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경기불황…집단적 우울감 팽배
사소한 소비습관 하나가 전방위로…나비효과
‘명분’ 보다 ‘실리’ 추구 ‘브랜드’ 보다는 가치 소비
소비트랜드가 급속변화 미래 불확실설 기인
굳건한 브랜드 정체성이 돌파구

탄핵정국과 경기불황으로 집단적 우울감이 우리 사회를 휘감았던 2016년.
그 어느 해보다도 지난해는 국내외로 좋지 않은 환경 탓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경제적인 성장에 타격을 입으며 역신장이 최고치를 기록한 한해였다. 소비는 냉각되고 경제성장률이 멈추면서 소비 트랜드 역시 빠르게 달라지고 변화됐다. 즉,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하는 ‘가성비’족들이 급증한 것이다. 가성비의 출현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있다.
특히 실제보다 더 그럴듯하게 스스로의 부와 행복을 위장하거나 경쟁하는 SNS가 발달하면서 ‘나 혼자만 불행하고 나 혼자만 실패한 것 같은’ 불안감까지 더욱 사회를 우울하게 만들면서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소비를 간소화하는 추세였다. 만약 때 이른 추위로 구스다운 등 중의류 판매율 급증 뉴스가 없었다면, 국내 패션계 실적은 곡소리가 났을 것이 뻔할 정도로 최악이었다.
새해를 시작하는 내수 패션시장은 이제 미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급증할 것이고, 지난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가성비’가 패션계 최대 화두이자 생존 조건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한해동안 소비 트랜드의 중심은 ‘가성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역시 가성비는 더욱 진화하고 견고해질 전망이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이 발표한 ‘2017 대한민국 트렌드 보고서’에 의하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대하는 소비자들은 철저한 실리를 추구하고, 타인을 관람하며, 연결되지만 전혀 사회적이지 않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신(新)개인주의’가 부상하며 일상생활과 밀접한 콘텐츠에 공감하는 ‘리얼리티’가 주목을 끈다.
혼밥족, 혼술족 등 자발적으로 혼자 활동하는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혼자 하는 활동’의 증가와 더불어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는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지난 2016년 패션업계는 어떠했나. 범 국가적인 혼란으로 소비는 꽁꽁 얼어붙었지만, 가성비가 ‘가격만 착한’ 것이 아닌 진정한 가치 소비에 초점을 맞춘 진정한 ‘가성비’에는 지갑을 기꺼이 여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덕분에 기존의 유명 브랜드 보다 ‘소리없이 조용히 묵묵히 제길을 걸어온 브랜드’들이 그 어느때보다 빛을 발했던 해이기도 했다. 날씨도 주효했다. 전년보다 때 이른 추위로 ‘겹쳐입기’ 트랜드가 경량 패딩 유행을 이끌었고, 덕분에 가격이 착한 브랜드가 인기를 얻었다. 패션업계는 범 국가적인 “적자만 면하면 면을 세웠다”고 표현할 정도로 극심한 정체기였다.
이러한 가운데, 상품의 적중률을 높이고 가격경쟁력까지 갖춘 브랜드는 오히려 보란 듯이 신장세를 자랑했다.
여성복 브랜드들은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한 토종브랜드들이 시장을 선도하며 변화에 앞장서는 모범을 보였고, 남성복은 편집숍 열풍에 발맞춰 구색을 갖추면서 가격저항이 높지앟은 감도 있는 컨템포러리 남성복들이 매출을 견인했다. 또한 스포츠는 빅2의 대열속에서 새롭게 감도높은 상품력과 마케팅을 무기로 2030 세대를 공략해온 신흥 브랜드의 등장이 주목을 끈 한해였다.
2017년 유망 및 신규브랜드들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착한 가격’의 가성비 뛰어난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시장 진출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