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김기완 (주)비전랜드 대표 ‘인류애ㆍ지구사랑’ 집념의 결실

세계 최초 천연염색 공장 구축 하반기 양산
獨ㆍ美 콧대 납작…중국선 거액 투자 요청도
‘니트 CEO 모임’에 초빙 천연염색 신화 밝혀

 

 

환경오염으로부터 지구를 살리고, 그린 염료로 인체에 무해한 섬유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집념을 불태운 한 기업가의 노력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천연염료 생산 공장을 설립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주)비전랜드의 김기완 대표다.

 

니트직물업계CEO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이날 특별히 초빙된 김기완 비전랜드 대표(오른쪽 두 번째)로부터 왼쪽 시계바늘 방향으로 유병헌 삼일니트 전무, 이용원 일송텍스 상무, 박재하 진한무역 대표, 윤봉한 두원브라더스 대표, 허만상 유니버설플랜텍스 대표, 권성옥 렌징코리아 사장, 이정민 모다끄레아 대표, 조영일 국제섬유신문 발행인. 이형래 이스턴상사 사장은 건배가 끝난 뒤 도착했다.


지난달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니트직물업계 CEO 모임에 초빙된 김 대표는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차분히 설명해 참석자에게 깊은 감명과 동기부여를 제공했다.
16개 회원사들로 구성된 니트직물생산업체 CEO 모임은 업계간 정보교류와 친목도모 등을 위해 3년 전부터 진행해온 월례모임이다.
이날 모임은 초빙된 김 대표 포함해 이정민 모다끄레아(주) 대표, 유병헌 (주)삼일니트 전무, 박재하 (주)진한무역 대표이사, 윤봉한 (주)두원부라더스 대표이사, 권성옥 렌징코리아 사장, 이형래 이스턴상사 사장, 허만상 유니버설플랜텍스 대표, 이용원 일송텍스 상무, 조영일 국제섬유신문 발행인 등 10명이 참석했다.
김기완 대표는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주)비전랜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천연염색의 비전을 설명한 뒤 참석자들의 궁금증에 답하는 식으로 진행했다.<편집자 주>

▲김기완 대표 :
저희 회사(비전랜드)는 20년 전 한국에서 원단으로 출발했다. 초창기 우븐 원단을 최급하다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02년 중국(상하이)법인을 설립하면서 중국비즈니스를 시작했다. 2005년 방글라데시, 2006년 베트남, 2007년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방글라데시는 영업법인만 남겨두고 가먼트 생산은 정리했다. 베트남에서도 철수했다. 따라서 현재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원단을 생산ㆍ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전랜드는 수출이 98%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억 달러를 기록했고, 2020년 7억 달러, 2022년 1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바이어는 최대 고객인 H&M을 비롯, 익스프레스, 유니클로, 자라, 망고 등이다. 가먼트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만 진행하고 있는데 3개 공장에서 월 100만장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 대규모 투자도 진행하고 있어 공장이 완성되면 현재 월 160만장에서 300만장까지 늘게 될 것이다. 프린트 공장도 준비하고 있다. 완성 땐 염색 나염까지 일괄생산 체제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현재 전세계를 통틀어 천연염료를 양산하는 곳은 없다. 절대 다수가 100년 전 독일에서 개발한 화학염색을 옷을 입고 있다. 화학염색의 가장 큰 문제는 환경, 대지, 수질오염이다. 특히 염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질 오염은 심각하다. 따라서 우리 인류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기술을 개발해놓고 생산은 중국에 떠넘긴 상태다. 하지만 최근 독일은 천염염료를 통해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5년 동안 1조원 가량을 투입했지만, 아직 변변한 천염염색 공장을 못 만들고 있는 상태다.
비전랜드의 천염염료 공장은 공해문제를 해결해보자하는 숙원의 큰 걸음인 셈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시는 녹차, 커피를 마실 때 우러나오는 색이 일종의 천연염료다. 식용이든 비식용이든 식물성은 천연염재가 될 수 있다. 비전랜드에서는 실제로 천연염료를 만든 물을 어장에 투입해봤는데 3년이 지나도 물고기가 건강한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는 염색한 물을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데까지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나주시에서 10여년 전부터 기획해 염료공장을 현대화로 만들어놓았다. 하지만 설비가 염료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검증되지 않은 샘플을 빠이롯트(시험)단계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니어처에서 시험 연구를 계속 진행중이다. 이를 성공해 양산하면 세계 최초가 될 것이다.
세계 염료시장은 500억 달러 규모다. 여기에 원단을 더 하면 2500억 달러 수준이다. 의류 침장까지 합해지면 총 3조 5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천연 유기농 염료시장이 탄생해 양산되면 빠르게 팔로업 될 것이다.
세계 염료의 35%는 아직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그 공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 중국 측에서 본사를 찾아와 몇 천억이라도 투자할 테니 자신의 나라에 공장을 세워 달라 요청했다. 중국은 500억 달러의 염료시장을 갖고 있는데, 경제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나라를 죽이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일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라 중국의 투자제안은 시기상조라는 말과 함께 돌려보냈다.
세계 염료시장을 10%만 커버해도 연 3500억 달러 규모다. 웬만한 56개 글로벌 브랜드를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따라서 한 기업이 감당하기에 버겁지만 일단 물꼬를 트면 일본ㆍ유럽 등의 많은 기업이 팔로업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한 업체(비전랜드)가 지구와 인류를 위해 세계 최초로 천염염료를 양산하기 시작했다면, 이는 한국의 자랑이자 우리 업계의 큰 위상이라 생각한다. 현재 비전랜드 나주 연구소는 아름답게 조성됐다. 얼마든지 와서 보시라. 장소제공과 함께 연구도 가능하지 않겠나.

천염염색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뭔가.
본인은 섬유를 공부하면서 늘 화학염료가 좋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하지만 천연염색은 접근하기엔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날 외국바이어가 천연염색을 희망한다며 한국 업체 소개를 부탁해왔다. 마침 우리 연구소장에 제안했더니 본인도 평생의 꿈이 천연염색(양산)이라 하더라. “좋다. 그럼 연구를 시작해보자” 한 것이다. 3년 전 일이다.

나주 연구소 및 본공장은 가동이 시작된 건가.
연구소는 현지에 있지만 연구원들은 빠이롯트 개발 중으로 아직 서울의 염료 공장에 있다. 본공장은 가동 준비단계에 있다. 나주시에서 설비 구축 지원했고, 운영은 비전랜드서 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비전랜드에서 200억 규모를 투자하고 있다.

기본 3원색을 내기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나. 이를테면 식물성 열매를 활용하나.
식물이 지니고 있는 칼라를 그대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칼라와 매염제를 통해 다양한 염료를 발현시킨다. 경우의 수가 많아 여러가지 칼라가 나온다. 실험 결과 3~4가지보다 2가지 색을 배합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더라.

화학염료는 배합비율이 있는데. 천연염료는.
천연염료도 마찬가지다. 많이 쓰면 진한 칼라, 약하게 하면 라이트 칼라가 나온다.

천연염색은 주로 천연소재에만 적용되는가.
소재는 다 된다. 하지만 동물성이 가장 좋게 반응한다. 같은 양의 염료를 투입할 때 울이나 실크가 8~10의 농도라면 면은 1정도로 나타난다. 가죽도 동물성이라 잘 먹힌다. 식물성 중에선 면보다 마가 다소 좋게 나타난다. 레이온 계열은 반합섬 계열이라 인체에 좋지 않지만 텐셀은 인체에 무해한 제조 방식이라 텐셀을 많이 사용해봤다. 면보다 3배 잘 먹힌다. 현재 면-텐셀을 섞어서 만들고 있는 상태다.

텐셀의 경우 테스트할 때 우븐으로 하나 니트쪽으로 하나.
용도상 가장 시급하고 적합한 것은 인팬트(아동) 분야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산모들이 출산 때 필요한 것이 오가닉 계열의 섬유용품이다. 또한 청바지 1벌을 만들기 위해 물이 3800리터 들어간다. 면이다 보니 염색ㆍ와싱 때 물을 엄청 많이 먹는다. 지구 환경ㆍ수질 개선을 위해 요즘은 BCI(Better Cotton Initiative)공법을 사용해 물 사용량을 30~70% 가량 줄이는 추세다. 우리도 오가닉 코튼보다 BCI코튼을 써서 만든 울이나 니트를 사용해 천연염색에 적용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염료 공장은 올해 양산 체제로 돌입할 것이다. 관건은 원료의 경쟁력인데 우리 농산물 가격이 비싼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바이오공학을 이용해 공장형 재배법을 시도해야 한다. 식용이 아니기 때문에 유전자변형 등으로 얼마든지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수입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농산물수입의 경우 허가 과정만 몇 년이 걸린다. 비전랜드는 현재 미얀마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마케팅이나 브랜드 전개는 어떻게 하나.
‘내추럴 다잉’이라고 외쳐대도 해외선 아직 냉소적이다. 선진국들은 “한국에서 그런 걸(천연염색) 할 수 있겠나” 하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컨센서스 형성을 위해 좀 더 노력할 필요를 느낀다. 미국에 론칭하면 그들이 검증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겠나. 천연염색을 증명을 해보이면 자연스레 해결될 걸로 생각한다.

제품 코스트를 올려야 할 텐데.
리스크를 걸만한 바이어가 없다. 따라서 우리가 바이어가 될 수밖에. 미국의 디스트리뷰트와 합작으로 공동판매를 진행 중에 있다.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전랜드는, 바야흐로 원료(염료)부터 섬유, 그리고 최상위 스트림까지 업~다운 스트림을 모두 갖춘 셈이겠군.
원사는 전혀 계획이 없다.

국내에서 천염염색을 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고 들었다. 동두천에 P사인데 조만간 규모있게 가동을 준비한다고 한다. 염료를 수입해서 쓴다는데.
천연염료는 가내형태로 생산할 뿐 규모있게 양산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P사가 수입하고 있는 것은 염료가 아니고 색소일 것이다. 천염염료나 천연색소 제작 과정은 거의 비슷하다. 한국에서 하는 천연염료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쪽을 이용해 만드는 것인데 한국산은  질이 떨어진다. 인도의 ‘페라’와 비교에 10%에도 못 미친다. 쪽을 사용하기 위해선 산화제를 써야하는데 그러면 이미 천연이라고 할 수 없잖은가. 그 다음 많이 쓰는 게 황토다. 유일하게 양산화해서 쓰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수공업 형태로 감염색을 쓰고 있더라. P사도 천연색소가 아닌가 싶다.

중국에서 숯이나 황토를 활용해서 하는 걸 봤다.
숯은 천연염색에서 좋은 재료다. 하지만 견뢰도가 문제다. 커피나 숯은 견뢰도가 좋지 않다. 해결 방법이 있지만, 그러면 다시 화학적 방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숯 얘기가 나와서인데 탄소섬유섬유에 나오는 중간재는 기능과 가격 면에서 우수함도 불구하고 염색이 안된다. 어떻게 커버하나. 코팅방법은 있나.
다시 말하지만 숯 자체는 견뢰도가 매우 안 좋다. 그러다보니 염색과 건조를 수차례 반복하는 방식이다. 일본에서 쪽을 가지고 매력있게 색을 발현하는 것을 봤다. 물어보니 20번을 염색했다더라. 역시 가내수공업 형태다.

▲김기완 대표:
천연염색이 화학염색과 가격경쟁력에서 비슷해지면서 양산화 과정까지 비전랜드가 90%까지 접근한 것 같다. 설비구조도 기존 화학과는 다른 방식이다. 천연염색을 본격 양산체제로 만들어 갈 것이다. 친환경 사업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인류와 지구를 살리는 일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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