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S섬유수출업체 K사장은 황당하기가 그지없었다. 9월 선적분 수출당시 대금으로 받은 달러표시 70만불짜리 수출어음의 11월 30일 네고시점 기준 환율 때문이다. 9월 수출시 환율은 1160원선. 그러나 네고시 환율은 1040원에 불과했다. 당시 S사는 환율을 1130원으로 놓고 오더를 진행했기 때문에 환율변동이 없었을 경우 약 2100만원 마진을 누릴 수 있었으나 2개월만에 환율이 급락하면서 본전은커녕 앉아서 6300만원 손해를 봤다. 손해규모를 S사 수출기준 달러로 환산할 경우 8400만원에 이른다.섬유수출업계가 걷잡을 수 없는 환율폭락 행진에 실신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15일 환율 1100원선이 무너지더니 11월 말경 1050원선이 붕괴되면서 환율이 떨어지는 만큼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자 "섬유업체마다 수출하는 게 겁난다"는 분위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이에 따라 내년 S/S 오더를 조기에 부킹한 섬유업체들마다 환율폭락에 따른 대책 마련 긴급회의를 하루가 멀게 열고 있으나 시시각각 요동치는 환율에 거의 넋을 잃은 상태다.섬유업체들은 환율폭락 행진이 만약 내년에도 계속될 경우 S/S 오더 네고시점인 내년 2,3월에 이를 경우 도미노식 줄 도산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했다.또 섬유업계는 내년 F/W 오더 상담과 관련 환율예상 카운트도 못한 채 단순히 1000원으로 잡고 오더부킹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오더를 잡지 못할 경우 회사를 운영할 길이 묘연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바이어들은 쿼터폐지에 따라 수출가격을 15%정도 내린 상태에서 오더를 제시하고 있는 데다 환율마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보니 섬유업체들마다 "수출하면 할수록 적자만 늘어나고 가만히 앉아있다가는 그냥 도산"이라는 등식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수출비중이 절대적인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환율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특히 유가상승에 따른 화섬원료 폭등→원사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환율폭락으로 직·편물 등 섬유류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미 직·편물 및 섬유류 수출업체는 업스트림업체들의 원사가격 인상으로 제조원가가 급상승한데다 수출여건 악화로 이를 수출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환율쇼크는 거의 수출포기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이에 반해 최대경쟁국인 중국은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제고되고 있는 데다 일본·대만은 대미환율 변동률이 소폭에 그치면서 국내업체들의 가격경쟁력만 급속히 추락하는 실정이다.섬산련 조사에 따르면 현재 섬유업계 적정환율은 1198원으로 나타났으나 직·편물업계의 경우 1200원 환율이 유지돼야 안정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섬유업체의 경우 환율은 수출 상품의 단가역할을 하기 때문에 환율안정 없이는 가격경쟁력 발휘는 요원하다.한편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안도상)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원화환율 안정 특단의 대책을 관계당국에 긴급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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