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국내 유력 경제지 1면 머리에 “유니클로, 쇠락하던 日섬유산업 살렸다”는 특종기사가 실렸다. 섬유ㆍ패션 업계는 물론 경제계 전체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기사내용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는 왜 한국판 유니클로를 만들지 못하는가하는 부러움과 함께 허탈한 탄식을 떨치지 못했다. 우리도 유니클로를 만들 수 있는 저력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데도 못하는데 대한 자괴심을 느낀 것이다.
어느듯 일본 제1의 갑부로 우뚝 선 야나이 회장은 자라ㆍH&mㆍ망고 등과 함께 세계적인 SPA(생산 유통일괄)브랜드의 간판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매출 1조 3829억엔(12조 8000억원)영업이익 1486억엔(약1조 1380억원)으로 경이적인 실적을 올렸다. 불과 10년 전인 2004년에 비해 매출은 4배, 영업이익은 2.5배로 폭풍 성장했다.

 유니클로 혼자 아닌 함께 같이 간다.

유니클로의 폭풍성장은 한국과 중국에 밀려 꺼져가던 일본 섬유 소재산업을 함께 살렸다. 화학과 섬유소재 메이커인 도레이와 아사히카세이 등의 동반성장을 가져왔고 후꾸이 소재 도레이클러스터를 비롯한 일본 산지를 기사회생 시켰다. 바로 유니클로의 고도성장을 독자적인 전략이 아니라 도레이와 아사히카세이 등 소재산업과 톱니바퀴를 형성하며 맞물려 돌아갔기 때문이다. 도레이가 개발한 ‘히트텍’과 아사히카세이가 유니클로와 공동 개발한 냉감의류 에어리즘 등 고기능성 특수소재가 공전의 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도레이는 화학과 섬유소재 메이커이면서도 해외소싱을 통한 의류봉제 매출이 7억달러를 상회한다. 유니클로에 공급하는 비중이 매우 큰 덕이다. 미국 보잉사에 비행기 날개소재인 탄소섬유를 20년치나 계약하고 있는 도레이는 현재도 섬유비중이 45%에 육박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지난 99년 창사 이래 적자를 기록한 도레이는 2003년 유니클로와 손잡은 발열내의 히트텍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했다. 2004년 1조 2986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이 지난해 2조 107억원으로 55%나 증가한 것은 유니클로와의 협력 파트너가 됐기 때문이다.
중언부언 하지만 유니클로의 고도성장이 단순한 소재업체와의 협력으로 이루워진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중의 하나인 금융을 일본 종합상사가 지원했기 때문이다. 해외 마케팅 정보와 금융을 일본 종합상사가 책임을 져 유니클로는 상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만 잘 세우면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30년전 일본 외곽의 조그만 양복점에서 시작된 야나기 회장의 유니클로 성장사를 유리알 들여다보듯 뻔히 보아온 한국의 섬유패션업체들의 태도다. 이를 밴치마킹해 한국판 유니클로를 만들려는 노력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휴대폰을 처음 개발한 당사자가 아님에도 세계 제일의 휴대폰 전문기업으로 우뚝 선 것은 휴대폰의 원리를 활용해 응용기술을 개발했고 이를 마케팅으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유니클로를 만들 수있는 충분한 능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랜드와 제일모직ㆍLFㆍ영원무역 등 기라성 같은 패션기업이 있다. 소재 메이커로서 도레이나 아사히카세이 못지않은 기능성 신소재 메이커도 많다.
효성이 개발한 광 발열섬유는 품질과 기능성이 뛰어나 현재도 3년 독점조건으로 유니클로에 공급하고 있다. 벤텍스가 개발한 쏠라불과 특수 발열섬유, 냉감소재는 나이키가 품질과 기능을 확인하고 대량 수입해 내년 리오하계 올림픽때 부터 본격 출하한다. 세계적인 섬유메이커인 인비스타에도 벤텍스의 소재가 특허 수출되고 원료까지 독점 공급하는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글로벌 시험 연구원으로 우뚝 선 KOTITI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자연섬유의 발열ㆍ흡수ㆍ속건 소재도 세계가 놀란 기능성 소재다.
이들외에도 많은 한국의 원단업체들이 유니클로 뿐 아니라 자라ㆍ망고ㆍH&M 등 글로벌 SPA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소재뿐 아니다. 유니클로에 의류를 공급하는 회사도 한국 기업이 가장 많다. 세아ㆍ한세ㆍ한솔ㆍ팬코ㆍ비전랜드를 포함해 기라성 같은 의류수출 벤더들이 유니클로 브랜드에 완제품을 대량 공급하고 있다.
한국판 유니클로를 비롯 글로벌 SPA브랜드를 탄생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을 한국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글로벌 SPA브랜드가 탄생하지 못하고 헉헉 거리거나 하청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은 국가적인 전략부재에다 패션기업 간 협업체제가 안되고 혼자서 독자행보를 고집 하는 과욕 떄문이다.
이랜드의 스파오ㆍ제일모직 에잇세컨드ㆍ신성통상의 탑텐 등이 국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SPA브랜드의 간판이지만 그야말로 우물안 개구리의  국내용이다.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매출규모나 인지도는 물론 전략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유니클로는 상품 선전시 혼자하지 않고 도레이와 함께 한다.  철저하게 협업체제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패션 대기업들은 모두들 혼자할려니 힘이 부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이랜드ㆍ제일모직 같은 대기업이 독자로선이 아닌 협업체제를 구축 해야 한다.
소재 업체와의 협업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 확대를 위해 효율적인 글로벌 마케팅 전략과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유니클로가 그랫듯이 일본처럼 종합상사 처럼 협업체제를 구축 해야한다.
지금과 같이 우뚝 선 유니클로도 해외공장에서 만든 의류제품이 일본으로 반입할때는 미쓰비시 창고에 일단 들어간다. 그다음 일본 전역으로 배송될 정도로 금융과 유통까지 일본 종합상사와 공존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의류벤더들이 유니클로와 거래를 뚫기 위해 유니클로와 직접 접촉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미쓰비시상사를 비롯 몇몇 일본 종합상사를 통해 거래가 시작되고 그후 대량 거래로 이루워진다.

패션ㆍ소재 종합상사 협업체제 배워야

유니클로란 브랜드가 일취월장 하는데는 이같이 일본 섬유소재업체와 종합상사의 협업체제가 톱니바퀴를 이뤄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개별기업의 글로벌 전략 실패 역시 혼자서 모든 것을 주도할려는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되지만 정부 정책 부재도 한몫하고 있다. 정부가 글로벌 패션 브랜드중 육성한답시고 고작 1년에 20억원 규모를 패션협회를 통해 지원하고 있지만 코끼리 비스켓 수준이다. 고작 몇십억 갖고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다면 벌써 기업자체 적으로 수십ㆍ수백개 글로벌 브랜드가 나왔을 것이다.
아무튼 유니클로가 죽어가던 일본섬유 산업을 살리고 세계적인 SPA브랜드로 성장하듯 우리나라도 한국판 유니클로가 탄생하면 섬유 패션산업이 새로운 르네상스를 만끽할 수 있다. 정부와 섬산련이 주도하고 관련업계가 머리를 맞대 한국판 유니클로를 만들기 위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머리를 싸매야한다. 하기에 따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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