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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잡기 위해 굴에 들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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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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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쌓는 데는 10년이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이복형까지 암살한 김정은 집단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압축성장으로 성취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 가라앉고 있다. 선무당 아낙네의 주술에 국정이 농단 되고 대한민국을 잡아먹고 있다. 급기야 한국을 먹여 살리는 연 매출 400조원의 삼성그룹 총수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미래재단· K스포츠재단에 돈 준 재벌 총수들도 굴비 엮듯 줄줄이 구속되는 것은 받아놓은 밥상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던 바로 그 날 법원은 한국 1위, 세계 7위 한진해운의 마지막 파산선고를 내렸다. 최순실의 간계에 금융 수장과 장관이 장단을 맞춰 해운산업을 불구덩이에 쑤셔 넣고 말았다.
법과 원칙을 비켜가자는 얘기가 아니다. “권력자의 강요에 의해 내 것 주고 뺨 맞는 억울함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려 깊은 국민의 정서마저 외면당했다. 어느 경제 단체임원의 독백처럼 “줘도 패고 안 줘도 패는 나라에서 기업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가슴에 와 닿는다.

투자환경 좋고 통상 마찰 선제적 대응

가라앉고 있는 한국호를 지켜보면서 걱정스런 것은 정치권을 비롯해 도처에 반기업 정서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이고 자본주의 경제체제다. 어디까지나 자본주의 꽃은 기업이다. 기업이 제대로 성장해야 고용이 창출되고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기업인이야말로 최고의 애국자임을 선진 각국은 모두 공인하고 숭배하고 있다. 미국도 세금 많이 내는 기업인을 정부와 국민이 예우하고 숭배하고 있다. 자국 기업인뿐 아니라 미국에 투자한 외국인 기업인도 공항 입국 심사 때 관리들이 정중히 인사말 끝에 ‘써’(sir)를 붙인다.
때마침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보호무역주의가 거칠게 강화되면서 미국의 기업 환경을 내시경으로 들여다보고 한국은 아직 “멀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고용 창출을 위해 연방과 주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노력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정부의 통상 마찰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섬유투자단을 파견키로 한 것을 계기로 깊이 들여다본 미국의 기업 유치 노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세제· 금융· 전기료· 인력조달· 산학협력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훨씬 파격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최대 섬유 산지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 경제개발청 아시아 담당국장인 코리 하워드 씨가 필자에서 직접 알려준 내용은 반기업 정서가 강한 한국과 천양지차 였다. 속된 표현으로 기업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우리 정치권과 강성노조와는 제도· 정서· 사고 모든 것이 달랐다.
중언부언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미국의 최대 섬유 산지다. 세계적인 명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은 한국에도 익히 알려진 대학이다. NC(노스캐롤라이나)에는 자국과 각국에서 투자한 섬유 기업이 700곳에 달한다. 한국기업도 30개소에 달하고 대부분 엔죠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등 선진국이자 고임금 국가인 미국에서 전통 산업 섬유산업이 아직도 생성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게 깜짝 놀랐다. 그 배경에는 모든 제도, 세제, 전기료, 인력조달 등 기업할 수 있는 조건의 1~2위를 마크하는 NC만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NC는 포브스지가 선정한 전 미국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 2위에 올랐다. 엔스트 & 영은 사업비가 적고 세금부담이 적은 주(州) 1위로 뽑힌 지역이다. 외국 기업들이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등 알려진 곳을 선호하지만 NC는 숨겨진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Made in USA’ 프리미엄으로 유리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우선 주정부가 법인세율을 올해부터 1% 낮춰 3%로 내려 적용하고 있다. 기계 설비에 대한 재산세· 판매세가 작고 이외에도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료도 kW당 5.7센트 정도로 한국과 중국의 절반 수준이다. 신규 공장이 현장을 개발하거나 재개발하려는 기업고객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우리가 겪고 있는 인력조달 문제도 별 어려움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주 총 인구는 1000만 명으로 전 미국의 9위에 해당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고 지역별 기술학교(커뮤니티 칼리지)가 있어 생산인력 투입이 빠르다는 것이다.
공장부지 가격에 대해서도 미국 내 도시비용 지수에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날씨 조건과 지역 주요생산품목인 목재· 벽돌 등 건설자재 공급여건이 좋아 건축비용이 타지역보다 싸다고 한다. 주의 100개 카운티를 1, 2, 3 그룹으로 분류하여 개발이 덜 된 곳은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정부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기업에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창출기업에게 고용개발 조성금과 주정부 기금, 직업훈련 프로그램, 산업개발 기금 등을 활용해 인센티브정책을 펴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낮은 임금의 생산인력조달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염려할 것 없다는 반응이다. NC의 생산인력 대다수가 이민자 출신이기 때문에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면 실제 타격은 미국 생산기업이 피해를 본다고 했다. 전력비가 저렴하고 우수한 노동력을 보유한 주라서 섬유· 가먼트 제조공장 운영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건비 부문에서 우리와 비교하면 부담이 되지만 생산성을 연계하면 그렇게 비싼 게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NC의 제조공장 근로자 임금은 발달이 많이 된 곳과 덜된 곳간에 차이가 있으며 가장 높은 샬롯지역을 기준으로 시간당 16.01달러로 나타나고 있다. 샬롯지역 외에는 편차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NC 지역 제조업체는 산업화된 미국 내 상위 20개 주 중에서 생산성이 가장 높아 인건비 1달러 당 근로자들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5.91달러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NC 지역에 진출한 한국기업 중에는 효성의 타이어코드 공장과 두산 인프라코어, LS MTRON, 동양물산, 대동공업 등과 캘리포니아에서 이전해 온 칠성섬유 가연공장과 충전제 전문 고려텍스타일 등 30개소가 성업 중이다. 고려텍스타일은 매출이 종전보다 2배나 늘어났고, 칠성섬유도 최근 인력을 보강하고 설비를 증설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NC 진출 ‘메이드 인 USA’ 프리미엄 기대

성기학 회장의 당부처럼 국내에서도 차별화 전략으로 안정 성장이 가능한 기업은 국내 가동에 치중하되 불가피하게 나갈 기업은 NC 지역 진출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한국의 의류벤더나 해외 진출기업은 국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 시장에 가장 많이 팔고 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어 닥칠 통상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미국 진출의 명분과 실익을 챙길 전략이 필요하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도 전략이다. 거대한 미국 시장에 파고들어 ‘메이드 인 USA’로 승부를 거는 것도 성공 비결일 수 있다.
미국은 지금 리쇼링(Rechoring)붐이 일고 있다. 심지어 중국과 인도의 방직공장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성기학 회장 충고대로 서둘지 말고 충분히 시간을 갖고 검토한 후 결정해야 한다. 자칫 바쁘게 먹는 밥이 체할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이 不如一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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