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어 한국산 소재 중국산보다 10% 비싸도 선택

니트업체 A사 중국산보다 8% 비싼값으로 연말까지 500만 kg 오더 수주
“한국산은 비싸다” 고정관념 불식, 대량오더 생산성으로 원가절감
8톤 트럭 620대 분량· 품질· 납기· 신용 믿어 연관 산업 연쇄 반응

그동안 장송곡이 들려오던 국산 섬유수출에 다시 희망의 서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 20년 가까이 쇠락의 징검다리를 건너며 해외로 탈출행각을 거듭하던 국내 섬유산업이 오랜만에 길을 찾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동기 부여는 지난 3월 말 국내 한 니트 직물업체가 미국에서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승기를 잡아 초대형 오더를 따는데 성공함으로써 그동안 팽배하던 중국 공포증에서 벗어나 중국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본지에 소개된 대로 경기도 포천에서 니트자카드 직물 생산 공장을 운영하면서 니트원단을 전문 수출(로컬 포함)하고 있는 A사는 LA지역에서 대형 섬유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에이전트를 통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1차 250만 kg의 니트원단 오더를 받아 8월 말까지 차질 없이 선적 완료했다.
이 물량은 8톤 트럭으로 따져 312대 분량의 대량 오더로서 최근 수년간 국내 니트원단 업계가 받은 오더량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이다.
또 1차분 250만 kg를 정상 공급한 여세를 몰아 연말까지 이같은 규모의 오더가 이어지고 있어 이 회사를 통한 올해 니트자카드 원단을 중심으로 한 환편니트직물 수출량은 줄잡아 500만 kg(8톤 트럭 620대 물량)를 상회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기할 것은 그동안 한국산 의류나 원단은 비싸다는 고정관념으로 가격이 싼 대량 물량은 중국산이 사실상 장악하던 지금까지의 관례를 불식시키고 A사가 중국과 가격경쟁을 벌여 대량 오더를 수주하는데 성공한 사실이다.
실제 미국의 신흥 온라인 유통업체 바이어는 당초 한국산과 중국산과의 가격차가 30% 이상 날 것으로 보고 중국 쪽에 발주를 계획했으나 A사의 미국 에이전트가 차별화된 니트자카드 원단을 중국산과 불과 8% 비싼 가격으로 접근해 미국 바이어의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미국 바이어들은 중국산에 비해 한국산이 10% 내외 비싼 수준이면 한국산을 선택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깔려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3월 말 이같은 전략으로 바이어를 설득해 오더 수주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바이어들이 10% 이내 가격차라면 품질보장 되고 딜리버리 등 사후 관리가 보장되는 한국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니트나 우븐직물업체 가릴 것 없이 무작정 중국산과 가격경쟁으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자포자기성 체념에서 벗어나 중국산과 10% 이내 가격차를 좁혀 도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A사의 경우도 단순 단가로는 채산에 문제가 있었지만 이 대량 오더를 혼자 독식하지 않고 동종업체 15개사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스펙과 게이지, 중량은 물론 바늘 규격까지 통일해 놀라운 생산성으로 승부를 걸어 의외의 채산 호전을 이룬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의류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소비국가란 점에서 소요 원단도 상상을 초월한 물량이 소요된다는 엄연한 사실을 직시하고 한국 업계가 미국의 온· 오프라인 유통 바이어들과 보다 깊은 세일즈 활동을 통해 “한국산이 비싸지 않다”는 대전제를 바탕으로 니트이건 우븐이건 수주하는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A사의 쾌거는 단순히 니트자카드 업체뿐 아니라 ITY 환편직물과 이에 따른 국산 화섬사와 스판덱스, 카바링사, 레이온 등 각종 소재는 물론 염색가공 등 연관 산업 전반의 연쇄 파급에 획기적인 역할을 했으며 실제 4월부터 이 오더를 수행하면서 경기북부와 반월염색단지, 화섬메이커 모두 오더 기근에서 벗어나 활기를 띠고있다.
또 이 대량 니트오더는 대량의류생산용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 보내지면서 현지 한국계 봉제 소싱공장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공급하고 있어 국내외에서 관련 연관 스트림이 함께 활기를 띠고 있다.
따라서 국내 섬유업계, 특히 니트직물업계가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병행하여 미국 내 거래선들에게 “한국산은 비싸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며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산과 당당히 경쟁하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으며 이같은 A사의 성공사례를 우리 업계가 폭넓게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K대표의 충고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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