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프라인 시장·가격·수량 동반 추락 악재
한국산 하이패션 수요 증가, 생산 기반 확대해야

홍영숙 지점장

미국 대선 직전인 11월 중반에 미국에 장기 출장가서 백화점을 비롯한 스토아 매장을 돌아봤다. 예상은 했지만 한가하다 못해 너무 썰렁했다.
미국의 의류 소매 경기가 너무 가라앉았다. 연중 가장 큰 대목인 추수감사절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도 기대만큼 활황을 보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본적으로 아마존이나 영국계 온라인 쇼핑몰인 아소스 같은 온라인 쇼핑몰은 승승장구한데 비해 백화점과 대형 체인스토아의 오프라인 매장이 맥을 못추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자라나 H&M을 비롯한 유럽계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미국 브랜드가 위축된 양상을 보였다. GAP도 유니클로 인해 마켓 쉐어를 많이 잠식 당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2017년을 전망해 볼 때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시장 상황이 쉽게 호전될 기미가 안 보인다. 미국 경기 자체는 회복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으나 라이프스타일이 스포츠 엑티브쪽으로 대거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나이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류 시장이 활기를 띠기는 어렵지 않을까 여겨진다.
따라서 2016년과 같이 2017년에도 의류벤더들이 상당히 고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단가는 작년처럼 또 다시 15~20% 가까이 다운시키겠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오더 물량도 크게 감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의류벤더들은 조바심 나게 하는 또 한 해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량 오더는 한국에 소싱 능력이 없어 오더 수행이 불가능하지만 하이패션 오더는 한국에 꾸준히 몰려들고 있는 점을 국내업계가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백화점의 고급 브랜드와 지고트 같은 전문 브랜드 스토아는 한국산 여성 의류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 미 FTA로 무관세 또는 대폭 감면으로 의류의 가격 경쟁력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산 의류는 유럽 패션과 거의 동시에 디자인과 소재가 이루워져 빠른 트렌드를 미국 바이어들이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전제에서 한국 의류 봉제 생산 공장의 활성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국산 원단소재나 디자인이 상당히 앞서 있고 숏딜리버리 능력과 품질에서 타 경쟁국이 할 수 없는 강점을 미국 바이어들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미국 의류 시장 전망이 매우 흐린 대신 틈새시장을 겨냥한 한국 의류업계의 가능성은 열려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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