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우석 성재경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동상제막식 및 경화회관 준공식 성료

국내 최초 양파단지조성, 농민소득증대 농업기술 전수 헌신

경화회, 새마을운동보다 7년 앞서 창녕서 발족 농촌 발전 견인 애국자
성재경 회장주도 현 회원 1200명, 소득증대 농업기술 농민운동 요람
일본 동경대 경제학부출신, 정치권 러브콜 거절 농촌서 상록수운동
 
 

성기학 회장과 직계 가족 및 회사 임원진이 선친 성재경 회장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창녕의 상록수 성재경 회장

지난 20일 경남 창녕군 창녕읍 직교리에서 아주 특별하고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우리나라 농민운동 선구자인 우석 성재경회장 탄생 100주년기념 동상 제막식과 농민운동의 산실인 경화회관(耕和會館) 준공 기념식이 열린 것이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부겸 더민주 국회의원당선자, 1000여명의 창녕군 경화회원 및 군민,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가족, 영원무역 임직원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날 행사는 진정한 농민운동의 선구자인 故 성재경회장의 숭고한 발자취에 찬사와 갈채를 보내는 엄숙한 축제의 장이었다.
우석 성재경회장은 다름아닌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의 선친이다. 성재경 회장은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엘리트로서 주변에서 적극 권유한 관계나 정치권을 멀리하고 고향인 창녕에 내려가 가난하고 헐벗은 농민들에게 빈곤 퇴치 운동을 전개한 장본인이다. 고향에서 농민들과 농사를 함께 지으며 소득증대를 위한 양파재배기술을 보급했고 농촌 잘살기운동을 선도해온 헌신적인 지도자였다.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기 7년전인 63년에 이미 농촌잘살기 운동의 발원인 경화회를 조직하여 농민을 계몽하고 소득증대작물을 보급하며 현대화된 농업기술을 사재를 털어 지원한 참다운 농민운동가로 칭송받아왔다.
성재경회장이 앞장서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하며 사재를 털어 지난 78년에 설립했던 경화회관이 세월이 흘러 낡아지자 아들인 성기학 회장이 사재 70억을 들여 초현대식 건물을 신축해 이날 부친 동상 제막식과 함께 경화회에 기증했다.
대지 8913㎡, 연면적 3579㎡, 3층 현대식건물로 새롭게 탄생한 경화회관은 1200여명의 경화회원들의 집회 및 교육장소이며 지속적인 농촌 잘살기 운동의 산실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농민을 행복하게 만든 창녕의 경화회(耕和會)

우리 국민 대부분은 새마을 운동을 알아도 경화회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박정희 대통령이 농촌잘살기운동으로 총력 전개했던 새마을 운동도 어떻게 보면 성재경회장에 의해 창녕에서 발원된 경화회운동에서 착안했을지 모른다.
경화회의 농촌 잘살기 계몽운동을 새마을 운동이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심볼마크도 경화회와 새마을 운동이 비슷하게 고안돼있다. 정권이 바뀌고 근대화되면서 새마을 운동은 농촌에서 거의 잊혀져가지만 창녕에서 발원된 경화회운동과 조직은 지금도 창녕에서 변함없이 이어지며 활활 타오르고 있다. 회원수가 1200명에 달하고 스스로 참여정신을 강조한 경화회회원임에 긍지와 자부심이 대단하다. 새마을지도자는 사라지고 있으나 경화회원은 더욱 자자손손 발전하고 참여하는 독특한 농민운동의 메카로 정착하고 있다.
창립이후 현재까지 농번기인 5월과 10월 두달을 제외하고 매월 26일 이들 회원들이 어김없이 참가하여 저명인사를 초빙하여 농사기금과 교양교육을 실시하고 후계 농업인력 육성을 전개하고 있다.
 
 

-인간 상록수의 표상 성재경회장

작가 심훈이 지은 소설 상록수는 1930년대 브나로드 운동의 일환으로 농촌계몽운동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다. 민족주의 계열의 농민 소설 이광수의 ‘흙’이 보여주었던 추상적이고 농민에 대한 시혜적인 태도에서 벗어난 대조적인 소설이다. 또 당시 농민소설집이나 맹렬한 혁명적 농민운동과도 구별되는 독자적인 성격이 상록수였다. 지식인 주인공인 박동혁과 채여신의 농민계몽의지와 실천양상을 심도있게 잘 드러내고 있다.
농민들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참여에 의한 자생적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상록수의 특징이다. 작가 자신이 농촌 현장에 살면서 이 소설을 집필해 더욱 독자들은 물론 사회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우석 성재경 회장은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박동혁과 채영신과 똑같은 실제적인 농민계몽가이자 실천가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창녕에서 양파를 시험재배한 부친 성낙안 옹의 외아들로서 1916년 4월 경남 창녕군 대지면 석리에서 태어났다.
1935년 진주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유학길에 나서 1941년 일본 동경법정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엘리트다. 1942년 귀국해 고향인 창녕군 대리면장에 취임한 후 해방이 되자 서울로 상경해 대성출판사를 경영하기도 했다.
1951년 주변에서 정부관료나 정치에 몸담을 것을 적극 권유받았으나 뿌리치고 고향에 내려가 양파재배를 시작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국내 제1의 양파 주산단지를 만들어 양파보급의 선구자로 역할을 했다. 62년에는 창녕군 농업협동조합장이 돼 농업진흥을 진두지휘했다. 이듬해인 63년에 헐벗고 굶주린 농민들을 단결시켜 계몽하고 소득증대를 위한 농사기술보급 등을 위해 사단법인 경화회를 설립했다. 그의 주도로 발족된 경화회가 새마을 운동보다 7년먼저 농촌잘살기 운동을 창녕을 중심으로 시작돼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창녕이 한때 우리나라 양파생산량의 50%를 점유할 정도로 집산지가 되고 농촌소득이 월등히 높아진 계기가 바로 성재경 회장의 살신성인적 상록수 정신에 의해 이루어졌다. 지난 80년 10월 25일 향년 65세를 일기로 영면한 우석 성재경 회장의 숭고한 농민 계몽정신을 조선만대 계승해야한다는 것이 경화회 회원들의 한결같은 바램이다.
그의 이 같은 헌신적이고 탁월한 발자취는 정부나 관련단체가 높이 평가해 제4회 우장춘 원예상을을 수상했고 5·16 민족상(산업부문장려상)과 농촌진흥청장의 감사패, 국무총리 표창 및 많은 수상이 이어졌다. 농촌계몽운둥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전개해온 성재경회장은 농산물 가공처리와 양파저장을 위한 협성농산주식회사를 설립해 농산물 수출길을 열기도 했다. 또 79년에는 등대중학교를 인수해 수운학원 이사장에 취임하여 교육사업에도 매진하는 등 농촌진흥 및 인재양성과 장학사업에 앞장선 숭상받는 덕목이었다.

 

성기학 회장, 사재 70억 출연 현대식 경화회관신축 쾌척
홍준표지사, 김부겸의원, 창녕군민, 영원가족 등 2천명 참석 기념행사

성기학 회장이 70억을 들여 신축 기증한 경남 창녕읍 직교리에 자리한 경화회원 전경

 
농민을 사람답게 행복하게 …경화회 이념

성재경 회장이 주도해 소속된 경화회의 이념과 정신은 그가 타계한 지 36년이 지난 지금도 더욱 값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가 주도해 발족된 경화회정신은 △건전한 농민양성으로 건전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양심갖는 사람이 잘사는 사회를 구현하자△정의가 불의를 이기는 사회를 조성하며 △무위도식자가 없는 사회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의리를 중히 아는 사회기풍을 조장하고 △서로돕고 사랑하는 마음을 숭상하자고 했다. △서로 잘살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경화회가 선도해 가자는 것이었다.
경화회 발족 이후 100여회의 농사기술 강연회 및 30여편의 교양논문을 경화회지에 기고하는 등 농촌소득증대와 의식개혁에 평생을 헌신했다는 것이 경화회 원로들의 한결같은 평가였다.
성재경회장이 생전시 주도해 발족된 경화회가 53년이 지난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변함없이 농촌계몽과 소득증대의 산실로서 굳건히 이어가고 있는 원동력은 철저한 참여정신이다.
경화회관을 처음 건립할 때도 그렇고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를 때 최우선 가치는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다. 개개인이 십시일반으로 능력껏 성의를 표시하되 부족한 금액은 성재경 회장이 뭉칫돈을 쾌척해 성사시켰다. 개개인의 참여의식없는 특정인의 시혜적인 행태로는 영구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고집스런 철학때문이다.
물론 개개인의 주머니에서 나온 성의는 대역사(大役事)에 필요한 거액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자기 능력껏 성의를 다했다면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주인의식이 생기고 그래야 적극적인 동참의식이 발동한다는 것이다.
이같이 故 우석 성재경회장은 고명한 지식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부귀영화를 버리고 평생을 농촌현장에 파묻혀 농촌 계몽과 농가소득증대에 전력투구하다 65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진정한 농민운동가로서 농촌 잘살기 운동에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참된 지도자이자 덕목이었음을 뒤늦게나마 평가받고 있다.
성기학 영원무역회장의 선친이 만들어 계승발전하고 있는 경화회(耕和會) 이념과 정신이 경남창녕에서 뿐 아니라 전국 각지로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조영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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