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패션, IT를 만나다 - 1

[1] 스포츠 기업들의 IT기업 인수합병 열풍
[2] 그들만의 강력한 공동체를 만든다
[3] 제품사용의 즐거움과 문화를 판다
[4] ‘디지털 체험’ 경제의 도래
[5] 원샷 원킬! 모든 움직임을 추적한다


나이키 퓨얼밴드로 고객 발길 잡아… 작년 혁신기업 톱텐 
언더아머 8천억불 투자, 아디다스 IT기업 ‘런타스틱’ 인수
왜 제휴대신 인수? 충성고객 확보로 자사 고유문화 브랜딩  

세계의 경제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현지기업들도 현재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굳히기’를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 국내 시장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도랑을 피해 강으로 헤엄쳐 건너려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우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투자에 항상 우물쭈물한다. 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꾸준한 준비만이 최선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및 아웃도어 기업들은 위기의 극복과 더불어 거스를 수 없는 미래의 산업 생태계를 직접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어떤 분야에서도 단기적인 처방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전략으로는 다가오는 기회를 잡을 수 없고 더 큰 위기를 피할 수 없다. 해외 스포츠업계는 우리나라 기업과는 색다른 전략을 준비하고 있고 이미 그 방향과 의도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강력하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가 우리에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영감을 주고 있다.
나이키하면 떠오르는 것은 운동화와 트레이닝복 등 스포츠용품이겠지만, 기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퓨얼밴드를 함께 떠올릴 것이다.
2014년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글로벌 혁신기업 50이 발표되었다. 나이키는 2013년에 이어 14위인 애플을 제치고 10위권내에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2013년에는 기업에 스포츠 용품 제조사인 나이키가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제조사가 혁신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과 그 명맥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는 것은 바로 “나이키 플러스”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때문이다. [나이키 + 바스켓볼], [나이키 + 키넥트 트레이닝], [나이키 + 무브] 등과 같은 앱에 ‘나이키 플러스’라는 센서를 연계한 소위 소프트웨어 플랫폼 생태계이다. 더불어 2012년 퓨얼밴드를 선보이면서 나이키는 자사의 플랫폼과 연동되는 웨어러블시장까지 진출한다.
나이키가 의도하는 바는 명확해 보인다. 전통적인 스포츠용품 제조사가 IT기업보다 앞선 시스템을 보유하고 더욱 공격적인 기술개발과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이유는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소비자들과 호흡을 함께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나이키는 이러한 미래를 위해 2006년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최근 스포츠업계에선 생존에 대한 준비로 분주하다.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즐거움과 만족도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퓨얼밴드 사업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 플랫폼구축에 역량을 쏟아부을 것을 선언하였다. 하드웨어를 포기한 나이키로써는 기존 대표적인 ICT제조기업은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밀월여행을 떠날 준비를 가장 먼저 마쳤다.
2006년 애플과 먼저 손을 잡고 나이키 플러스를 선보인 이래 나이키는 현존하는 가장 혁신적인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이제는 삼성과 애플을 모두 아우르는 스포츠 헬스 플랫폼 기업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스포츠용품시장에서 아디다스를 제치고 2위 업체로 떠오른 언더아머는 8000억원을 투자해 지난 2014년 12월 ‘맵마이피트니스 앱’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 6월 ‘마이피트니스 팔’, 그리고 엔도몬도까지 인수하면서 전세계 1억20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기업으로써 나이키가 수년간 쌓은 생태계에 대항할 제1도전자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애플워치처럼 입고만 있어도 운동복이 건강상태와 적정 운동을 가이드해 주는 최첨단 ‘스마트웨어’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만 6000억원을 투자해 피트니스·건강 분야 애플리케이션(앱)회사를 잇달아 인수한데 이어 연말까지 이분야 직원 500명을 추가 채용하여 ‘헬스트래커’의류 분야의 1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완벽한 준비를 하고 있다.
2강체제고 굳혀질 것 같았던 스포츠제조사의 ‘GPS트래커 플랫폼’생성에 또 다른 도전자가 나타났다. 아디다스는 2009년에 설립된 달리기부터 운동점검, 자전거, 피트니스, 헬스관련 20여개의 운동앱을 운영 중인 ‘런타스틱’을 올해 8월6일 2억2000만 유로(약 28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아디다스의 ‘미코치’와 ‘런타스틱’의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세계3강 체제에 뒤늦게 합류하였다.
스포츠기업들이 건강, 헬스, GPS트래킹 앱과 사업적 제휴를 하지 않고 인수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향후 10년이상 고객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건강과 헬스분야의 생태계조성을 통해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전개 및 그것을 기반으로 확보된 충성고객을 통해 자사 브랜드만의 고유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국내에도 8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트랭글GPS와 나들이, 만보기, 램블러, 자전거속도계와 같은 다양한 아웃도어 및 스포츠 앱들이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 및 스포츠 그리고 헬스서비스를 아우르는 플랫폼 생태계를 갖춘 서비스와 제휴 또는 협력한다면 회원의 활동패턴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전개하거나 충성고객을 통한 지속적인 매출성장에 기대 할 뿐아니라 해외의 거대 스포츠업계가 구축한 생태계에서 최소한 국내시장의 주도권을 방어할 수 있는 방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등이 건강관련 플랫폼 및 기술집약 기업을 속속인수하여 세계는 바야흐로 웨어러블과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피트니스 헬스 플랫폼 전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