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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 날으는 중국 멈춰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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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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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없는 새는 알을 못 낳는다. 평생을 박수만 받고 살아온 외교관 출신 초자가 제3지대론을 믿고 진흙탕 정치판에 뛰어든 게 잘못이었다. 솔직히 반기문 대망론이 등장할 때 ‘난세의 영웅인가’ ‘혹세 미문의 선동가인가’ 헷갈렸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순둥이였다.
그러나 유엔총장 경륜은 국가적 자산임을 부인할 수 없다. 경제와 외교·  안보 복합위기 타개를 위해 그가 어디선가 일정 부문 큰일을 해줬으면 싶다. 대통합과 정치 교체를 주창한 그의 아젠다는 의미 있는 가치이자 필연적인 논리이다. 도중하차의 불명예는 크지만 상처는 입어도 흉터는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통치력이 IMF를 맞아 우환 중이다. 칠흑같은 어둠 속에 항해하는 대한민국호는 선장도 없고 엔진은 꺼져가는 대위국(大危局)이다. 팍팍한 이 식물나라에 촛불도 좋고 태극기도 좋지만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다. 언제까지 파란과 반목, 갈등으로 날 밤을 세워야 할지 속이 탄다.

스키복 바지 110만 원, 티셔츠 한 장 50만 원

본질 문제로 돌아가 겨울스포츠의 꽃인 스키 시즌을 맞아 대관령이 만원이다. 용평 스키장엔 경기불황이 남의 나라 일인듯 연일 인산인해라고 한다. 설 연휴 용평 스키장을 다녀온 섬유업계 원로 기업인이 귀에 번쩍 띄는 얘기를 들려줬다. 용평 스키장 매장에서 보그너 브랜드 바지 한 장에 109만 원에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스키복 안에 입는 티셔츠 한 장에 50만 원이라고.
이 스키복 바지는 폴리에스테르 진 원단에 군데군데 날염이 돼 있고 티셔츠 소재는 나일론 66%로 우리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차별화를 부르짖는 국내 직물업계가 이 같은 소재를 개발해 고가로 판매할 수 있을 텐데 눈뜬장님 꼴이다. 개별기업이 못하면 섬산련이나 관련 단체가 이 같은 명품 브랜드의 고가제품 샘플을 수집해 전시하면 순발력 강한 국내 소재 업체들이 발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대구 산지에서 생산된 피치스킨원단이 연간 10억 달러 이상씩 전 세계에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원래 복숭아털 효과의 감성 원단 피치스킨은 일본 도요보가 개발해 ‘지나’란 브랜드로 선보였다. 일본 자체는 물론 세계패션업계의 선풍적인 인기리에 야드당 40달러에도 없어서 못 판 화섬원단이다.
일본에서 처음 출하된 이 피치스킨 원단을 본 대구의 중진 섬유기업인이 똑같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업인이 자발신장사와 고신축사를 믹스해 도요보 피치스킨 뺨치는 제품을 개발했다. 일본산의 4분의 1인 10달러에 내놓자 국내외에서 오더가 산더미처럼 몰려와 노다지를 캤다. 이것이 대구업계에 확산돼 피치스킨 붐이 십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매년 10억 달러이상씩 팔려나갔다. 한가지 히트상품이 꺼져가는 산업을 기사회생시켜 재도약하는 먹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차별화 특화 소재개발은 시난고난하는 국내 섬유 소재 산업을 부활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화섬메이커와 대구 직물업계, 경기 니트업계가 나름대로 노력을 하지만 한방이 없다. 이대로 가다 가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칠 처지다. 눈에 불을 쓰고 소재 개발에 총력전을 펴야 한다. 보그너 브랜드 스키복 바지 한 장에 109만 원에 팔리고 티셔츠 한 장에 50만 원 받는 소재를 국내는 왜 못 만드는지, 안 만드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유일한 섬유수출단체인 한국섬유수출입조합이 위기에 몰린 국내 직물산업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중국과 대만의 섬유산업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만과 중국의 섬유 직물산업 실상을 파악하고 그들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경쟁국의 강점은 피하고 약점을 파고들기 위한 취지였다.
섬수조가 대구 하이테크섬유연구소에 용역을 주어 조사 분석한 ‘중국 섬유류 시장의 마케팅 진입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사드 갈등으로 중국의 혐한 공세가 있건 없건 15억 중국시장의 잠재력은 제2의 내수시장전략과 맞물려있다.
조사보고서의 결론은 아직도 중국기술이 우리보다 떨어졌다고 믿는 한국섬유업계 환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직물산업 전 분야에서 한국보다 뒤진 기술이 없고 더구나 대규모 첨단설비로 무장한 규모 경쟁력은 가격경쟁에서 이길 재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누가 뭐래도 세계의 공장임을 부인할 수 없다. 대규모 설비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석권하면서 자국 수요의 93%를 자급하고 있는 세계 1위 섬유 대국이고 직물 대국이다.
직물 분야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업체 수가 2만 7633개사(2011년 기준)에 달한다. 이중 절강성과 강소성에 소재한 기업수가 1만 4413개로 전제의 50%이상 차지한다. 중국이 보유한 제직기는 149만 1천 대로 세계 전체 334만 5천 대의 45%를 차지할 정도다. 중국의 직물 수출은 2015년 기준 648억 9400만 달러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섬유 수출 136억 달러의 5배에 달할 정도다.
반면 직물수입량은 84억 31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의 90%를 아시아권에서 수입하고 있으나 고급원단은 이태리와 일본산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중국 직물 수출은 11억 달러 남짓으로 중국 수입 직물의 8분의 1에 불과하다.
더욱 한심한 것은 가격차다. 중국에서 자국 기업이 생산한 것은 가장 싸고 다음이 중국에 진출한 일본계 등 외국계 공장 제품이 30% 정도 비싸다. 한국산은 중국에서 생산된 외국계 회사 제품 수준과 비슷하다. 이에 비해 일본산은 30% 이상 더 비싸고 이태리산은 일본산보다 30~50%가 비싸게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은 중국 어패럴 브랜드의 중저가 제품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이태리 제품이 아닌 중국 자체 생산 원단과 경쟁하는 구조다.
한국산은 특화된 복합교직물과 특수강연직물, 코팅직물 등이 그나마 중국에서 먹히고 있을 뿐이다.

3년 후면 늦다. 죽은 나무 물 줘도 못살아

그러나 ‘중국의 제2 내수시장화’ 전략은 패션의류뿐 아니라 직물 원단 역시 필연적인 논리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소득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중국시장의 고급원단 수요는 급격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는 10만 개가 넘는 봉제공장이 있다. 이들을 공략해 중국의 어패럴, SPA브랜드에 한국산 직물 채택을 늘리는 것이 살길이다.
중국 내수패션용 직물 수입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쉽지는 않지만 중국이 아직 눈뜨지 못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특화 원단 개발 전략이 급선무다.
용평 스키장에서 바지 한 장에 100만 원, 티셔츠 한 장에 50만원에 소요되는 원단을 중단 없이 개발해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채택하는 길이다. 여기에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병행해야 한다. 중국 어패럴 산지를 돌면서 한국산 원단 제품의 패션쇼 확대와 홍보 강화 등 전략과 전술이 시급하다. 이대로 방치하면 중국산에 국내외 시장 모두 잠식당할 수밖에 없다. 비슷한 제품으로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임을 명심하고 비장한 각오로 준비하고 투자해야 한다. 3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소멸된다. 죽은 나무는 물 줘도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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