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ㆍ풍부한 노동력 최대 매력
한국에 우호적…전용공단 조성 중

김해곤- 한국섬유기술사회 회장(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연구위원)

필자는 올해 5월 22~30일 박근혜 대통령의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동아프리카 3개국을 국빈 방문할 때 수행하는 경제사절단의 한 사람으로서 ‘섬유테크노파크’ 조성의 타당성 검토 차 에티오피아를 방문하게 됐다.
순방 기간 중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개최한 한-에티오피아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했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더울 거라는 선입견이 무색할 만큼 선선했고(연중 17~27도) 공기도 맑아 마치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곳이 해발 2400미터의 고산지대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對에티오피아의 대외지원, KOICA 등의 대외협력사업, 그리고 아디스아바바 복판에 한국의 명성교회가 선교사업으로 지은 명성병원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인지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은 매우 우호적이었다. 필자가 만난 에티오피아 관료들은 “한국과 에티오피아는 형제의 나라”라는 말도 전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6년간 10%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안정적인 정국을 유지하고 있고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한-에디오피아 비즈니스
무역협회와 KOTRA가 에티오피아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개최한 포럼은 공식 경제사절단으로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기업 및 단체 대표 등 100여명의 한국인들이 참가했으며 솔로몬 아페워크 에티오피아 상공회의소 회장 등 150여명의 에티오피아 기업인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등 양국 정계 인사 40여명이 참석해 양국기업인 간 실질적 비즈니스 협력 증대에 힘을 보탰다.
이미 활발한 협력과 합작을 추진하고 있던 섬유업계에서도 영원무역 등 여러 업체가 에티오피아 기업들과의 네트워킹에 적극 나섰다.
한-에티오피아 기업인들을 독려하기 위해 특별히 참석한 헤일레마리암 에티오피아 총리도 축사를 통해 “비즈니스 포럼이 양국 기업 간 활발한 비즈니스 파트너십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수영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은 “글로벌 바이어들의 소싱 유망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에티오피아에서 투자, 기술이전, 인력양성 등 활발한 협력 활동을 펼치기를 희망한다”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에도 이바지하겠다”고 했다.
에티오피아 측에서는 에티오피아투자위원회(Ethiopian Investment Commission)의 핏섬 아레가 위원장이 에티오피아 경제전망과 투자환경을 소개했고, 에티오피아 섬유의류기업연합회(ETGAMA) 파실 타데쎄 회장은 “한-에티오피아 섬유산업 협력 방안”을 제안하는 등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진출을 요청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비즈니스 포럼장에서는 한-에티오피아 기업 간 구체적인 비즈니스 협력 내용을 명시하는 4건의 MOU도 체결됐다.
한국 섬산련과 에티오피아 내 한국 섬유기업들의 진출을 지원하는 한국 데스크 설치 등을 요체로 하는 MOU를, 영원무역과는 현지 공단 일정구역을 영원무역 및 한국 투자 기업에 할당하는 MOU를 각각 체결한 것으로, 우리 섬유기업들의 에티오피아 진출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10% 성장…韓의류 수입↑
에티오피아는 1992년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면서 경제성장이 본격화돼 2010~2015년 평균 10% 이상을 웃도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5년 명목 GDP는 616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는 여전히 유엔이 정한 최빈국(LDC)으로 구매력 평가(PPP) 기준 1인당 GDP는 687 달러에 불과하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무역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해는 수출 69억 달러, 수입 183억 달러 규모의 교역을 기록했다.
한국으로부터 주로 건설광산기계, 합성수지, 가전기기, 자동차 등을 수입하고 있으며, 커피, 곡물류, 축산부산물, 산식물 등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한국산 의류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고(2659%)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투자유치ㆍ세제감면 매력
한-에티오피아 양국은 이 기간 총 40건의 MOU를 체결했다. 특히 섬유산업기술협력 및 섬유산업투자협력등과 관련 4건의 MOU를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간 이중과세방지와 함께 우리 기업에 대한 세제감면 대책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에티오피아는 수출 환경(관세)조건이 양호하다. 미국에 대해서는 성장기회법 AGOA(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와 유럽에 대해서는 EBA(Energency Bunker Additional) 또는 EBA(Everything But Arms) 원칙에 따라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며 각종 세제혜택도 많다.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도 장점이다. 공장근로자 초임은 월 60달러 수준이며 전체 인구가 1억 명에 달해 경제활동 노동인구가 풍부하다. 전기료는 3센트/KW 수준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섬유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이 반갑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의 섬유산업 유치를 위해 약 30만평의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이미 (주)신티에스가 종업원 500명 정도의 봉제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아다미아주에 60만평 규모의 한국섬유공단이 조성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 300만평에 이르는 한국전용 섬유공단을 조성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쾌적한 날씨(17~27도)에 습기가 적어 곰팡이 발생우려가 적은 점도 매력이다. 배후에 유럽시장이 근접해 있는 점과 정치적 안정,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것 또한 긍정적이다.

열악한 인프라 등 과제
국가 시스템이 낙후되다보니 제반 문제점들은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아 우리 기업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를테면 수출품의 경우 Direc L/C는 수출로 인정되나 Local L/C는 수출로 인정받지 못한다. 또한 SOC사업 미진으로 물류 이동 및 유통에 어느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교통망은 매우 열악하다. 직행철도를 건설하고 있으나 자국 항구가 없기 때문에 인접국을 경유해야 하며 이로 인해 세관업무의 지연과 시간적인 문제가 있다.
극심한 무역역조 현상에 따른 환전의 애로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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