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돌아가는 통박이 마치 ‘네모난 삼각형’ 꼴이다. 도저히 있어서는 안될 낯부끄러운 시리즈가 끝간데 없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사건이 터진지 1년이 지났어도 아직 시리고 아픈 갈등구조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깃장 같지만 세월호 사건이 없었다면 유족 보상금과 선체인양비등 천문학적인 돈을 행여 섬유패션산업에 투입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이 실현 됐다면 섬유패션산업 판도가 달라지고 수십만 종사자가 잘먹고 잘살수 있을것이다. 그런 알량한 정책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헛된 미망(迷妄)이지만ㆍㆍㆍ.
분통터진 일은 이뿐 아니다. 정경유착의 장본인인 성완종이 없었다면 들통난 거짓말로 천신만고 끝에 1인 지하 만인지상에 오른 이완구 전총리의 낙마도 없었을것이다. 검사시절 부패권력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홍준표 지사 역시 무상급식 거부 후 불거진 무상콩밥(?) 가능성도 없었을 것이다.

의류밴더 아웃도어 업체에 돈 몰렸다.

국민의 허탈한 상실감은 이것뿐 아니다. 국가 백년대계를 거덜 낼 공무원 연금 개혁이 뜬금없이 국민연금 개혁과 패키지로 묶이면서 다된 밥에 코가 빠지고 말았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공무원 연금법 개정이 무산된 책임을 놓고 청와대와 집권당간에 삿대질을 하며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한집안 식구끼리 긴밀히 협력해도 고집스런 야당 설득이 어려운 판에 당ㆍ정간에 불신과 불통의 낯 뜨거운 논쟁은 볼썽사나운 진풍경이다.
본질문제로 돌아가 상장 및 비상장 섬유패션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분석하면서 고래심줄처럼 강한 섬유패션산업의 희망을 봤다. 거듭되는 냉골 경기에서도 고도성장 또는 안전성장을 나타낸 기업들이 우리 섬유패션업계에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난해 엄동설한 경기 속에 많은 기업들이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전체의 30-40%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오히려 성장하는 쾌거를 보였다. 섬유패션 상장기업 중 이익규모에서 난공불락의 1위 기업인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에 이어 LFㆍ휠라코리아ㆍ신원 등 상당수가 불황속에 성장을 주도해 업계의 찬사와 부러움을 샀다.
물론 상장 섬유패션 기업중에는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에 비해 크게 감소한 기업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장 어려운 면방업계와 화섬업계의 영업이익 감소는 거의 치명적인 수준이었다. 그나마 면방과 화섬은 규모가 크고 내공이 강해 눈덩이 적자 속에서도 경기 호전시 한방을 기대하며 잘 버티고 있다. 대구직물은 더욱 사정이 어려워 지난해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는 가뭄에 콩나기였다.
지난 4월 초 본지에 공개된 섬유패션 상장기업 경영실적과 별개로 오늘 (5월11일자) 본지에 공개된 비상장 섬유패션기업의 작년 경영실적은 더욱 흥미롭다. 연간 매출 500억 이상의 비상장 섬유패션기업중 상당수가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고통을 겪었지만 반면 더욱 활발하게 수직상승한 기업도 많았기 때문이다.
상장 및 비상장을 포함해 전체 섬유패션기업중 매출규모와 영업이 가장 많은 이랜드월드는 상상을 초월했다. 글로벌 패션기업인 이랜드월드는 작년 매출이 무려 6조7,178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6,558억4,4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비 8.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5%나 증가했다.
글로벌 의류수출 밴더인 세아상역은 작년 매출 1조4,249억원에 영업이익이 808억400만원에 달했다. 매출은 전년비 7.5%, 영업이익은 35.9%나 늘어났다. 한솔섬유는 작년 매출 1조412억9,900만원에 영업이익 455억7,800만원을 나타내 매출은 전년보다 5.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598%나 폭증해 전년의 부진을 일시에 만회했다.
물론 의류수출밴더ㆍ‘빅3’중 2위인 한세실업은 상장기업으로서 이미 본지에 소개 된대로 작년 매출 1조3,313억7,800만원에 영업이익 931억4,500만원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5%나 급증했다.
비상장 섬유패션기업 중 패션업체인 세정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6%가 증가한 496억5,700만원을, 아웃도어 업체 블랙야크는 매출은 전년보다 1.4%, 영업이익은 27%가 각각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809억9,400만원의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네파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1%가 줄었으나 영업이익 규모가 929억3,200만원에 달했다.
의류수출 밴더인 약진통상은 매출 4,330억8,600만원에 영업이익 317억5,400만원을 나타냈다. 패션그룹 형지는 (계열사 제외) 작년 매출 4,010억에 영업이익 13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화섬교직물 전문업체로서 의류수출을 경영하고 있는 비전랜드는 지난해 매출 783억원에 영업이익 34억3,000만원을 나타내 영업이익 증가율이 155%에 달했다. 아웃도어와 등산용품전문업체인 콜핑은 작년 매출 1,487억 1,400만원에 영업이익 69억3,800만원을 나타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30%나 폭증했다.
이같은 경영실적을 분석해보면 상장이건 비상장이건 섬유패션기업중 호황을 만끽하는 기업은 글로벌 패션기업이다.
더우기 해외에 대규모 소싱공장을 운영하고있는 의류수출밴더들이 호황을 만끽하고 있고 내수 패션기업 중 연간 7조원 규모로 바짝 성장한 아웃도어 업체들이 일취월장하고 있음을 웅변으로 말해주고있다. 항간에 회자되고 있는 섬유패션기업 중 돈 있는 곳은 의류수출밴더와 아웃도어업체뿐이라는 것이 사실로 증명되고있다.
그러나 영원무역과 세아ㆍ한세ㆍ한솔섬유 등을 비롯한 많은 의류수출 밴더들이 고도성장을 이룬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요술이 아님을 알아야한다. 이들 밴더들은 줄잡아 1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루에 150만장 이상의 옷을 생산 공급하는 그야말로 피말리는 박리다매 규모경쟁으로 성공했다. 주시장인 미국은 10년전 보다 오히려 옷값이 내렸다. 이를 극복하기위해 바이어의 가격 후려치기에 필사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대형 해외공장에서 어떻게 하면 원가를 한푼 이라도 더 내릴까 하며 ‘더싸게’ 경쟁에 사활을 건 노력을 경주한 결과다.

고도성장기업들은 과감하게 투자했다.

아웃도어업체들이 이익구조에서 높다고 하지만 너도나도 뛰어든 제살깎기 경쟁을 극복한 결과다. 상황은 갈수록 과당경쟁 수렁에 빠질 수 밖에 없어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류에 이어 신발부문에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이익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고도성장 기업들은 밤을 낮 삼아 그야말로 25시를 뛰면서 분골쇄신 전력투구 하고 있다. 규모경쟁이 필요하면 과감한 설비투자에 나섰고 차별화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시장환경이 나쁘지만 이를 극복하기위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울타리가 사라진 지구촌에 글로벌 전략을 신속히 접목하고 개척해 성공했다. 시도 때도 없이 평일에 골프 나가는 등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자세로는 이뤄낼 수 없는 값진 쾌거인 것이다. 이들 성공한 기업들이 우리 업계에 꿈과 희망의 등불이다. 이들에게서 배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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