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패션社 내부실사 돌입, 百기업도 브랜드 인수 검토”

- 수입 위주 패션 축소·재편 전망… 회사 측 “사실무근 소문” 일축 

 

SK네트웍스(대표 최신원)는 지난해 연말 오너일가의 최신원 회장이 17년만에 복귀한 후 전략적으로 패션사업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패션·유통 업계에서는 오히려 수입 브랜드 위주로 패션 사업을 축소·재편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복수의 패션·유통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SK네트웍스가 최근 ‘오브제’ ‘오즈세컨’ 등 대표 내셔널 브랜드 매각에 대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패션 중견기업 A사는 오브제와 오즈세컨에 대한 내부실사에 돌입했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전해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현재 ‘타미힐피거’ ‘DKNY’ ‘클럽모나코’ ‘캘빈클라인’ 등 수입 브랜드와 오브제, 오즈세컨, ‘루즈앤라운지’ ‘세컨플로어’ 등 내셔널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중저가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과 이태리 명품 남성복 ‘까날리’를 국내에 론칭했고, 디자이너 브랜드 ‘스티브J & 요니P’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로 패션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SK네트웍스의 내부사정은 썩 좋지 않다. 지난해 운영하던 워커힐 면세점이 재허가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여파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9조20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1% 감소한 558억원, 영업이익률은 0.6%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08% 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높은 매출(2015년 20조3553억원) 대비 1% 수준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개발과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패션부문의 내셔널 브랜드 매각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직수입 브랜드 대비 내셔널 브랜드의 매출은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직수입 브랜드 매출은 내셔널 브랜드의 2배에 달했고, 올 상반기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실적 보고됐다. 게다가 2009년 오즈세컨의 중국 진출 이래 비즈니스 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해온 중국 시장의 K-패션 활황세가 예전같지 않은 점도 매각작업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션 중견기업 A사는 이미 매입을 위한 실사에 돌입했고, 최근 패션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굴지의 백화점 기업도 SK네트웍스의 자체 브랜드 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유통 종사자들 사이에는 알려져 있다”며 “최근 지속되는 불황과 소비침체, SPA 브랜드의 시장 잠식 등으로 인해 업황이 밝지 않은 내셔널 브랜드를 정리하고, 매출 비중이 높은 수입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브랜드 매각설에 대해 SK네트웍스 측은 “브랜드 매각에 대해 검토한 바 없으며, 사실무근의 소문”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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