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ㆍ역량 미흡
섬유업계 인력난…
체계적 수단으로 각광
‘제도’ 적극 참여 권장

배승진 섬유패션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산업현장에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를 정부가 산업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 만들기’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7월 22일 고용노동부는 자격기본법 시행령 제 6조를 통해 24대 직업분야, 847개 NCS 및 10,599개 능력단위를 확정 고시했다. NCS활용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가자격체계의 개편 동력을 마련한 것이다. 이미, 섬유패션업계를 포함한 산업계가 NCS를 기반으로 597개 종목의 새 자격을 개발했고, 고용노동부는 기존 검정 중심의 자격을 NCS기반의 새 자격과 통합ㆍ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기업에 적합한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방법으로 정부는 일학습병행제를 2014년도부터 도입했다. NCS를 기반으로 개발한 교육훈련프로그램으로 기업 내 선임자인 ‘기업현장교사’가 신규입사자인 ‘학습근로자’를 훈련하며, 교육 훈련 후에는 학습근로자의 역량을 국가(또는 해당 산업계)가 평가해 자격을 수여한다. 아울러 기업은 일학습병행제 훈련기간 동안 재정적인 지원도 받는다. 현재 전국의 7600개 산업체의 2만 1300여명의 학습근로자가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다.

섬유패션분야는 2014년도에 대구지역 염색기업 위주로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해 현재 에이랜드, 씨앤보코, 경방, 아리오 등 약 100여개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태광산업의 계열사로 화섬직물을 염색, 가공해 해외로 수출하는 ‘세광패션’은 생산인력 고령화에 따른 저효율 개선 등을 위해 2011년부터 섬유과 졸업 공고생 및 대학생을 채용하고 있고, 올해 3월부터는 자격연계형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했다. 현재 학습근로자 10명이 염색가공직무로 연간 800시간 훈련받고 있으며 교육이 끝나는 내년 3월에는 학습근로자의 성취도를 평가해 섬유염색가공관리사 자격도 취득할 계획이다.

일학습병행제 참여효과는 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업현장교사의 노하우가 학습근로자에게 전달되어 실무능력이 향상되었으며, 교육생간 상호 연대감 형성에 따라 이직률도 감소하는 등 근무환경 개선 효과가 있다. 훈련효과는 원가 절감으로도 이어졌고, 염색수정작업 비율이 감소해 44만 야드의 생산량이 증가(약 1억 1000만원)되는 효과를 예측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재직자 대상의 자격연계형 외에도 특성화고, 전문대, 4년제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위연계형 과정이 있으며 현재 전국 64개 고교ㆍ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다. ‘효성 구미공장’의 경우 올해 3월 일학습병행제 학위연계형 입학식을 실시하고 95명의 학습근로자를 2개 과로 나누어 구미대학교와 훈련시키고 있다.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기업이 결정하고 주도적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기업에 꼭 맞는 인력 양성이 가능하며, 학습근로자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일을 하면서 전문 학위를 취득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일학습병행제를 시행할 경우 OJT(80%)와 Off-JT(20%) 교육을 해야한다. 기업규모와 훈련생 수가 적을 경우 Off-JT 교육을 위해 훈련기관에 가서 학습을 하지만 교육생 이동에 대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훈련센터 등의 강사가 기업을 방문하여 교육도 가능하다. 섬유패션업계도 생산 인력의 고령화 및 인력 부족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우수한 인력을 재학생 단계부터 확보하고 신규인력을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일학습병행제에 많은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배승진 섬유패션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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