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섬유산업 지원은 통일한국에 대한 투자”

‘K-디자인빌리지’ 새로운 문화창조 미래 먹거리 산업
‘쌍둥이 개성공단 조성’ 남북경색으로 재검토 불가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섬유산업)에 대한 지원은 곧 통일한국에 대한 투자”라고 밝히는 등 K-디자인빌리지 조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평소 푸른색 계통의 점퍼를 즐겨 입는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북부지역만이 갖고 있는 시스템의 장점을 살려 지역 섬유산업이 통일한국의 밀알이 되도록 하는 한편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남 지사는 <국제섬유신문>창간 22돌 기념 특별인터뷰에서 “경기북부는 북한과 접경한 지역인데다 개성공단과 근접하고 있어 ‘경기북부에 대한 투자는 곧 통일한국에 대한 투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을 향한 ‘북경필’이라는 별명에 대해 ”경기북부가 키워드로 자주 등장하다보니 나온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경기도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K-디자인빌리지’는 아시아 패션디자인문화 플랫폼으로서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산업의 주요 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또 지난해 선거공약 때 제시한 ‘제2개성공단(쌍둥이공단) 조성’과 관련, 5.24조치, 남북한 정세불안 등으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재검토의 불가피성을 토로했다.
남 지사는 자신의 패션스타일에 대해 “재래시장과 쇼핑몰에서 구입한 점퍼를 즐겨입는다”고 귀뜸했다.

- 경기도 지사에 취임하시신지 1년이 가까워집니다. 경기도를 어떻게 이끌어오셨습니까.
비판하는 자리에서 비판받는 자리에 서며 1275만 도민의 민생을 챙겨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도민들께서 바라는 것은 정치권이 다투지 않고 상생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는 여당인 새누리당 출신 도지사와 야당(새정치민주연합) 출신 부지사가 한 지붕 아래서 도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상생의 모습이죠. 앞으로도 연정을 통해 도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며 도정을 운영해갈 것입니다.

- 지사께서는 ‘북경필’이라 불릴 정도로 특히 경기북부 발전에 공을 들이고 계십니다. 경기북부는 왜 중요합니까.
최근 저를 가키켜 ‘북경필’이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웃음). 경기도 전체의 균형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다만 북부지역이 근래 키워드로 많이 등장하다보니 이 같은 별칭이 나온 것 같습니다. 경기북부는 북한과 103km가 맞닿은 통일한국의 코어(Core)입니다. 70년 분단의 고리를 끊고 민족의 화합과 통일로 향하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입니다. 경기북부 투자를 확대해 명실상부한 통일 미래도시로 탈바꿈 시키겠습니다. 경기북부에 대한 투자는 곧 통일한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이죠. 경기북부 지역 활성화를 위해 ‘경기북부 10개년 발전계획’을 수립중이며 SOC(사회간접자본) 부분 외에도 통일 미래도시를 대비한 북부지역 발전의 총체적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시ㆍ군별 맞춤 발전전략이 실행되도록 할 것입니다. 취임 이후 경기북부에 실질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경제실을 북부청으로 이전했고, 경기연구원 북부연구센터를 지난 2월에 개소ㆍ운영 중이며 낙후된 문화기반 확충을 위해 경기문화재단북부사무소도 개소했습니다. 북동부 지역의 ‘경제특화발전’을 위해 4년간 2000억원, 경기북부 5대 핵심도로망 조기 개통을 위해 2018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또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폴리텍대학 경기북부캠퍼스를 파주에 2018년 개교를 목표로 건립할 예정이고, 섬유산업특화를 위한 K-디자인빌리지를 차질없이 조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 경기북부지역을 세계적 섬유패션 디자인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히셨습니다. 지사께서 구상하는 K-디자인빌리지는 어떤 무엇이며 로드맵은 어떤 모습입니까.
K-디자인 빌리지는 섬유ㆍ가구ㆍ디자인ㆍ한류가 한곳에 어우러져 새로운 산업 문화가 창조되는 공간입니다. 향후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 산업의 산실일 뿐 아니라, 아시아의 디자인 미래가 출발하는 아시아 패션 디자인문화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이곳에 크게 3가지 공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을 위한 창작공간, 아시아 패션디자인문화의 미래를 결합하는 융복합공간, 패션섬유산업 육성을 위한 비즈니스 공간이 바로 그겁니다. K-디자인빌리지 개발전략과 사업화 방안 연구용역을 연말까지 수행하고 이르면 내년 초 마스터플랜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이후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17년에 공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 경기북부는 양포동(양주ㆍ포천ㆍ동두천)을 중심으로 섬유패션산업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경기도에 포진한 7000여개 섬유업체의 상생 발전을 위해 도에서는 어떤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북부 지역에 750억원을 들여 섬유산업 인프라를 구축해 제조ㆍ유통마케팅ㆍ기술개발을 위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미 준공된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양주), 경기섬유ㆍ봉제지식산업센터(동두천), 섬유원자재수급지원센터(포천) 등을 통해 영세 섬유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경쟁력강화를 위한 실용화 기술개발, 섬유신소재개발, 염조제 개발, 시제품제작 분야 등을 밀착 지원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마케팅 강화를 위해 미국 LA와 뉴욕, 중국 상하이에 섬유마케팅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국내외 섬유전시회 참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경기도의 섬유패션산업이 대구ㆍ경북에 비해 열악하다는 의견들이 많은데요.
중앙정부의 지원책 불균형과 영세기업의 투자역량 부족 때문에 나온 말이 아닐까요? 대구ㆍ경북에는 대기업 중심인 원사업체와 굵직한 화섬ㆍ방직업체들이 분포돼 있습니다. 반면 경기북부는 서울 등지에서 이전해온 소규모 편직ㆍ염색의 영세 임가공 업체가 많죠. 경기도(편물)와 대구시(직물)는 우리나라 섬유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음에도 경기도에 대한 정부지원은 대구시의 24%에 불과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2010~2013년 기간 국비지원이 대구시 1385억원인 반면 경기도는 326억원에 그쳤습니다. 비슷한 시기인 2009~2012년 기간 섬유업체 수는 대구시가 732개에서 738개로 거의 정체수준인데 비해 경기도는 1373개에서 1463개로 늘었는데도 말입니다. 전문기술연구소 또한 7개중 4개가 대구ㆍ경북에 편중돼 있습니다. 경기 1, 경남 1, 전북 1곳이잖아요.

- 업체수가 많은 만큼 생산 및 부가가치 등 실적도 함께 창출해내고 있나요?
2012년 기준 경기도가 생산액 6조 5000억 원에 부가가치 2조 5000억 원, 수출 23억 달러입니다. 대구의 경우 각각 3조 5000억, 1조 4000억, 12억 달러 정도죠. 경기도가 거의 두 배 수준입니다.

- 영세기업 투자 역량 부족에 대한 견해도 말씀해주시죠.
경기도는 자생적으로 성장한 영세기업이 많아 투자능력과 의지가 약한 듯 싶습니다. 벤더들에 종속돼 독자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는 거죠. OEM에 의존하는 임가공 생산방식이다 보니 시장의 트렌드와 수요구조 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미약한 겁니다. 또한 신기술 신소재 및 독창적인 디자인 열세 등으로 기술혁신과 소재 차별화 능력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섬유산업이 저임금 3D업종이라는 인식으로 고질적인 인력수급 불균형도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 K-디자인빌리지 유치를 놓고 양주ㆍ포천ㆍ동두천ㆍ의정부시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습니다. 탈락지역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예상되는데 달랠 방안을 갖고 계신지요.
후보지를 제안한 시에서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것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북부지역이 균형발전 차원에서 많이 소외돼 있었다는 반증이겠죠. K-디자인빌리지 조성사업이 어느 시에 유치되든 경기 북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 북부 시ㆍ군 지역별로 특화산업을 육성해 향후 30년간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ㆍ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Next 경기, Next 대한민국을 지켜봐 주세요.

- 경기도는 개성공단에 근접하고 있는 행정구역입니다. 현재 125개 입주업체 중 38개사가 경기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공단폐쇄’ ‘임금인상요구’ 등과 같은 불안감속에서 입주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 조업을 담보해줄만한 경기도만의 지원책은 있습니까?(2014년 12월 15일 고양 킨텍스 회의실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과 간담회 관련)
개성공단은 2004년 가동된 이래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안전판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北은 개혁 개방효과와 제조업 중심의 시장경제 학습기회를, 南은 중소기업 판로 확보와 해외진출 기업 회귀를 통한 내수 진작 효과를 거뒀죠. 南은 32억 6000만 달러 내수 진작 효과를 냈고, 北은 3억 80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었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문제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인데, 경기도가 할 일이 바로 우리기업들에게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드리는 것입니다. 도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위해 상설 전시ㆍ판매장을 설치하고, 안정적 물류 확보를 위해 개성공단 지원 물류단지 조성을 추진중입니다. 상설 전시 판매장은 오는 9월 고양 킨텍스 내에 100평 규모로 개관 예정입니다. 물류단지는 현재 조성규모ㆍ위치 등을 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고, 오는 8월 마무리 되면 2018년까지 완공할 계획입니다.

- 남 지사께서는 지난해 선거공약으로 내건 경기도내 ‘제2개성공단 조성’이 중앙부처의 반대로 수면 밑에 가라앉은 상태입니다(경기북부 활성화 위해 개성공단과 쌍둥이 공단을 접경지역에 조성해 시너지 발전을 이루겠다. 파주 접경지역에 300만평 규모 사업비 7200억 예상, 통일 경제특구법 제정 통해 국가산업단지로 만드는 계획 검토 등). 추진 계획은 접은 것으로 봐야 합니까.
사업자 선정과 수요확보가 안되는 등 국책사업 사업시행 여건이 성숙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남북관계가 경색돼 조속한 시일 내 추진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의 5.24 대북조치 등으로 통일경제특구법 법안은 상정조차 못하고 있죠. 개성공단이 총 3단계로 개발될 예정이었지만 1단계 개발 이후 투자가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용지 2800만㎡ 중 1단계 330만㎡를 조성해 가동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또한 북한 근로자의 휴전선 이남으로의 이동이 불가합니다. 제도적 법적 근거를 마련해도 북한이 위반하면 제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북한 체제의 경직성, 핵실험, 정부의 5.24조치 상존 등으로 현 시점에서 추진은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의 개성공단 2단계(수도권연계 개발) 사업 착수 등 남북관계개선 추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섬유산업에 대한 지사의 평소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섬유산업은 값싼 노동력을 내세운 중국 등 후발국들의 저가 공세로 그동안 3D업종ㆍ사양산업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 레저 활동의 확산으로 기능성 신소재 의류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전문가들은 첨단화 기능화로 고부가가치 및 고용창출 효과가 커 산업성장의 핵심 요소로 부각될 거라고 말합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올해 세계 50대 부자 중 의류업체 CEO가 4명이 들어 있잖습니까. 자료를 보니 스페인 ZARA(4위), 프랑스 루이비통(13위), 스웨덴 H&M(28위), 일본 유니클로(41위)의 오너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더군요. 패션시장은 글로벌화 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입니다. 경기도는 국내 최대 의류 소비시장인 서울을 둘러싸고 있고 특히 니트와 염색분야가 발달해 있어 세계적인 섬유 니트 산업의 중심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경기북부지역 섬유업체만이 갖고 있는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면서 생산기술, 신소재 개발 지원을 통한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입니다.

- 지사께서는 깔끔한 외모에 맵시있는 스타일로 섬유ㆍ패션인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코디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십니까. 지난해 옷ㆍ신발은 몇 벌 구입하셨는지요. 주로 어디서 삽니까.
(웃음)감사합니다. 실제로 의상이나 외모에 신경을 많이 못 쓰는 편입니다. 공식행사 등 상황에 맞춰 의상을 입게 되지만 평상시에는 푸른색 계통의 활동적이고 편안한 느낌의 옷을 즐겨 입습니다. 현장 방문 시에는 지난해 선거운동 때 시장에서 구입한 점퍼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점퍼들을 번갈아 입기도 합니다. 옷이나 신발은 실용적이고 제 몸에 잘 맞는 것을 고르죠. 지난해요? 글쎄요. 옷과 신발이 닳지 않아 특별히….

- 끝으로 국내 100만 섬유인을 대변하고 있는 <국제섬유신문>이 창간 22돌을 맞았습니다. 축하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제섬유신문 창간 2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국제섬유신문은 섬유ㆍ패션업계 종사자 분들을 대변하고 국가 경제의 근간인 섬유ㆍ패션산업의 길잡이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내 섬유산업을 대표하는 으뜸 매체로 더욱 발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대담=오윤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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