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값 안정화에 온힘, 니트업계 상생 발전 앞장서야죠”


“위기타개 적임자” 니트연합회 최초 만장일치 추대
‘환편ㆍ횡편ㆍ경편ㆍ양말ㆍ장갑 모두 한 배’ 인식
업계 현장 방문 애로청취, 작은 것부터 해결할 것

(주)보령장갑 글로기업으로 견인
‘무한 신뢰’ 경영철학 성공 가도

 해외진출 일부기업 국내 U턴
 안방 이전투구 야기 안될 말

“실 값(장갑사 등)을 현실화해 연합회 회원사를 살리겠다”
최현규(64) 대전ㆍ세종ㆍ충남 이사장((주) 보령장갑 대표)이 지난달 26일 대한니트공업협동조합연합회 신임 회장에 공식 선임된 뒤 강조한 말이다.

최 신임 회장은 이와 함께 “이번 회장직 수행을 마지막 기회로 여기면서 연합회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니트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회는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들어가 23일 최종 지원 접수를 거친 뒤 26일 최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당초 이재식 직전 회장, 유인선 이사, 최현규 이사장 등 3파전 양상이었으나, 유 후보가 막판에 등록을 포기해 2명이 경합한 끝에 최 후보가 최종 선임된 것이다.

니트연합회 수장이 투표를 거치지 않고 만장일치로 추대된 것은 1962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최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주)보령장갑을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등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CEO로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주)보령장갑은 종업원 180명에 연매출 200억원 규모로, 국내 코팅 장갑 시장 70~80% 점하면서 이 분야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먼저 축하드린다. 우리나라 중소 니트업계 수장에 만장일치로 선임되셨다.
“연합회를 살려보라”라는 대의원들의 열망이 모아진 것 같다. 특히 본인이 컨트롤 하고 있는 장갑사 기계가 시장의 60~70%를 점하고 있어 사장 판도를 재편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 장갑ㆍ양말 등 어느 곳에 치우치지 않고 상생 발전의 길을 모색하는데 진력할 것이다. 기쁨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대전ㆍ세종ㆍ충남 조합 이사장을 역임하면서도 장갑 분야 국내 으뜸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중소 장갑업계의 경영 환경은 어떠한가.
불황이 좀처럼 걷히지 않아 섬유업계 전체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갑 업계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경기 상황에 부침이 적어 스테디셀러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베트남산 저가 제품이 밀려와도 흔들리지 않는 것은 기술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팅장갑의 경우 기술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체에 무해한 라텍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비교 우위 경쟁력이다. 하지만 1000여개 국내 장갑업체는 중국산 저가 목장갑의 대량 유입으로 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말ㆍ타월업계는 등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모습이다.

-왜 본인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나.
침체된 니트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이다. 또한 니트연합회가 좀 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이를테면 방적공장에 실을 부탁해도 가격이 안맞아(비싸) 먹히지 않는다. 방적공장들이 연합회에 저가로 실을 제공하는 것을 꺼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 공장(보령장갑)의 경우 월 800~900고리를 사용한다. 이 정도면 1개 조합의 물량 수준이다. 따라서 본인이 나설 경우 실 공급을 합리적 가격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섰다. 이 같은 이유로 단체장에 적임자라고 감히 생각했던 것이다. 대의원들 또한 힘있는 리더를 갈망했던 것 같다.

-니트업계 및 장갑산업의 업황을 어떻게 전망하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1~4월은 계절적 비수기로 침체국면이다. 하지만 이 시기만 넘기면 평년 페이스를 보이더라. 문제는 국내업체들끼리 제살깎기 경쟁이다. 중국ㆍ베트남에 진출한 상당수 국내기업들은 현지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기술만 고스란히 전수해준 채 국내로 유턴해 토종기업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는 상생과는 역행하는 것으로 자칫 공멸할 수 있다. 장갑업계가 다른 업종에 비해 불황의 타격을 덜 받긴 하지만 가장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다. 니트산업 또한 해외에서 저가 제품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쉽지 않는 모양새다.

- 이 같은 위기 타개를 위한 복안을 듣고 싶다.
가장 역점을 둔 구상이 실 자격을 시중 가격에 맞춰 업계에 공급하는 것이다. 또한 업체를 방문하고, 틈나는 대로 현장을 찾아가 직접 보고, 듣고, 애로를 파악해 해결점을 찾아볼 것이다. 현재 연합회의 공동사업은 장갑사(絲) 구매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쓰는 양적 무기로 방적회사들과의 합리적인 거래를 찾을 것이다. 하지만 장갑사 구매 사업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R&D, 일자리 창출 등도 연합회 차원에서 적극 모색할 것이다.

-재임 중 특히 어떤 분야에 집중할 계획인가.
다시 강조하지만 실값 안정화에 진력할 것이다. 실값을 자꾸 언급하게 되는 데, 그만큼 절실하다는 얘기다. 일선 조합에서는 실값이 비싸다고 아우성이다. 이후 단계적으로 연합회 및 회원사가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전략을 찾으며 하나씩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다.

- 니트조합연합회가 여타 기관에 비해선 비교적 재정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정 강화 및 수익사업도 구상하고 있나.
4~5년 전 연합회 사옥을 매각해 지부 조합에 70~80억원 내려 보냈다. 이후 연합회가 재정적으로 허덕였다. 일부에서는 현재 사무실을 매각해 변두리에 창고를 짓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볼 일이다. 그에 따른 추가 인력 투입 등 가시적인 수익까지는 거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중지를 모아 지혜를 찾겠다.

-돌이켜보면 니트연합회는 양말ㆍ메리야스ㆍ장갑업계 간 반목과 갈등이 심했다. 최 회장이 연합회를 이끌면서 팔이 안(장갑)으로 굽을 거라는 시선도 있는데. 업종간 화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모두가 한 배를 탔다. 니트ㆍ경편ㆍ환편 등에서도 우량 기업을 발굴해 실을 연합회 차원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협업과 상생을 모색하면서 모두 끌어안고 가겠다. 외려 불만과 반대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생각이다.

-최 회장의 회사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일단 맡기면 무한 신뢰하는 것이다. 임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창의성이 나오고, 이는 곧 생산성으로 연결되더라. 한 사람에게 확신을 갖고 힘을 실어주면 업무 수행 완성도도 높일 뿐 아니라 책임감 또한 남다르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많이 터득한 것이다. 본인도 현재 몸담고 있는 보령장갑의 업무 전권을 담당 상무에게 일임한 상태다.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당부 말씀.
앞에서 아무리 열심히 끌어도 뒤에서 밀어주지 않으면 전진하기 어렵다. 연합회 산하 이사장-조합원 모두가 합심단결해서 업계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 만장일치로 선임해준 이사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연합회와 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각오다.

◇ 최현규 회장

1952년 출생
1981년 이스턴체인(주)
1984년 보령종합상사 대표
1998년 송학장갑(주) 대표이사
2015년 (주)보령장갑 대표이사
  대한니트공업협동조합 대전 충남지역 이사장
  충청남도 기업인연합회 부회장
  중소기업중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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