’의 영업이익이 다소 부진한 데다 신규회사 인수로 연결 재무제표상 작년보다 다소 떨어져 영업이익 1794억 4600만원을 달성했다. 여전히 천문학적 규모로 난공불락의 초일류 기업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반면 니트의류 중심의 의류수출벤더 ‘빅3’ 중 2위인 한세실업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보다 2.45% 감소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43%가 감소한 817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주거래 선인 미국의 대형 유통기업의 매출감소와 가격 후려치기가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의류벤더인 윌비스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매출은 6.6% 증가했고 영업이익 또한 3.2% 증가한 101억원을 나타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원도 의류 수출에서는 내용이 좋았다.
의류벤더들의 고속성장 추세가 다소 꺾인 데 이어 화섬과 면방업체의 경영 상태가 악화된 것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우량기업인 휴비스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5%나 감소한 것은 폴리에스테르 필라멘트뿐 아니라 독점이던 SF까지 경쟁사가 뛰어들어 가격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코오롱 FM이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9% 이상 줄고 영업이익에서 24억 5000만원의 적자를 낸 것도 화섬 경영환경이 그만큼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또 내리 5년 이상 경기불황을 겪어온 면방업체 영업이익이 일부 전년보다 양호하게 나타난 것은 면방자체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낸 일신방을 제외하고는 백화점이나 패션영업을 합산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특기한 것은 극심한 내수패션 경기침체 속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과 급감한 기업이 대조를 이루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필유곡절이 있겠지만 재작년까지 영업이익 규모가 상장 섬유· 패션기업 중 상위  그룹으로 고공행진하던 휠라코리아가 예상을 깨고 지난해 전년비 무려 85%나 급감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세아상역계열 인디에프 역시 적자를 지속하면서 작년도 영업적자가 70억 원을 상회해 어려운 내수패션경기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난공불락 영원무역· 한섬서 한수 배워야

반면 여성복중심의 간판 패션회사인 현대백화점 가족의 한섬은 불황을 모르고 고공행진을 거듭해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5%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9%가 증가한 720억원을 마크했다. 매출액 7119억 9800만원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10%를 상회해 가장 알찬 경영을 했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신원이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수준을 다소 상회했고 영업이익은 극심한 내수경기침체로 20%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50억원을 상회한 건실 경영을 했다. 순익은 적자로 전환했지만 이것은 개성공단으로 인해 빚어진 불가항력적 요인이다. 회장과 부회장이 안타깝게 영어의 몸이 된 상태에서 전 임직원이 차돌같이 뭉쳐 위기를 극복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섬유·패션기업 모두 올해는 작년보다 좋은 우등생 경영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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