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년 연속 부진…개성공단 폐쇄…
‘패션’ 가성비 중시ㆍ소셜커머스도 트렌드

장기 불황에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다시 한 번 ‘내우외환’을 겪어야 했다. 기대했던 수출은 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뒷걸음질 했고, 2월엔 개성공단이 전격 폐쇄되면서 124개 입주업체들을 망연자실케 했다. 그나마 경기북부에 불어온 직물오더는 수주 가뭄 속의 단비였다. 패션ㆍ의류 소비 시장은 실속파들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업계의 경쟁을 부추겼다.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소셜커머스가 크게 확대되면서 마케팅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도 2016년의 주 트렌드였다. <국제섬유신문>은 2016년을 지배했던 섬유-패션업계의 주요 소식을 간추려 정리했다.

 

[섬유 뉴스]

●중국 수요 감소 3연속 수출 부진
섬유류 수출액이 최근 3년 연속 뒷걸음쳤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16년 섬유류 수출은 전년 대비 4.9% 감소한 136억 달러로 추정된다. 2014년 -0.1%(159억 4000만 달러), 2015년 -10.2%(143억 1000만 달러)에 이어 3년 연속 감소다. 섬유 경기 둔화와 중국의 수요감소, 수출단가 하락 등이 요인이다. 섬유사, 직물 등 주력 품목의 수출 감소세가 지속됐고, 특히 최대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한-중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6%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새해는 수출 증가세에 대한 전망이 나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무역협회와 산업연구원은 2017년 섬유수출은 전년보다 0.5%~1.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폭 완화와 미국 경기 회복, 기저효과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개성공단 전격 폐쇄…기업피해 눈덩이
개성공단이 2월 10일 전격 폐쇄됐다.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 이유로 북한이 1월 6일 강행한 4차 핵실험을 들었다. 갑작스런 폐쇄조치로 현지 공장에 쌓아둔 원부자재 및 완제품을 가져오지 못한 124개 입주기업과 5000여 협력업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개성공단 기업측 추산액 1조 5000억 원 이상, 정부 추산액 5200억 원(투자자산 5088억원) 규모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현재 정부 지원금액은 4652억원 수준이다. 공단이 폐쇄 직후 박근혜 대통령은 입주기업의 피해를 90%까지 보상하라고 특별 지시했지만 적정 보상에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및 협력업체들은 정부를 상대로 피해보상ㆍ공단재개를 요구하는 한편, 국회 방문, 궐기대회, 장례식 퍼포먼스, 천막농성을 이어왔다.


●불황속 경기북부에 ‘직물오더’
불황 속에서도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때 아닌 미국ㆍ유럽發 직물 오더가 쏟아져 모처럼 업계를 즐겁게 했다. 중국이 9월 항저우 G20회의를 계기로 환경오염 배출업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봄부터 오더 물량이 대규모 우리나라로 넘어왔던 것. 여기에 한류 영향으로 패션 제품의 소비가 크게 늘면서 의류 수출이 활기를 띠었다. 포천의 한 업체는 ZARA, H&M, GAP 등 SPA브랜드의 물량이 넘쳐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오더가 넘치자 업체들은 물량을 대기위해 10여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황’을 산업 전체가 누리지 못해 우리나라 총 섬유류 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서문시장 화재 섬유상가 망연자실
11월 30일 섬유도시 대구의 서문시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점포 800여개가 잿더미로 변했다. 특히 서문시장 4지구 상가는 섬유 원단과 커튼, 침장, 의류 등 섬유관련 제품 전문상가가 밀집돼 피해가 컸다. 670여개 점포에 쌓아둔 원단제품이 완전히 소실된 데다 건물까지 붕괴 위기에 있어 복구 후 제기능이 의문시 되고 있다. 서문시장 원단 상가는 부산, 경남, 호남, 충청권의 의류, 침장, 커튼, 관련 제품 생산업체와 수요자들이 거래해온 도ㆍ소매 시장으로서 당장 대구에서는 대체시장이 없어 서울 동대문 시장으로 거래업체들이 발길을 옮기고 있는 형편이다. 피해지역 상인들에 세제 지원 등을 하고 있지만 크게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삼우당大賞 수상자들 ‘훈포장’ 두각
2016‘섬유의날’ ‘무역의날’ 훈포장 시상식에서 <국제섬유신문> 삼우당大賞ㆍ섬유패션품질大賞 출신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섬유의날에선 금탑훈장 이신재 한솔섬유(주) 회장, 은탑훈장 최재락 (주)세왕섬유 회장, 산업포장 유배근 (주)휴비스 대표, 대통령표창 피문찬 (주)산찬섬유 대표, 최익 (주)패션랜드 대표, 현종묵 (주)장현섬유 대표 등이 본사 大賞출신이다. 또 무역의날 대통령표창의 임정묵 (주)빅토리아텍스타일 대표를 비롯해 수출탑을 받은 정현분 (주)에스케이텍스 대표, 이진한 삼강통상 대표도 본사 大賞경력자다.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삼우당大賞 수상이 곧 양대 행사의 훈포장을 예약하는 엘리트 코스라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패션 뉴스]

●명분보다 실리추구 소비 트랜드 ‘가성비’ 최고의 화두
지난해 사소한 소비습관 하나가 전방위로 나비효과처럼 퍼지면서 올해에도 그 트랜드가 이어가고 있다.
바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뜻의 ‘가성비(價性費)’다. 범 국가적인 혼란으로 소비는 꽁꽁 얼어붙었지만, 가성비가 ‘가격만 착한’ 것에서 나아가 진정한 가치 소비에 초점을 맞춘 진정한 ‘가성비’에는 지갑을 기꺼이 여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패션은 물론 전 산업에 걸쳐 판매를 이끄는데 주효한 구매 트랜드이자 매개체가 된 것.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한 소비 트랜드인 ‘가성비’는 이제 가격대비 성능을 뛰어넘어 가치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구매와 동시에 수익금이 불우이웃에 기부되거나, 내가 산 물건이 얼마나 탄소배출이 적게 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폭염, 이른 추위가 이끈 간절기 실종

패션업계는 “적자만 면하면 면을 세웠다”고 표현할 정도로 극심한 정체기였다. 12월 소비자 심리와 체감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2016년 한해동안 주요 패션계 기업들의 실적 분석결과 폭염과 때이른 추위 등 날씨변화로 인한 간절기 실종으로 상반기 매출은 급감 한 반면 하반기 겨울 중의류 판매가 증가하면서 그나마 전년대비 역신장폭을 줄일 수 있었다. 지난 10월부터 때 이른 추위가 패션업계는 더없이 반갑고 고마운 날씨였다. 전년보다 때 이른 추위로 ‘겹쳐입기’ 트랜드가 경량 패딩 유행을 이끌었고, 덕분에 가격이 착한 브랜드가 인기를 얻었다. 오리털과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한 겨울용 구스다운 재킷의 판매율이 전 브랜드에 걸쳐 조기판매가 이루어졌고 경기 불황이 오면 내복 판매가 증가하는 것처럼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따뜻한 발열제품 내의와 실내복을 구매하는 소비자 역시 증가했다
 

●토탈 라이프스타일 마켓 유통가 선점

옷이면 옷, 신발이면 신발.한 가지만 만들어 파는 시대는 한물(?) 갔다. 패션유통 업계 신흥강자 ‘라이프스타일숍’이 신흥 유통의 강자로 떠올랐기 때문. 대표적인 브랜드는 ‘버터’ ‘카카오프렌즈’ ‘자주’ 등이다. ‘스튜디오 톰보이’를 비롯한 여성복에서도 다양한 토탈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랜드리테일의 팬시리빙 SPA 브랜드 ‘버터'는 데코, 팬시, 홈데코, 뷰티, 리빙, 아웃도어까지 2주에 신상품 입고로 진행되는 이 곳은 국내 최초 패스트 리빙 브랜드 답게 신장율이 급증, 2016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 2017년 40개 매장으로 확대하고 500억 달성을 노린다.
 버터는 최근 셀프 인테리어의 열풍에 힘입어 올해 매출이 180%가까이 증가해 지속성장이 예고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 무너지다
영원할 것만 같던 쇼핑 1번지 백화점은 가파르게 추락하고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한 유통채널이 등장했다. 옥션 지마켓 11번가에 이어 쿠팡 티몬 쿠차 같은 소셜커머스 쇼핑몰이 가성비와 빠른 배송을 무기로 급부상했으며, 대형아웃렛이 쇼핑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유통의 새로운 혁신을 주도했다. 첼시 아웃렛과 하남 스타필드 등 쇼핑을 넘은 테마파크로 자리매김하면서 소비자들도 백화점 이탈현상이 두드러졌다. 하남스타필드는 지친 도시인들이 교외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모토로 탄생한 이후 지금껏 최고 입점객수를 갱신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은 가격측면의 경쟁력이라는 기본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부대시설, 서비스, 쇼핑의 재미까지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면세점 유치 경쟁 치열
지난 12월 17일 신규 사업자로  롯데월드타워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선택되면서 면세 사업권을 따기위해 그동안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워커힐과 HDC 신라면세점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법안이 결국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추가 사업권을 따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었다. 올해는 면세점 과잉공급 여부를 판가름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9개 면세점에 ‘유통 빅3’가 가세하면서 서울 시내에만 면세점 13곳이 들어서게 됐다. 문제는 면세점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면세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주 고객인 중국인 방문도 주춤하다. 업체는 표면적으로 신규 사업을 통한 성장성 확보라는 측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면세점 운영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면세점들이 늘면서 올해부터 하나 둘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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