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따르기보다 개성 중시, 믹스매치도 핵심 구매 포인트
백화점·가두점 등 연중 세일전략, 정상가 구입 거부감 역효과
내셔널·직수입·라이선스 감식안 낮아… 판매원 권유 효과없어  

 

일반 대중보다 트렌드에 앞서있는 얼리어댑터, 1929 패션학도들은 패션소비 행태에서도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있어 브랜드보다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무게중심을 두는 성향이 뚜렷했고, 제조국이나 직수입·라이선스 등 제품 이면의 정보를 딱히 선호의 지표로 활용하지 않았다. 또한 수입 브랜드에 더 높은 충성도를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셔널 브랜드에 대한 적극적인 호감을 표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창조와 도전이라는 패션 덕목의 범주안에서 내셔널 브랜드는 혹평을 피하지 못했고, 가격 또한 갖고 있는 가치에 비해 비싸다고 느끼고 있었다.

유행 덜 타고 믹스매치 편한 옷, 원스톱으로
패션피플들은 산업과 매스미디어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스타일을 스스로 만들려는 시도가 꾸준했다. 또한 실속있는 소비도 여전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의 69%는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을 구매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65%)보다 4% 증가한 수치다. 또한 구두나 장신구 등 기존에 갖고 있는 아이템에 믹스매치할 수 있는 의류를 구매한다는 답변도 84%였다.
이는 실속형 소비인 동시에 주류인 메가트렌드 보다 자신의 스타일에 집중하는 구매패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취업난으로 인한 88만원 세대의 그림자에 무기력하게 묻히기보다 자신의 개성에 더욱 집중하고 주어진 환경속에서 최대한 가치활용에 중점을 둔 셈이다.
또한 모바일과 SNS를 통해 점점 문화가 감각적이고 순간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흐름과 같이 소비 결정도 그만큼 현재 느낌에 충실한 모습이었다.
‘원스톱 쇼핑을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응답자의 82%가 그렇다고 답했다.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바로 구매한다는 응답도 62%를 차지했다. 이는 또한 최근 젊은층들이 백화점보다 문화·엔터테인먼트·쇼핑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쇼핑몰을 즐겨찾는 이유을 확인 할 수있는 대목이다.

신용카드 사용 늘었지만, 세일은 안 기다려 
쇼핑할 때 신용카드를 사용한다는 응답자는 82%였다. 전년(74%)보다 8%나 증가한 수치다. 할부를 이용한다는 답변도 전년보다 8%가 증가한 38%를 차지했다. 신용카드와 할부 활용은 매년 설문조사에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젊은 소비자들의 불황형 소비패턴 변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용카드 사용 이유에 대해서는 포인트 적립, 할인 및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현금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세일을 기다렸다가 구매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66%가 아니라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또한 62%가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바로 구매한다고 답했다. 즉 세일과 무관하게 자신의 기호에 따라 소비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연중세일하고 있는 백화점과 쇼핑몰, 가두점 등의 프로모션 전략의 문제점이 숨어 있었다. 정기세일기간이 아니어도 백화점에 가면 대부분의 매장에 시즌오프 제품들을 구비해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굳이 세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다수의 브랜드들이 출시와 동시에 ‘꺾어팔기’ 경쟁에 나서고 있어 이와 같은 소비자의 정상가 구매 거부감을 더하고 있다.

MD차별화한 강남권 백화점 선호도 높아
만족도가 높은 백화점은 새롭게 리뉴얼 오픈하며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편집숍을 대거 유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29.8%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신세계 강남점(17%), 갤러리아 압구정점(14%), 현대 본점(6.2%)이 차례로 이름을 올려 강남지역에 위치한 매장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반면 전통의 백화점 신세계 본점과 롯데 본점은 각각 6.2%와 4.6% 지지에 머물렀다.
한편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상품의 선택 폭이 넓어서(30%) △접근성이 편리(26.1%) △입점 브랜드와 퀄리티가 우수(18.7%)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반면, 불편한 점으로는 △불편한 교통과 주차시설 (18%) △불친절한 서비스 (10%) △불편한 쇼핑 동선(15%) △입점 고객 폭주(20%) △상품구성미비(19%) △잦은세일(6%) 등의 불만이 제기 됐다.
또한 판매사원이 권하는 제품을 구매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89%로 나타나 자기 주장이 강한 젊은 세대의 성향을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브랜드 보다 디자인! 내셔널 가격은 비싸
‘내수·직수입·라이선스 브랜드를 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66%가 ‘아니오’를 선택했다. 설문 대상이 패션산업의 오피니언리더로 대중보다 옷에 민감한 젊은 패션학도들임을 감안한다면, 일반 소비자의 경우 브랜드 원산지에 대한 감식안은 훨씬 낮아질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옷이 마음에 들면 제조국을 따지지 않는다는 답변도 78%나 됐고, ‘가격이 비싸도 유명브랜드의 옷을 사겠는가’라는 질문에는 65%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직수입 브랜드를 선호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아니라는 답변이 69%나 차지했다.
이는 내셔널 브랜드가 부진원인으로 소비자들의 수입브랜드 선호를 들기에 머쓱해질 조사 결과다. 결국 수입 브랜드에 비해 가격과 디자인 경쟁력 모두 뒤쳐졌던 것이다.
젊은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인지도와 포지션 못지않게 캐릭터와 디자인을 선택의 기준으로 활용했다. 최근 로고리스 추세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면모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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