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환 상해라디차이나 대표

이랜드 유통진출 성공적
도심형아웃렛 전환 적중
韓방식 고집하면 또 실패
中유통트렌드 변화 맞춰야
中유통 경험한 인력도 필수

이랜드는 중국 팍슨(parson)백화점과 손잡고 지난 1월 15일 중국 상하이 창닝지구에 이랜도심형 아웃렛 ‘팍슨-뉴코아몰’을 오픈했다. 이랜드의 경영참여로 인해 이전보다 매출이 큰 폭으로 향상되면서 현지 유통업체들은 이랜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중국 백화점의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최근 중국내 패션산업이 이전과는 달리 어려움을 겪자 새로운 판로로 유통산업에 뛰어들었다. 시기도 아주 딱 떨어진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이미 많은 중국 백화점들이 문을 닫았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최신 시스템과 규모로 오픈중인 쇼핑몰이나 프리미엄 아웃렛 등 다른 오프라인 채널에게도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또한 중국 온라인에서의 패션매출이 나날이 증가중이며 O2O를 비롯한 각종 SNS 마케팅도 나날이 매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백화점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도심형 아웃렛을 선언하고 공격적으로 유통망 확장에 뛰어든 이랜드에 대해 중국 백화점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현지 유통 관계자들은 “일단 이랜드가 오픈하니 다르다”며 이랜드의 유통사업에 대한 높은 기대를 표하고 있다.

이랜드가 유통사업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미 많은 자사 패션 MD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 외식 브랜드들 까지 론칭에 성공하는 등 자사 브랜드만으로도 일단 백화점의 대부분을 채울 수 있는 MD파워 때문이다. 대부분의 다른 중국 백화점들은 자체 PB 브랜드가 약하기 때문에 브랜드와의 연합경영을 내세우거나 유명 브랜드 유치에 많은 비용을 써왔다. 하지만 최근 매출부진과 판관비의 과도한 증가에 따라 결국은 지금과 같은 중국 백화점의 최대 위기가 도래한 것이다. 반면 이랜드는 자사 브랜드가 워낙 많고 국내에서도 백화점 운영 경험이 많아 향후 좋은 결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뉴코아 로산관로점(상해 1호점)의 관계자 얘기를 들으면 이랜드가 이미 쓰촨성 청뚜에 2호매장을 계약했으며, 현재 중국 전역에 올해만 10호점을 계획으로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랜드의 유통사업 순항은 국내 유통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유통회사들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에 이르기 까지 ‘잔혹사’라 할 만큼 높은 수업료를 지불해야 했다. 2008년 롯데백화점 중국진출, 그리고 이마트의 중국내 도전과 쓰라린 실패, 그 외에도 많은 유통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노크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이번 이랜드의 도전은 과연 한국 유통업체 최초로 중국내 성공적인 안착을 하는가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백화점 리뉴얼 및 신규 쇼핑몰 오픈 등 한국 유통인들의 노하우가 필요한 유통망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리스크도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많은 한국 유통기업들이 실패한 이류를 곱씹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한국 유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 전략은 반드시 숙지하고 점검해야 한다.

첫 번째, 현지 유통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한국은 전통적인 일본식 유통방식인 백화점이 오프라인을 주도해왔다. 이러한 한국식 유통환경에 익숙한 한국의 많은 패션브랜드들이 한국식 방식으로 중국시장을 노크했다. 물론 이러한 방식은 2000년대 중반까지는 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중국의 유통 트렌드는 급변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강자인 백화점은 급격히 아성이 무너졌고 대신 쾌적한 쇼핑환경과 고객 라이프스타일 친화적인 쇼핑몰과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등이 등장했다. 또한 온라인 역시 단순 쇼핑몰 외에도 SNS를 이용한 마케팅, 그리고 O2O 등 다양한 유통 카테고리가 빠르게 등장했다.

하지만 우리 한국 유통기업들은 이러한 중국의 트렌드 변화에 둔감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다시 한국에서 통했던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를 가지고 중국 시장에 도전하면 롯데와 신세계 이마트의 실패 전철을 밟을 것이다.

두 번째, 중국 유통기업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승산이 있다. 

최근 오픈중인 중국의 쇼핑몰이나 프리미엄 아웃렛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쇼핑몰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쇼핑몰에 비해 규모나 시설면에서 훨씬 월등한 수준이다. 또한 세계 굴지의 유명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에 내부 MD들 역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주로 부동산 개발상이 유통을 주도해왔고 급격한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하다. 유통업체의 시스템이나 효율적인 경영, 그리고 내부 디스플레이 등 환경, 서비스 등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상당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렇게 디테일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한국 유통기업에 대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유통업체 역시 이전 방식인 전체적인 MD 플랜과 그에 따른 테넌트 리싱 방식으론 성공 확률이 낮다. 이제는 최근 유통 트렌드와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부응하는 새로운 유통 카테고리로 중국 유통기업들의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

세 번째, 중국 현지 유통경험이 많은 인재 결집이 필요하다.  

그동안 중국 유통시장에 도전해서 고배를 마셨던 한국 유통공룡들의 실패의 요인을 분석해보면 또 하나 문제점이 한국의 유통업체 환경을 경험했으면서 동시에 중국 현지 유통경험도 많은 인재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자사 유통 DNA에 익숙한 인재에 너무 편중하다가 현지 유통환경을 잘 모르니 현지 경쟁업체들에게 밀렸고, 중국 현지 유통인들을 중심으로 인력을 재편하였지만 한국 유통업의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본사와 잦은 마찰을 일으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국교수교가 이미 20년이 넘은 현시점에서 필자와 같이 국내에서 10여년 유통을 경험한 후 중국으로 넘어가 10여년 중국 현지 유통을 경험하고 있는 인재들도 꽤 있다. 이러한 양국 유통 경험이 있는 인재들이 최대한 결집해 향후 한국 유통업체가 다시 중국 유통시장에 도전하는 데 첨병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 역시 다시금 한국 유통의 중국진출을 돕는 역할이 아닌 구성원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것 같다. 필자를 비롯한 보다 많은 한국 유통인들이 힘을 결집하여 향후 중국 유통시장에서 이전의 참패의 전철을 밟지 말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를 기원한다. 

 


이진환 상해라디차이나 대표는 누구?
성균관대학교 졸업 후 현대백화점 영캐주얼 바이어로 8년 근무했다. 중국에서는 항저우준사기업유한공사 해외사업팀장, 한중패션유통연구소 설립 초대 소장, 잠뱅이 중국법인 이사를 역임했다. 3년간 한국패션협회 상해패션지원센터장으로 활동하며 국내 패션기업의 중국진출을 도왔다. 현재는 상해라디차이나 대표로 한국 패션 및 유통기업의 중국진출을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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