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Interview - 허태영 몬테밀라노 중국 지사장

- 중국의 성장둔화는 지난해 최대 글로벌 이슈 중 하나였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중국의 성장둔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형이다. 중국 증시, 위안화 문제, 소비 둔화 등에 관한 기사가 언론에 연일 쏟아지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중국내 백화점이 100군데 이상 문을 닫았을 정도다.”

- 이에 따른 중국 패션시장의 변화도 궁금하다.
“중국 패션시장은 대형 SPA 브랜드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해외 SPA뿐 아니라 대형 자본과 결합한 자국 SPA 브랜드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기존 중국 내 많은 브랜드들이 이들 SPA에 매출을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국 브랜드들의 대형화와 세계화도 주목해야 한다. 예전 중국 브랜드들이 디자인과 생산 등을 자국 내에서만 진행했다면, 현재는 세계화와 글로벌화를 한참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디자인을 위하여 이탈리아나 프랑스와 같은 패션 종주국에 디자인을 위한 사무실을 대규모로 운영한다든지, 자국내 급상승한 인건비로 인하여 동남아나 인도 등지로 생산지를 옮기기도 한다. 이처럼 대형화, 세계화되고 있는 중국의 패션시장 흐름은 올해도 여전할 것이다.”

- 한-중 FTA가 지난해 공식 발효됐다. 양국 패션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한-중 FTA가 발효되면서 중국 내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업 및 정부기관 등 많은 부문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한-중 FTA와 관련한 세미나 혹은 설명회 등이 심심찮게 개최되고 있고 참석 열기도 뜨겁다.
그러나 몇 가지 비관적 관점도 상존한다. 먼저 한-중 FTA가 한국의 다른 국가와의 FTA에 비해서 즉시 관세철폐가 되는 품목비율이 비교적 낮다는 점과 관세철폐가 되는 품목들 중 많은 것들이 5~10년, 길게는 20년까지 점진적으로 철폐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또한 한-중 FTA에 있는 양국간의 교역 절차의 간소화 내용은 중국 진출 기업들에게는 가장 절실한 부분이지만, 과연 중국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이러한 애로를 해소해 줄지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생산해서 한국에서 수입을 하는 경우 복종이나 소재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매년 관세의 10%가 내려가는 걸로 안다. 관세인하로 인한 혜택이 중국내 급격한 생산비용 상승을 커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 올해 중국 패션시장의 최대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을 꼽는다면.
“최대 기회요인은 예나 지금이나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큰 시장규모다. 이는 동시에 위험요인도 될 수 있다. 전국을 커버하는 브랜드뿐만 아니라 일부 지역에 집중하는 수많은 브랜드와의 경쟁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충분히 중국 패션시장은 도전할만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이랜드나 베이직하우스 등과 같이 오프라인쪽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는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다만, 중국 내의 ‘꽌시’를 잘 활용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 최근 중국 유통은 온라인-모바일 쇼핑의 급성장이 화두이다.
“사실 중국시장의 최대 기회요인은 온라인이다. 중국의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의 성장세는 엄청나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볼 점은 중국의 온라인 시장이 알리바바 등 일부 기업의 독점 형태에서 찐동, 쑤닝과 같은 기업들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중국 온라인 시장의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알리바바의 가장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는 많은 기업이 입점을 희망하고 있지만, 최근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진출 이후 발생한 각종 잡음으로 인해 그 장벽이 매우 높아졌다. 반면 알리바바의 경쟁 사이트들은 진입장벽을 낮추거나 한국 브랜드의 유치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패션기업에 조언한다면.
“아직도 많은 분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법과 규정, 사회규범 등을 무시하시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이는 사업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해야 할 사항이다. 실제로 중국은 많은 부분(법인의 설립, 수출입 통관, 세무/회계 신고, 비자 등등의 수없이 많죠)에서 그 절차가 매우 복잡하지만, 조금 더 노력하고 주변의 도움을 잘 찾는다면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실제로 주변에서 성공을 거둔 우리나라 분들 중 이런 부분들을 간과해 하루아침에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 마지막으로 몬테밀라노 광저우 지사의 2015년 성과와 2016년 계획과 목표가 궁금하다.
“지난해 몬테밀라노 광저우 지사는 기존에 중국시장 진출 방식을 바꿔 백화점 매장을 직영(혹은 그에 준하는 형태)으로 오픈·운영하는 시도를 했다. 물론 아직 중국에 대해서 배워야 할 부분이 많고 일부 실패를 맛보기도 했지만, 몬테밀라노가 중국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10여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북쪽 지역 위주의 백화점에 입점을 진행했다면, 올해는 남쪽 지역 진출 및 쇼핑몰 진입을 예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에서의 브랜드 입지를 다질 생각이다. 올해까지를 중국 유통시장에 안착하는 시기로 본다면, 내년부터는 질적·양적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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