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현종묵 (주)장현섬유-(주)아진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

Kohls에서 알아보고 초청 “이제부터 직접 거래하자”
美ㆍ베트남에 스리랑카 가세…올해 6000만불 예약
신개념 소재 통합브랜드 ‘Artex’ 출범 제2도약 선언
사원들에 재량권ㆍ동기부여 “전직원 해외여행” 약속

“섬유가 천직, 나 닮은 직원있어 뿌듯합니다”

현종묵 대표와 마주한 뒤 5분도 안 돼 대뜸 “섬유가 그렇게 좋습니까” 질문을 해버렸다. 현 대표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그럼요, 물론이죠” 대답과 함께 편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섬유업이 나의 천직입니다”하더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보였다.
(주)장현섬유-(주)아진인터내셔널(대표 현종묵)의 성공신화에 대한 답을 너무 쉽게 찾는 느낌이었다. 잠시 뜸을 들인 뒤 “앞으로 섬유업이 크게 성공하면 사업영역을 확대하시겠죠? 이를테면 세계적인 관광ㆍ레저ㆍ부동산사업 같은…”하고 물었더니 역시 지체 없이 “아뇨, 섬유회사를 잘 영위해 우리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것입니다. 나아가 세계적인 원단소재 소싱기업으로 키워볼 생각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섬유’ 키워드 외에는 도통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오전에 업무 보고, 오후에 거래처 다니며 사람 만나고, 새벽이나 밤에 원단을 차량에 실어 내보내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말고 직장 다닐 때부터 그랬어요” 현 대표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국동에 입사해 신원을 거쳐 2003년 장현섬유를 창립했다. 지난해 수출 5000만 달러의 중견기업으로 키웠다. 2013년 아진인터내셔널, 2015년 아진비나를 설립하더니 올해 통합 브랜드 Artex를 출범시키며 제2 도약을 선언했다. 회사는 지난달 美 글로벌 바이어 콜스(Kohls)로부터 초청받아 다이렉트 계약을 요청받았다. 콜스 쪽에서 더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현종묵 대표는 “처음엔 멋모르고 섬유업에 뛰어들었는데, 1~2년 지나다보니 이 분야에 푹 빠지게 됐다”며 “지금 회사에 자신을 닮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회사가 잘 나가고 있습니다. 비결이 뭡니까.(지난해 아진인터내셔널이 2000만불 수출탑 수상했고, 장현섬유를 포함하면 전체 매출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연 10% 이상 성장으로 불황을 무색케 했다.)
경쟁이 타이트할 때는 원사를 좀 더 싸게 해서 바이어 구미에 맞게 제시하는 게 전술인 것 같습니다. 원칙을 지키며 R&D에 충실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회사가 늘 앞세우고 있는 신소재 개발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습니까.
(심현보 이사ㆍ아진인터내셔널 본부장이 보충설명)물론입니다.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니까요. 노멀보다 팬시 쪽으로 한 발 앞서는 기능성 제품 개발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연초 S사에서 디자인실장을 영입해 R&D 분야를 보강했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팀을 이뤄 역량을 과시했습니다. 더 많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 개척단을 미국과 스리랑카에 보냈다고 들었는데.
지난달 콜스의 요청으로 뉴욕과 밀워키 콜스 본사를 방문해 상담을 벌였습니다. 그쪽에서 다이렉트로 거래하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세아, 한세, 한솔을 통해서 오더를 하겠다고 말해뒀습니다. 상담 성과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서비스와 공급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콜스 쪽에서 굉장히 호감을 보였습니다. 협업ㆍ오더 확대 등 구체적 논의가 있었고요. 우리가 디벨롭해서 오더를 하고 있는 원단이 많은데 아진이 자신들 못지않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더군요. 미팅 내용 중 하나를 소개하면 CVC 스넵 원단의 경우 가격이 비싼데다 납기가 4~5주 걸렸습니다. 하지만 아진은 방적 공정을 달리해 원단 가격은 30%까지 낮추고, 일주일 만에 공급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켰는데 흡족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의 다른 업체도 참여했나요.
2~3개 업체가 참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진의 경우 콜스의 디벨롭을 보완하면서 거래를 해오다 보니 초청받게 된 것입니다. 초청업체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아진이 참여하게 돼 뿌듯했습니다. 그동안 세아ㆍ한세ㆍ한솔 등을 통해 콜스로 들어갔는데, 그쪽에서 우리 원단에 대해 이미 많이 알고 있는 것에 놀랐습니다.

콜스는 장현의 주 고객 아니었나요. 현재 對콜스 어마운트는 어느 정도입니까.
전에도 거래를 했지만 아진이 출범한 뒤로 콜스는 아진의 주력 바이어가 됐습니다. 현재 연 2000만 달러 가량 하고 있습니다. 우리 원단에 대한 리포트를 받아보면 실렉트가 잘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 한 번 진행하면 2~3년 정도 리오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ㅍ 콜스 외에 장현-아진의 거래선은 어디입니까.
Kohls 외에 월마트ㆍJ.C PennyㆍTargetㆍZaraㆍH&M 등, 국내에선 세아ㆍ한세ㆍ한솔과 직접 거래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브렌덱스라는 회사가 있는데 매출이 12억불을 하는 회사입니다. 빅토리아시크릿과 주 거래하고 있죠. 장현섬유의 원단이 노미(지정업체로 추천)돼서 처음 상담을 벌였는데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원단과 R&D 결과물을 발송했는데 앞으로 스리랑카 쪽도 활로가 뚫릴 전망입니다. 이 나라에 이렇게 큰 회사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좀 다른 얘긴데 직원들이 출장 갈 때 어떤 주문을 해주나요.
(미소 지으며)특별히 해주는 말은 없고요 그냥 최선을 다하고 오라 합니다. 또 비싸더라도 맛있는 거 먹어라 해요. 좌석은 미국 출장 땐 비즈니스석을 끊어줍니다.

 비즈니스석?
언젠가 책에서 읽었는데 일본의 회사 경영진들은 직원 해외 출장 때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게 한다더군요. 직장 초년 시절부터 훗날 CEO가 되면 그리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실천하고 있는 셈입니다.(웃음).

직원들에게 동기부여와 애사심을 갖게 하는군요.
재량권을 많이 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전무(최병욱) 총괄하에 본부장 3명한테 업무를 90% 이상 주다보니 내가 하는 일은 특별히 없습니다. 직원들이 편안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생각입니다. 또 그들이 있어야 회사가 있고 나 자신도 있는 거니까요.

직원 사기 진작과 관련된 사례를 소개해줄 수 있나요.
주주가 직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늘 그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주식은 외부 평가 기관에서 500원짜리가 8000~9000원 가량 된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직원들한테 수익을 환원해 줄 생각입니다. 또 올해 매출 6000만 달러를 달성하면 전 직원들과 해외여행(일본 오키나와)을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가능하리라 봅니다. 콜스 물량이 늘 것이 확실시 되고 아진비나(베트남 법인)에서 생산에 돌입했으니 베트남에서만 700만 달러가 새로 창출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쉬움은 없었나요?
당초에 5300만 달러를 목표로 했는데 9~10월 미국 오더가 확 줄었습니다. 상반기 페이스로는 5500까지 예상했었죠. 현지 날씨가 이상 기온으로 따뜻해지며 소진이 안됐어요. 유니클로 등 글로벌 브랜드도 그 시기 타격을 입었잖아요. 그것 빼곤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올해 전략을 무엇입니까.
지금 상황으로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추세입니다만 원단뿐 아니라 원사까지도 차별화해서 성장시켜 나갈 방침입니다. 또 현재 수출이 99%를 차지하고 있는데, 점차 내수 비중을 높이며 시장을 다변화 시켜나갈 생각입니다.

회사가 새롭게 내세운 ‘Artex’란 무엇입니까.
새해 출범한 통합브랜드 명칭입니다. Art(기능성을 가진 아름다움)+Tex(섬유)의 의미를 담고 있죠. 지난해 실험 검증을 거쳐 올해 이 통합브랜드로 제 2도약을 하고자 합니다. 기존의 기능성 원단 대부분이 폴리소재로 레포츠 의류에 적용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Artex는 일상복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 캐주얼느낌을 유지해주는 위킹(흡습ㆍ속건) 소재로 개발됐는데 퍼포먼스가 뛰어납니다. 말하자면 스포츠와 일상복을 넘나드는 개념의 차별화된 원단입니다.

Artex 마케팅은 어떻게 전개합니까.
벤더별 브랜드별로 맞춤 라인업을 구축할 것입니다. 캐주얼 느낌이 나는 일상복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소싱 전문업체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입니다. 고어텍스나 도레이를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섬유업에 종사하면서 힘들거나 회의를 느꼈던 적도 있었을 텐데요.
회사에 대해 실망한 적은 있지만 업종(섬유)에 회의를 느낀 적은 없습니다. 장점일 수도 있고 무능할 수도 있겠죠.(웃음)

10년 후 목표는 무엇입니까.
거대한 야망보다는 2~3년 내에 편직ㆍ염색ㆍ가공까지 갖춘 3000평 이상의 공장을 갖는 게 1차 목표입니다. 그리고 나서 5년 이내에 이를 끌고 개성(공단)으로 가는 게 꿈이고요, 10년 내에 매출 2억 달러를 달성해 전 직원들과 함께 성취감을 맛보고 싶습니다.

<사진 설명>
현종묵 (주)장현섬유-아진인터내셔널 대표는 “회사에 실망한 적은 있을 지언정 업종(섬유)에 회의를 느낀 적은 없었다”며 “섬유업은 자신의 천직”이라며 행복해 했다. 집무실 왼쪽 장식장에 국제섬유신문이 주관한 ‘대한민국 섬유품질 대상’ 상패와 무역의 날 수출탑들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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