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섬유기업인 박종근 사장 네오텍스


한국 면방업계 중국보다 차별화 뒤져요“
美 체감경기 아직 냉각 리테일러 뱅크럽시 많아
자바시장 작년 멕시코 마약조직 연류 파동 후 급랭
미국도 최저 임금인상 제조업 몸살 봉제 줄줄이 폐업
한국 순발력 좋아 특화전략 집중하면 전망 밝아

 

미국 LㆍA에서 네오텍스(NEO TEX)란 상호로 대형 섬유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교포 기업인 박중근 사장(61)이 일시 귀국했다. 대구 PID를 참관하고 곧 이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춘계 ‘인터텍스타일 상하이’와 얀 페어’를 참관하러 가는 길에 지난 16일 서울에 들러 국제섬유신문을 방문해 조영일 발행인과 환담했다.

대학졸업 후 지금은 쇠퇴했지만 90년대 초 당시 승승장구하던 (주)갑을에 입사해 기획실에서 근무하다 20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주로 섬유사를 수입해 미국의 의류패션업체와 니트원단 업체에 공급하는 원사 수입 판매로 대성한 기업인이다.

세계에서 미국 경기가 가장 잘 나간다고 하니 “돈벌이가 좋겠다”고 농담조로 얘기하자 그는 “지표상 경기와 실물 경제 간에는 많은 괴리가 있다”고 정색을 했다.

“미국 경제가 회생되고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서 나타난 기저 효과일 뿐 실제 리테일의 소매경기는 생각한 것보다 좋지 않아요. 불황에 시난고난 않다가 고강도 앰플주사를 맞고 조금 원기를 회복한 수준이죠”

미국의 크고 작은 리테일러들이 많이 뱅크럽시 된 점을 봐도 미국의 체감 경기가 기대만큼 좋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더구나 지난 2~3개월 동안 소비가 오히려 줄었어요. 특히 2월에 강추위가 몰아쳐 바깥활동이 위축돼 소비가 크게 침체된 것이죠”

미국 경제가 이제 응급실에서 막 나와 아직 본격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면서 지난 몇 년간 미국 경제가 냉골상태를 지속하면서 소비자들이 잔뜩 움츠려 과거처럼 번 돈을 다 소비하지 못하고 지갑을 닫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설명한다.

“미국이 지난해 최저임금을 시간 당 8달러에서 9달러로 올렸어요. 일부 정치인들이 앞으로 15달러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까지 해요. 득달같이 고용인원이 많은 의류봉제 업체들이 많이 문을 닫는 추세입니다.”

최저 임금 인상으로 의류봉제 업체들이 가장 많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미국 내 봉제 생산 환경이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표상 고용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들이 소비성이 높은 고 임금자는 퇴출시키고 저임금 고용자를 더 많이 채용하면서 소비증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걱정스러운 것은 LㆍA자바시장이 크게 붕괴되는 상황이에요. 지난해 멕시코 마약조직의 돈세탁과 관련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급격히 쇠퇴하고 있어 쉽게 회복국면이 안 보입니다.”

멕시코 마약조직과 무관한 많은 상인들이 현금비축이 많은 그동안의 관례가 죄악시되자 주로 그동안 돈을 많이 벌었던 1세대들이 보따리를 싸는 경향이 있어요. 기업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물론 아예 떠나버린 상황이 빈번할 정도이니까요.“

LㆍA의 섬유의류시장의 기둥인 자바시장의 급속한 쇠퇴는 많은 섬유ㆍ패션기업들에게 악재라고 걱정한다.

“저는 주로 다양한 면 또는 혼방 방적사를 14개국에서 수입해 미국 전역에 공급하고 있어요. 한국산은 전체의 10% 수준인데 한국 면방업계의 차별화 전략이 좀 더 강화됐으면 합니다.”

한국의 면방업체들이 좀 더 노력하면 다른 나라에서 할 수 없는 차별화 방적사를 많이 개발할 수 있는데도 현실은 “중국산이 훨씬 더 차별화가 활발하다”고 뼈있게 충고한다.

“섬유 각 스트림이 매한가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섬유는 공급과잉 시대에 와 있습니다. 규모를 늘릴 것이 아니라 남이 하지 않는 차별화 소재를 개발하는 것만이 한국 면방업체를 비롯한 업스트림이 사는 길입니다.”

갈수록 색다른 차별화 소재와 디자인을 선호하는 변곡점의 꼭대기에서 한국의 소재업체들은 설비 확장보다 차별화 소재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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