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개발연구원 섬유산업 신성장 프로세스

슈퍼섬유 산업화ㆍ산업용 섬유 육성ㆍ지역 기업과 협업
‘슈퍼섬유’ 작년 20곳 참여, 274억 매출ㆍ78명 고용창출
블루오션 ‘건강섬유’ 주목 지역 한방산업과 연계 구상

한국섬유개발연구원(섬개연. 원장 문혜강)이 섬유기반 융복합-고부가가치 산업에 속도를 내면서 차세대 성장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섬개연은 이업종 융합, 슈퍼섬유 산업화, 산업용섬유 육성, 지역 섬유업체와의 협업 등을 통해 신시장 개척과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 섬개연의 발전 프로세스는 섬유산업을 전통산업으로부터 첨단산업으로의 변신과 함께 관련 산업의 고도화를 이끌고 있는 과정이다.<편집자 주>

“양적 팽창보다 질적 성장”
대구ㆍ경북 섬유산업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OEM(주문자 생산제품) 생산구조의 한계로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산ㆍ학ㆍ연ㆍ관의 공동 노력으로 2008년 무렵부터 경쟁력을 회복하기 시작해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성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지역 섬유산업은 내수경기 부진, 개발도상국의 기술추격, 한-중FTA 발효 등의 환경이 겹치면서 IMF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류용 섬유의 차별화는 강화하고, 산업용 섬유 육성은 더욱 박차를 가해 선진국형 산업구조 및 가치사슬의 고도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ㆍ경북 지역 섬유산업은 섬유 클러스터가 세계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자동차, 한방, 의료 등 주력산업의 인프라 및 기술력이 뒷받침 돼 있다. 따라서 섬유기술간 융합과 이업종 산업 간의 장점이 만나는 융합 비즈니스 시대가 온다면 침체된 섬유산업에 새로운 활로가 열리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의 차세대 유망산업이 될 것이다.

개발 융합제품 속속 상용화
섬개연은 의류용 섬유기반의 기술을 융합해 창조적 상용화 섬유제품의 개발을 위해 2015년부터 5년 동안 ‘이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에는 72개 섬유기업이 참여해 교류협력, 국제 콘퍼런스, 창조제품 개발 및 프로모션을 지원했고, 이중 15개 기업을 대상으로 창조제품개발을 지원해 120억 원의 매출과 24명의 고용창출 성과를 거뒀다.
자동차 기능성 내장재 개발(TEXQUEST), 해양 스포츠용 Yacht Spinnaker 직물 개발(하진텍스), 충격 분산 장치용 고성능 하이브리드 보호복 제품 개발((주)신흥), 부력 기능이 탁월한 국방용 Backpack 개발(부성텍스텍) 등이 그것들로 모두 의류용 직물 생산기술을 활용한 타산업 융합제품을 개발해 상용화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최근 섬개연은 의류용 생산기술을 활용한 이업종 융합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천연 기능성 물질과 섬유가 융합한 건강섬유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유럽 등 주요 메이저 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키워드가 ‘입고 다니는 건강섬유’로 피부질환 개선, 혈액순환 개선 등 인체의 질병ㆍ질환의 개선, 완화, 예방 및 관리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섬유이다. 일본은 이러한 건강기능성 섬유를 스포츠웨어 및 이너웨어에 적용해 의류용 섬유산업의 부활을 모색할 정도다.
대구경북 지역은 섬유산업과 한방산업이 잘 발달돼 있어 섬유와 한방을 융합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역 섬유산업의 주력 생산품인 기능성 화학섬유 및 직물에 한방 등 천연물질을 융합해 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소재를 빠르게 개발, 상용화한다면 중국 제품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는 차별화 소비재가 될 수 있다. 이는 또 향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실버산업에도 유망 아이템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섬개연은 지역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는 섬유와 한방을 융합한 건강섬유에 대한 실용화 지원사업을 기획 중에 있다.

슈퍼섬유 협력시스템 구축
섬개연은 또한 국내 산업용 섬유의 역량 증진을 위해 2015년부터 3년 동안 ‘슈퍼섬유 수요연계 강화사업’을 기획ㆍ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0년부터 5년간 추진한 슈퍼섬유산업화사업으로 구축된 연구 인프라를 기업이 활용해, 시제품 제작 및 상용화를 위한 필요 사업이다.
섬유산업과 수요산업 간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적용 실증테스트 등을 거쳐 기업들이 사업화 역량을 높이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5년에는 20개 섬유기업이 참여해 274억 원의 매출과 78명의 고용창출 성과를 거뒀다.
(주)신흥, (주)보광직물, (주)송이실업, (주)지구, (주)보우, (주)백산 등이 참여해 산업자재용 제품인 자동차 고무호스, 방열흡수 자동차 엔진부품 개발, 공업자재용 제품인 제지산업용 골판제조용 섬유벨트 개발, IT 부품소재인 스마트폰 복합재료 커버개발, 안전보호용 제품인 특수소방복 등 다양한 제품을 상용화했다.
앞으로는 의류용에서 산업용으로 전환하는 섬유 기업들이 늘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섬유기업들은 산업용 섬유기업들의 성공사례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해 스스로 개척해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정책 지원을 강화해 산업용 섬유의 비중 확대가 요구된다.
섬개연은 자체적으로 산업용섬유 산업 육성을 위해 이업종 기업과의 기술협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금속으로 된 안전가설재를 주로 생산, 판매하는 지역 업체인 ㈜디케이에스코리아와 섬유를 적용한 건축용 안전가설재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과 함께 연구용역을 위탁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안전가설재는 건설공사를 진행할 때 높은 곳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 가설구조물이다. 이밖에 자동차 부품 중견기업도 섬개연과 기술협력 및 연구용역 협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타 산업의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자체 연구비를 투자할 만큼 섬유가 차세대 신소재로 고려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섬개연은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건축, 자동차 부품기업과의 이업종 협력 강화를 통해 섬유가 전체 산업에서 중요한 성장동력 소재로 부상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강점 융합땐 창조경제 핵심”
지역 섬유산업은 의류용 전통산업의 침체 및 수출경기 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급변하는 기술주기와 세계 시장흐름에 맞는 전략 품목을 지역 섬유산업 특성에 맞게 발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지역 섬유산업은 지역에 기반을 둔 이업종 기술융합으로 의류용 섬유의 차별화는 더욱 강화하고, 타 산업과 협업 강화 및 연구개발로 산업용 섬유 육성과 산업 고도화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혜강 섬개연 원장은 “지역 섬유산업은 기존 섬유보다 가격경쟁력이 있는 전략 섬유품목을 발굴ㆍ개발하고 저변 확대에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며 “특히 기존 지역에 기반을 둔 산업간의 강점을 융합하고 제조기업과 수요기업간 공동 클러스터를 구축해 생태계를 조성해 간다면, 침체된 섬유산업은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면서 창조경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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