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편직물업체들이 사활을 건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쓸리고 있다. 2000년 이후 3년 연속 수출침체 지속으로 가중된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국내 간판 경편업체가 앞장서 앞다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영업부축소·생산라인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은 올 연말을 기점으로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업체의 경우 아예 사무실 폐쇄도 고려하는 등 구조조정 수위가 예상보다 더 강도 높게 진행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경편업체들이 생존이냐 사업철수냐를 놓고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은 올해 성수시즌에도 주력제품인 벨로아·알로바·스웨이드 등의 수출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한계상황을 지속해 왔기 때문. 이에 따라 올 들어 매월 적자행진으로 누적적자가 크게 확대돼 이제는 사무실 관리비도 충당하지 못할 정도로 매출과 수익이 크게 격감한 상태다.경편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 이후부터 매년 수출외형을 줄이면서 운영해 왔으나 이도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며 "이제는 과감한 구조조정 없이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감에 직면했다"고 실토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부분 경편업체들이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을 것이라며 올 연말까지는 업체별 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직면한 구조조정 자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업계의 위기감을 전했다.경편직물은 90년대 후반부터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화섬직물에 이어 단일품목으로는 제2의 높은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각광받아 온 소재. 특히 국내 경편업체들은 봉제완구용 소재에서 의류용으로 제품개발 및 용도전환과 함께 최대 생산기지의 이점을 살려 세계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국내업체간 무차별적인 생산경쟁과 신규업체 시장진입에 따른 과잉경쟁 양상을 보이면서 현재 수출가격만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구조적인 공황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2000년부터 올해까지 3년째 대부분 업체가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2000년 이후 중국의 경편시장 진입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무차별적인 설비증설은 더 이상 가격경쟁을 할 수 없을 만큼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편업체 대부분이 이 사업에서 자진철수 의향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이 같은 현상은 적자수출 3년째인 올해 최고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미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부도·사업포기·생산축소 등이 잇따르고 있다. 삼희·대덕통상 부도에 이어 경일의 경우 경편설비는 스크랩시키고 환편설비만 가동하는 극단적인 처방으로 위기탈출에 나서고 있다.그러나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올해 시즌장사가 거의 채산성을 밑도는 수출만 지속되면서 그나마 생산감축으로 지탱해 왔던 국내간판 경편업체들도 대부분 생산설비 감축과 함께 영업부 축소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지난 10월부터 정례 비수기에 돌입한 국내 간판 경편업체의 경우 지금까지 경편설비와 염색을 동시 가동해 왔으나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양 부문 중 하나는 드롭시키는 방안도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영업인력을 50%수준까지 떨어트리는 방안과 함께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영업부서를 공장으로 이전하는 것도 모색하고 있다.한편 올해 국내 경편업체들의 설비축소 규모는 전체 약 4500여대 가운데 33.3% 줄어든 약 15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 설비 대부분이 중국으로 이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중국 경편설비 시설규모는 한국수출분 1500여대를 포함, 5000대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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