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초유의 민란(民亂)사태다. 이제 최순실의 ‘순’자만 나와도 꿈자리가 사납고 넌덜머리 난다. 사실 무당같은 아낙네에게 권력을 상납한 통치행태에 국민들은 집단 실어증이 걸렸다. 신성한 법과 원칙을 파괴하며 국민을 배신한 대통령에 분노지수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야당은 물론 국민의 60%이상이 하야와 탄핵을 주장한 것도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다. 열흘전 90초 사과 때 석고대죄 심정으로 통렬히 반성했으면 호미로 막을 수 있었다. 불통 총리임명의 인사 쇼까지 불거져 가래로도 못 막게되자 또 다시 사과하며 검찰수사까지 수용하는 치욕적인 결단을 했다. 정의와 공명정대는 공염불이 된 상황에서 패닉상태에 빠진 국민감정을 어떻게 추수릴지 걱정이다.
그러나 국민의 분노와 허탈감이 아무리 커도 국정마비의 혼란상태를 언제까지 방치할수는 없다. 가뜩이나 경제 안보 위기에 국기마저 무너져 풍전등화에 몰린 국가를 이대로 침몰시킬수는 없다. 누란의 위기에 빠진 국가를 구하는 일에 여야와 국민이 특단의 지혜를 모아야한다.

지역· 업종 간 편가르기 척결해야

본질 문제로 돌아가 나라가 아사리판이고 국민의 마음이 갈피를 못 잡는 상태에서 올해 섬유의 날을 맞는 우리들의 마음도 어느 때보다 착잡하기는 매한가지다. 벌써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 느껴지지만 지난 87년 11월 11일 단일업종 최초로 섬유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한 쾌거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 바탕에서 섬유패션인의 꿈과 희망, 통합감을 안겨줄 섬유의 날 행사는 올해도 오는 11일 예외없이 치뤄진다. 글로벌 경기의 장기침체와 불황의 깊은 터널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내수경기는 올 섬유의 날 섬유패션인의 가슴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
그럼에도 해마다 그랬듯이 올해도 불황 속에 안정성장을 누린 탁월한 기업인과 공로자, 모범 직원들이 풍성한 정부 포상을 받게 된다.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찬사와 갈채를 보낸다.
그런 한편 섬유패션산업의 명운이 걸려있는 국내외 경기 동향과 우리업계의 대응력은 결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난 십 수년간 스트림간 기복을 무릎쓰고 성장 동력이던 의류수출벤더와 아웃도어산업마저 퇴조하고 있다. 섬유수출은 지난 9월 반짝 증가하다 다시 내려앉은 글로벌 시장 환경이 갈수록 냉각되고 있다.
그 동안 매년 일취월장 수직상승하던 의류벤더들의 수출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긴장하고 있다. 해외 소싱 기지에 과도하게 과잉 투자한 매머드설비에 오더는 줄고 가격은 추락해 걱정하고 있다. 내수패션경기 역시 장기불황과 김영란법· 최순실 사건의 복합요인으로 더욱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난파선에 쥐빠져 나가듯 국내업체의 해외탈출은 여전히 줄을 잇고 있다. 6000개 가까운 기업에 이미 해외로 탈출한 상태에서 남은 국내기업들은 투자가 이루워지지않고 있다. 하나의 예증으로 국내 화섬근로자 평균 임금은 연봉 5만 달러 수준인데 반해 중국은 9000달러, 베트남은 3000달러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과 베트남등지는 20~30대 젊은 근로자들이 넘쳐 흐른데 반해 우리는 50~60대 노령자가 겨우 현장을 지키고 있다. 실업률이 아무리 높아도 떡 쪄놓고 빌어봐야 오지않는 제조업현장에서 이 정도 버티는 것도 기적이다. 극소수 투자업체를 제외하고는 설비투자를 외면해 중국· 베트남 등지보다 낙후된 설비로 버티고 있다. 사람은 없고 고임금에 설비마저 노후된 상태에서 무슨 재간으로 치열한 국제 경쟁력을 뚫을 수 있을지 종착역은 뻔한 결과다. 상황이 이 같이 절박한데도 기업의 안일과 소극성에 이어 정부정책까지 방향도 목표도 없이 방치하고 있다. 한진해운을 공중분해시킨 정부가 다시 조선 해운에 17조 5000억원의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하면서 섬유패션산업 구조조정 정책은 안중에도 없다. 방치한건지 아예 내팽개친 것인지 허탈한 탄식을 떨칠 수 없다.
얘기는 다르지만 또 하나 올해 30회 섬유의 날을 맞아 우리업계 내부에 만연된 왜곡과 떼쓰기 병폐를 철결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간과 돈· 육체적 희생을 감수하며 봉사하는 단체장에 대한 음해성 비방과 사시적 시각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무자격 단체장이나 무능한 단체장과 자칭 중진 인사들이 지도자의 덕목이라 할 수 있는 돈과 시간과 육체의 자기희생은 소홀한 채 희생과 봉사에 앞장 선 업계의 수장을 근거없이 비방하는 행태가 박쥐처럼 어둠속을 날고 있다. 실제 현 성기학 섬산련 회장을 비롯해 역대 섬유패션업계 수장인 섬산련회장들은 엄청난 자기희생을 전제로 봉사해왔다. 자신의 기업경영은 뒷전이고 섬유패션업계 수장으로서 뭉칫돈을 쓰고 시간과 온몸을 던져 국내외 행사와 회의를 주재하며 사무국관리에 헌신하고 있다. 섬산련 회장은 월급받는 자리가 아니고 오직 돈과 시간과 몸을 던져 봉사하는 자리다. 탄탄한 자기 기업 능력을 바탕으로 돈과 시간, 육체적 희생 각오가 없는 한 섬산련 회장 자리는 꿈도 꿀 수 없다.
과거 역대 회장들이 다 그랬듯이 직전 노희찬 회장도 대구에서 서울과 외국을 문턱 밟 듯 다니며 뭉칫돈을 써가면서 시간과 몸을 희생했다. 연임임기 6년을 마치고 후임회장선출에 예기치 않은 과열현상이 생겨 규정에 정한 6개월 과도기에 어렵게 현 성기학 회장에서 바톤을 넘겼다. 그 과정에서 지역과 업종 간에 편이 갈리고 본인은 전혀 꿈도 꾸지 않은 3연임 모략이 난무해 심한 배신감을 떨치지 못했다.
글로벌 거물기업인인 현 성기학 회장이 등장한 후 시장경제 당위성을 강조하며 섬유패션산업의 글로벌화를 주지시켰다. 또 섬유 패션인 CEO포럼과 섬유패션인 등반대회에도 벌써 몇 차례 수억원의 협찬을 했다. 장학금으로 뭉칫돈을 쾌척했다. 성회장이 섬유패션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한 것은 치열한 국제 경쟁 시대에 필연적인 논리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업계가 아무리 소리치고 통 사정해도 지원할 수 없는 정부정책에 따라 각자도생을 전제로 시장경제를 강조한 것이다.

말만 앞세운 지도자 자격 없다.
 
물론 각 업종별· 지역별 어려운 현안은 소속 단체를 통해 섬산련이 창구가 돼 대정부 건의를 장·차관에게 직접 설득하는 등 앞장서 주도하고 있다. 영동지구 개발로 금싸라기땅이 된 섬유 센터 자리에 초현대식 매머드 글로벌 섬유센터로 탈바꿈시켜 전시 컨벤션센터를 만들고 섬유패션단체는 물론 섬유패션기업을 입주시켜 명실공히 섬유패션 비즈니스센터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섬유센터의 자산 가치를 높이고 수익 증 대부분을 섬유 패션 구조고도화에 지원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적절하고 합리적인 발상이다. 이사회· 총회 승인이 나고 주무부처 승인을 거쳐 추진위원회에 전권을 넘길 것이다. 그런 미래지향적인 구상마저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이 왜곡하고 사실과 다른 악성루머를 퍼뜨린 고약한 행태가 문제다.
 한마디로 섬산련회장이 특정산업이나 지역을 죽이고 살리는 권한이나 재주는 없다. 시장 원리에 따라 각자도생을 지원하고 필요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의 고약한 모략과 음해성 루머의 부끄러운 자화상은 축제의 섬유의날을 계기로 척결돼야한다. 화합하고 단결해야 위기를 극복할수 있다. 다만 섬산련 사무국이 소통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