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쿼터 폐지를 반대하는 국가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에따른 공동전선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업계는 공식적으로 찬·반의사를 표명하기 어려운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이는 금년말로 끝나는 섬유쿼터 종료를 반대하는 국제적인 저항운동에도 불구, 이미 폐지를 기정사실화한 WTO 결정을 뒤엎을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중국이 쿼터폐지를 반대하는 국가에 보복 불사 방침까지 밝히고 있어 우리정부와 업계가 쿼터폐지로 시장보호막을 상실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함부로 처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관계당국과 관련 단체에 따르면 지난 4월13일 터키와 미국 섬유제조업체들이 주축이 돼 WTO에 섬유쿼터 3년 연장을 골자로 한 이스탄불 선언을 발표한데 이어 멕시코, 이태리 및 아프리카 10개국이 동참한 섬유쿼터 반대운동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이같은 움직임속에 지난 17일 미국섬유협회(NCTO)와 미국 생산무역연합(AMTAC)주도로 36개국 76개단체가 브뤼셀에 집결하여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섬유쿼터 폐지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한 저항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같은 섬유쿼터폐지 반대운동은 중국의 전세계 섬유시장 독점을 우려하여 이를 저지하기위한 것으로 중국 정부의 섬유수출기업에 대한 지원 등 불공정 무역관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국가들은 WTO측에 오는 7월1일 이전까지 비상회의를 열어 이같은 제안사항을 검토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이같은 쿼터폐지 반대 움직임에 대해 중국은 쿼터제가 연장될 경우 지금까지 공급해온 캐시미어 원단공급을 중단하며 이태리 등 최고급 캐시미어 의류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을 고사시키겠다고 위협하면서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현재 중국내 캐시미어 관련제품 생산업체는 2600개사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고급 캐시미어 원단을 이태리·일본 등 주로 캐시미어 의류제품 생산국에 공급하고 있다.이같이 상당수의 국가들이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섬유쿼터 연장을 시도하고 있으나 WTO 결정대로 금년말로 종료되는 것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다만 미국과 EU 등 섬유류 수입국들이 어떠한 형태로든지 새로운 규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같은 움직임속에 섬산련을 주축으로 우리나라 섬유단체와 업계는 심정적으로는 시장보호막 상실의 충격을 감안해 이스탄불선언에 동조하면서도 이를 드러내놓고 동참할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어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우리업계와 단체의 이같은 엉거주춤한 태도는 강력한 쿼터폐지 반대 움직임에도 불구, WTO 폐지 결정을 뒤엎을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드러내놓고 쿼터폐지반대에 동참할 경우 무역흑자국인 중국과의 새로운 무역마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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