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성완종의 원혼이 몰고온 저주의 굿판이 온 나라를 덮치고 있다. 목을 메기 몇시간전에 이판사판 마구 쏘아댄 말대포에 나라가 요동치고 지축이 흔들린다. 비록 반쪽 총리의 오명을 딛고 5번째 등장한 국무총리가 돈을 안받았다고 버티더니 만신창이가 된채 슬그머니 사의를 표명하고 꼬리를 내렸다. “소금먹은 놈이 물켠다”고 돈받은 리스트의 상당수가 범털의 기본수칙인 ‘부인’으로 일관하지만 그중 상당 수는 구린내가 진동함을 부인할 수 없다.
해는 저물고 갈길은 먼데 나라 망치는 돌발사건이 끝간데 없이 터져 국정이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발등의 불인 경제가 4분기 연속 0% 대저성장 늪에 허우적거리고, 경제 희생의 골든 타임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3년차도 허송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엉겁결에 ‘과학의 달’을 ‘잔인한 달’이라고 둘러대던 이완구 총리의 말대로 4월이 잔인하게 돌아가고 있어 걱정이다. 경제는 뒷걸음치는데 강성노조의 총파업이 시작되고 사회는 내편 네편으로 갈려 각혈하듯 싸우고 있어 여기저기서 체념이 길게 밴 한숨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신산고초 겪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정치ㆍ경제ㆍ군사적으로 봐도 지금 우리가 제 손에 물대기식 아집을 부려서는 안되는데 도처에 영이 안서고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사회 혼란은 필연적으로 파멸을 불러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국가에 돌아감을 왜 모르는지 허탈한 탄식을 떨칠 수 없다.
말을 바꿔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이달 섬유 패션업계 CEO를 위한 텍스파 조찬 포럼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지난 23일 아침 서울 강남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4월 조찬 포럼은 섬유 패션기업인의 성공사례 발표회 성격이어서 외부강사보다 훨씬 알차고 가슴에 와닿았다. (상보 10면 참조)
국내 섬유업계에서 벤처성이 가장 강한 (주)웰크론과 (주)덕우실업, 벤텍스(주) 3개사 오너가 직접 출연해 경영철학과 성공비결을 공개해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꿈과 희망을 갖게했다. 이들 성공한 기업인들은 초창기 때론 신산고초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킨 체험담은 모두가 힘들어하는 이 시점에 한가닥 청량제임이 분명했다. 그들의 강한 신념과 정확한 방향감각은 체념속에 갈팡질팡하는 우리 섬유패션업계가 어디로 가야한다는 대전제를 제시해주기도 해 이정표이자 귀감이 되었다.
(주)웰크론의 이영규 대표이사는 대학졸업 후 효성(당시 동양나이론)에 입사해 섬유산업 현업을 배웠고 효성을 퇴사해 의류업체에서 근무하는 동안 화섬과 의류산업 노하우를 익혔다. 그리고 92년 집을 담보로 단돈 2000만원을 종자돈으로 은성이란 극세사 회사를 차렸다. 봉고차를 직접 몰고 전국을 누비면서 물건을 팔았고, 신기술 개발과 수출시장을 개척해 세계 1위 크리너 전문회사인 (주)웰크론으로 성장시켰다.
97년 IMF 당시 역발상으로 부천에 공장을 건립해 800원대에 산 원자재를 달러당 1800원에 네고하는 횡재를 누리며 도약의 기반을 다졌고, 충북 음성에도 나노섬유 생산설비를 완비해 세계 최초 고분자 소재 울파 필터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가 고도성장을 유지하면서 2003년 코스닥 등록을 통한 기업공개로 인지도 상승과 자금조달의 상승기류를 탔다. 이를 기화로 2007년 웰크론 헬스케어를 인수했고, 2010년 웰크론 한텍과 그해 12월 웰크론 강원을 M&A를 통해 잇따라 인수하는 등 다각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웰크론그룹 매출은 2200억(2014), 국내외 직원 수 554명이지만 2022년 매출 2조원, 이익 2000억 시가총액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도약의 기치를 높이 들고있다.
화섬직물업계의 대표주자로 급성장하고 있는 (주)덕우실업은 모두가 어렵다는 폴리에스테르직물 생산수출에서 불황을 모르고 일취월장하고있다. 이회사 이의열 대표이사는 과거 승우무역 대구공장장으로 장기재임하다 지난 94년 독자경영을 선언하고 신기술 개발과 성력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차볋화 전략에 올인해 성공한 케이스다.
이의열  대표이사는 어떤 경우도 세계적인 첨단설비 없이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신념아래 이익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설비투자에 앞장서왔다. 경북 칠곡군 왜간읍 공단로에 최신설비의 1, 2 공장을 구축하고있으며 제직설비를 모두 자가드 설비로 바꾸는 등 차별화를 위한 투자를 강화했다. 여기에 매출액의 3% 이상을 의무적으로 R&D 비용투자에 사용하면서 자체 연구소 전문인력이 영업부보다 많을 정도로 신기술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대구 경북 직물조합 이사장, 협동화단지 이사장, 칠곡 상의회장, 대구경북 섬산련회장 등 공인의 책임을 맡아 동분서주하면서도 신기술 개발을 직접 전두지휘하고 있다.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장남은 한번 결심하면 끝장을 보는 집념으로 터키시장 개척을 위해 장장 5개월간 터키에 상주하면서 거래선을 확보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같은 차별화와 안정된 품질을 바탕으로 자라, 망고, H&M등 글로벌 SPA의 공식 서플라이어로 정착했다. 지난해 매출 485억을 달성했고 2020년 매출 1200억원을 목표로 안정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어 섬유패션기업 중 밴처기업 성공사례의 대표적인 케이스인 벤텍스(주) 고경찬 사장의 경영철학과 성공가도는 압권이다. 고 사장은 대학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의과대학원에서 의학을 전공한 독특한 기업인이다.
그가 개발한 냉ㆍ발열 소재와 중전재, 건축용 발열재 등은 세계적인 첨단 신소재로 나이키와 아디다스, CAP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정하는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신소재를 향해 미국 회사가 자사 특허 침해를 내세워 한국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통해 변호사와 변리사 8명이 법정 소송을 제기했으나 고경찬 대표는 변리사 1명만을 참여시켜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모두 승소하는 기염을 토했다. 덕분에 앞으로 그가 개발한 신소재는 나이키에서 독점 사용하면서 특허수출로 연간 수백억원의 수입이 보장돼있다. 또 세계적인 섬유기업인 미국의 某 회사와도 특허수출이 성사돼 오는 5월 정식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되며 이로인한 특허료도 연간 수백억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고 사장의 경영전략은 손자병법 13편 중 5편에 나오는 ‘모세’ ‘차세’ ‘용세’의 전략을 활용한 레드오션을 지배하는 이른바 ‘100²’ 전략이다.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고 이를 달성해 이미  특허등록 74건, 특허출원41건, 상표등록 240건이란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기상천외한 고경찬 사장의 손자병법 활용

생체활성화 바이오 섬유와 고강도 냉감섬유, 광 발열섬유, 광 발열필터, 1초만에 건조되는 나노드라이 섬유등은 앞으로 세계 섬유산업 역사를 다시 쓰게될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놀랄만한 개가로 장영실상 2회 수상(올해 포함), 대한민국 기술대상(동탑산업훈장), 세계 일류 상품 선정, 대통령상 수상 등 수많은 수상경력을 갖고있다.
결론적으로 이날 성공사례를 발표한 웰크론과 덕우실업, 벤텍스는 불황을 모르는 고도 성장속에 차별화, 신기술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 환경이 아무리 악화돼도 남이 하지못한 놀라운 신기술을 개발하고 남이 하지않는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하면 기업의 일취월장은 보장된다는 산 교훈을 제시한 것이다. 경기는 불황이고 고임금에 사람은 없고 비싼 전력비 속에 갈길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섬유패션업계가 어디로 가야한다는 등대역을 하고있는 이들 기업에서 한수 배우는 지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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