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부터 신규오더 올 스톱상태

중동지역ㆍ유가폭락ㆍIS사태 바이어 재고 산더미

중동의 전통의상인 아바야와 차도루용 원단은 화이트와 블랙 원단으로 구분돼 있다. 시장은 중동에 밀집 돼 있고 타 지역은 극히 미약하다.
성안과 을화, 대한화섬 등 대표기업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지난 11월 까지는 시황이 비교적 괜찮았다. 그러나 12월부터 급격히 냉각 돼 심각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중동지역의 가장 큰 종교의식인 6월의 라마단에 이은 하지 대목 경기마저 예상보다 빗나갔다. 다시 말해 라마단이 끝나고 하지 대목을 기대했지만 6월 이후부터 갑자기 냉각되더니 12월 들어서기 무섭게 더욱 싸늘해졌다.
바이어들은 라마단과 하지 대목을 겨냥해 물량을 대략 확보해왔으나 크게 당황하고 있다. 바이어들은 예년의 관례를 예상했으나 상황이 바뀌니까 신규 오더를 전면 중단하다시피 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중국 영향이었다. 2013년 하반기부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중국산 공급이 급격히 늘어났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추락에 이은 바이어 재고 체화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결국 소나기 수출하던 중국산 포멀블랙이나 화이트 용 공장들의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져 한국 업체보다 상황이 어렵게 됐다.
두 번째는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중동 수요국에 돈이 말라가고 있다.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에서 35달러로 떨어졌다. 사우디같은 부자나라가 올해 재정적자가 1500억 달러에 달할 정도니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짐작이 간다. 구매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중동 불안이다. IS로 인해 중동국가에 위기감이 감돌고 예맨은 전쟁 상태다. 사우디는 예맨에 참전하고 있다. 중동의 주력시장인 사우디에는 예맨 사람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데 사우디 재정이 안좋다보니 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포멀블랙 직물경기의 급격한 위축은 국내 전문 염색 가공 업체들에게도 득달같이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 대구의 이 부문 전문 염색 가공 업체인 진성염직은 을화와 광진으로부터 가공 물량이 줄어들자 공장을 세웠다.
한마디로 새해 경기는 시계(視界)제로 상태다. 해마다 연말이면 새해 사업 계획을 세웠으나 지난 연말에는 연간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겨우 분기별 계획으로 전략을 바꿨다. 연간 영업 전략까지 세우기 어려운 극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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