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너진 서플라이체인 활용 땐 방법 있어
미국에 직접 진출 등 새 패러다임 적응해야

성기학 회장

미국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에 따른 국내 섬유업계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성기학 회장이 “TPP가 무산돼도 별로 손해 볼 게 없다”며 자신감 있는 발언을 해 주목을 끌고 있다.
성 회장은 지난 21일 국내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무리 미국이라도 지금처럼 글로벌화된 상황에서 보호무역으로 경제를 활성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서플라이체인이 무너진 미국의 상황을 잘 활용하면 나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 섬유업계의 미국 내 직접진출 등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 회장은 “당초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미국 새 정부의 TPP 폐기가 예상된다면 다른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더 멀리 보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 수입액이 보호무역 조치로 몇 달 만에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기간에 준비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 가서 공장을 차릴 수도 있지 않겠냐”고 반문한 뒤 “미국으로서도 서플라이체인 회복시키는 일이므로 반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美 대통령당선자의 ‘TPP 탈퇴’ 발언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 섬유기업들은 지난 3년간 TPP 발효 기대감으로 국내 업체들이 베트남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던 터다.
베트남은 저임금과 풍부한 노동력뿐만 아니라 TPP 핵심국으로 섬유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해외 투자처로 부상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TPP 폐기로 우리기업들이 당초 기대했던 수혜가 무산될 우려에 처했다”고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그는 “베트남은 보통 의류와 섬유 관세율이 10% 내외인데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칠레, 멕시코, 캐나다, 베트남 등 12개 TPP 회원국은 관세 혜택을 받는다”면서 “우리나라 의류 업체는 이 같은 혜택을 받으려고 원자재 소싱부터 봉제까지 설비투자를 베트남에 집중해왔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에 투자한 주요 섬유기업으로는 영원무역, 한세실업, 신원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설을, 일신방직, 경방, 동일방직, 방림 등 방직업체가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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