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상반기 소비자 구매성향

비싼옷 한 벌보다, 싼옷 여러벌… 가격 신뢰도는 더 낮아져
트렌드보다 개성 중시, 자기 콘셉트 뚜렷한 브랜드 선호해
모바일, 마케팅·판매 핵심 채널 부상… 전략적 O2O접근 필요 

일반 대중보다 트렌드에 앞서있는 얼리어댑터, 1929 패션학도들은 패션소비 행태에서도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있어 브랜드보다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무게중심을 두는 성향이 뚜렷했고, 제조국이나 직수입·라이선스 등 제품 이면의 정보를 딱히 선호의 지표로 활용하지 않았다. 또한 수입 브랜드에 더 높은 충성도를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셔널 브랜드에 대한 적극적인 호감을 표하지도 않았다.
   
가격 민감도 증가… 정상가 보단 세일 기다려
예년에 비해 올해 설문조사에서 두드러졌던 변화는 소비패턴의 보수화였다.
패션 아이템 쇼핑시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는 답변은 84%로 전년에 비해 2% 증가해 대동소이했지만, 할부를 이용한다는 답변은 68%로 전년(38%)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신용카드 사용이유에 대해서는 포인트 적립, 할인 및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현금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세일이나 행사를 기다렸다가 구매한다는 의견도 47%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번 조사가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학도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반 대학생으로 표본을 확장했을 때는 절반 이상이 정상가 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그 이면에는 연중 세일하고 있는 백화점과 쇼핑몰, 가두점 등의 경쟁적 프로모션 전략의 문제점이 숨어 있다. 정기세일 기간이 아니어도 백화점에 가면 대부분의 매장에 시즌오프 제품들을 구비해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굳이 세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수의 브랜드들이 출시 후 바로 ‘꺾어팔기’ 경쟁에 나서고 있어 가격 신뢰도 추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정상판매율이 브랜드 세일즈믹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만큼 젊은층에 소구하는 사업부에서는 세심한 정상가 구매 유도전략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밖에 비싼옷 한 벌보다 가격이 저렴한 옷을 여러 벌 구입한다는 의견도 72%로 압도적이었고,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바로 구매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는 의견이 46%로 전년 38%보다 크게 증가했다.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높아졌지만, 제조국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쇼핑에 제조국을 따지지 않는다는 답변이 83%였다.
결국 압도적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SPA수준의 가성비로 제안해야만 젊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수 있다는 해석이다.

메가트렌드 따르기보다 나만의 스타일 꿈꿔 
구두나 장신구 등 기존에 갖고 있는 아이템에 믹스매치할 수 있는 의류를 구매한다는 답변도 62%였다. 실속형 소비인 동시에 주류인 메가트렌드 보다 자신의 스타일에 집중하는 구매패턴인 셈이다. 반면 유독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무려 78%가 ‘있다’고 답했다. 트렌드와 무관하게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는 성향은 패션소비자 기저에 꾸준히 확산되고 있고, 이는 최근 패션시장에서 선전하는 브랜드들이 하나같이 자기색깔이 명확하고 아이코닉한 아이템으로 이슈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자주찾는 쇼핑장소는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위를 기록했던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은 올해 조사에서는 1위와 격차가 불과 1%대인 2위로 껑충 뛰어올라 최근 젊은층 소비 패턴 변화를 보여줬다. 온라인 쇼핑의 트렌드도 변화해 지난해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이 주를 이루었다면 올해는 개인쇼핑몰이나 중소 편집 쇼핑몰을 즐겨찾는 개성파들이 두드러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장먼저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접근성과 가격을 다음으로 꼽았다. 또 가장 애용하는 온라인 몰에 대한 평가로 △발빠른 트랜드를 가장 우선으로 꼽았고,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 차별화된 상품을 우선순위로 선택했다.
온라인 쇼핑시 가장 불편한 점은 △교환 환불이 번거롭다고 응답해 고객 서비스 개선이 여전히 시급함을 보여줬다. 이는 오프라인을 주로 전개하고 있는 기존 기업들의 O2O 비즈니스 전략 밑그림에 참고해야 할 핵심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광고·협찬 등 고전 광고 마케팅엔 ‘흥~’
소비성향이 보수적으로 전환될 수록 구매 결정은 더욱 까다로워 졌다. 가치소비가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판타지를 덧씌운 이미지를 통한 충동 구매는 더 이상 이전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광고를 많이한 의류제품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무려 83%에 달했다. 방송협찬, TV광고 등 고전적인 광고마케팅 활동이 젊은층에는 비용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방송협찬의 경우 PPL 제한이 풀린 뒤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과도한 노출 경쟁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기도 하다.
연예인 협찬에도 젊은 패션학도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연예인 등 유명인이 입은 옷을 사고 싶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마케팅 현장에서는 가장 효과가 명확한 툴이 방송·연예인 협찬이라는 반응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패션 소비자들의 기저에 깔린 정서인 만큼 귀기울여 전략의 정교화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1929 세대는 패션구매 충동을 어디서 느끼는 것일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 서핑(54%)이 쇼핑 정보를 얻는 최고의 채널로 꼽혔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접근이 시공간 제약이 없어져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 처음 보는 브랜드 발견했을 때도 인터넷 검색을 한다는 답변이 38%나 차지해 같은 모바일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최근에는 정보검색뿐 아니라 모바일 쇼핑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유통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케팅과 유통 채널의 일원화로 향후 유통시장 내 파급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그 뒤를 이어 매장 디스플레이가 16%를 차지했고, 협찬이 13%를 차지했다. 반면 잡지화보는 9%, 패션지면 광고는 4%로 연예인·방송 협찬보다 더 낮은 등수를 기록해 변화된 마케팅 트렌드를 확인케 했다.
이밖에 선물 아이템으로는 △패션잡화(25%) △화장품·향수(20%) △쥬얼리(19)로 △의류(12%)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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