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People - 장경애 영원무역 상무이사

- 이베이와 ‘타키’ 모바일 론칭... 패션업계 첫 시도 이목집중

- 이베이 모바일 유통·마케팅, 영원무역 제품기획 '환상 조합'

- 9월 30여 가지 스타일 첫선... 오프라인 매장 확대도 염두

타키는 여행가 임택 씨의 버스세계여행을 2014년 부터 지원하고 있다. [사진제공=영원무역]

 

장경애 영원무역 상무이사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어도 봄같지 않다’는 고사성어만큼 최근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정확히 표현한 단어가 또 있을까. 수천억원 대 브랜드 재고 추정물량 소문에 올 1·4분기에도 다수의 브랜드들이 두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하는 등 아웃도어 업계는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이처럼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업계 환경은 이베이코리아(대표 변광윤)와 손잡고 모바일 론칭을 준비 중인 영원무역(회장 성기학)의 ‘타키(TAKHI)’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다.

영원무역은 지난 11일 G마켓, G9, 옥션 등 굴지의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타키 론칭 및 마케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단순 소싱이 아닌 온라인 유통기업과 손잡고 브랜드를 공동 론칭한 사례는 아웃도어는 물론, 전체 패션업계를 통틀어서도 타키가 처음이다. 패션산업의 패러다임 이동의 경계에서 과감히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MOU 발표 열흘만인 지난 20일 성남 영원무역 본사에서 만난 장경애 상무의 얼굴에서는 긴장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8년을 준비한 타키의 출발에 다소 상기된 듯 했다.

장 상무는 이베이코리아와의 업무 제휴의 배경에 대해 “타키 철학에 대한 공유”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가벼운 여행이나 캠핑을 통해 모든 가족 구성원이 공유하는 추억을 만들고, 작은 행복의 에너지들이 모이고 자라 공동체에 더 큰 긍정의 기운까지 북돋는 게 타키가 전달하고자 하는 궁극의 메시지”라며 “이베이 측은 타키가 지난 2년간 진행한 버스세계여행팀 후원, 자라섬페스티벌, 친환경 캠핑스쿨, 화천 선천어 축제 협찬 등 브랜드 철학을 담은 활동들의 서칭을 통해 동일한 지향점을 확인한 후 공동 브랜드 개발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타키가 메인 타깃으로 설정한 아이들과 함께하는 위크엔드 소비패턴을 가진 3040세대는 모바일 환경에도 친숙한 이베이의 핵심 고객이라는 교집합도 한몫 했다. 결이 같은 두 기업의 의기투합에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올해 1월 영원무역 강대홍 과장, 지마켓 김윤식 부장, G9 신현호 차장, K그룹 고현규 대표 등 실무진이 머리를 맞대고 유통의 새 판을 짜기 위한 집중적인 논의를 시작해, 2월 임원진의 첫 미팅을 거쳐 두달 뒤 MOU 협약서에 사인을 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직접 상품기획을 하고 고객을 만족시켜본 경험이 없습니다. 반대로 우리에게 모바일 유통은 낯선 채널이죠. 저희는 이베이로부터 소비에 대한 빅데이터를 받아 적중률 높은 제품 기획을 하고, 그에 맞춰 이베이는 그들의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판매와 마케팅을 진행할 겁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한창 제품 기획 중인 타키는 오는 9월 G마켓, G9, 옥션 등 오픈마켓에서 30여개 스타일로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장 상무는 “티셔츠나 재킷뿐 아니라 기존 아웃도어에선 시도치 않았던 기발한 제품도 구상 중”이라며 “젊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의 새로운 도전에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지난 겨울부터 타키는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의 협찬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영원무역]

- 2008년 브랜드 개발을 시작해 8년만의 론칭이다. 업계에선 이례적 사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큰 변화가 있었다. 타키도 초기 익스트림의 하이엔드 콘셉트로 출발해 급격한 트렌드 변화에 라이프스타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단순히 트렌드만 따른 건 아니다. 2년여간 버스세계여행팀 후원, 자라섬페스티벌, 친환경 캠핑스쿨, 화천 선천어 축제 협찬 등 실험을 통해 타키의 정확한 콘셉트와 타깃을 정교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긴 호흡으로 이러한 스탠스를 유지할 계획이다.”

- 이번 공동 브랜드 개발 사업이 기존 PB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소싱을 통해 저가로 판매하는 PB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함께 브랜드를 만드는 파트너이다. 젊은이들의 트래픽이 쏠리는 모바일 환경에 대하 잘 아는 이베이가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를 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는 다시 타키의 제품 기획을 하는 상생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 공동 브랜드 개발을 통한 수익쉐어는 어떻게 되나.

“이베이와는 타 입점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수수료 베이스로 계약했다. 단, 이베이측이 타키의 모바일 마케팅에 공동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진짜 이 비즈니스의 핵심은 양사 모두 ‘도전’과 ‘실험’이라는 부분이다. 수익만 남기는 사업이 아니라, 패션과 유통업계에 가치있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향후 오프라인 전개도 가능한가.

“1년 정도 후 오프라인 유통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기존 아웃도어처럼 초 대형 메가숍은 지양한다. 30~40평대 작은 매장이더라도 타키의 철학을 온전히 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리고 싶다.”

- 모바일과 오프라인 매장 사이 갈등 요소도 있을 텐데.

“만약 오프라인 사업을 진행한다면, 제품은 별도 기획을 할 계획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기획된 적중률 높은 제품이 매장에 입고된다면 점주들도 싫어할 이유가 없다.”

- 기존 영원 매장의 활용이 궁금하다.

“우리 회사의 모든 제품을 담은 멀티숍 운영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신규 브랜드 타키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새롭게 태어나는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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