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 집안인가. 아니면 권력이동의 신호탄인가. 최근 며칠사이 대한민국 권부에 급속히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 막강하던 청와대와 정부 중심의 권력구조가 여당으로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겨우 집권 3년차 출발점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합작으로 청와대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그 수위도 최고조에 달해 대통령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며 모멸감을 안겨줬다. 아직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닌데 호랑이 앞에서 웃통 벗고 달려드는 격이다. 참으로 괴이쩍은 모습이다.

권력의 저울추가 한 순간에 당쪽으로 기울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고 권력난조가 몰고 올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급기야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증세 없는 복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렇게 완강하던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꼬리를 내려 증세 수용 가능성을 피력했다. 박근혜표 화려한 국정 비전이 망가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국가개조의 깃발인 ‘비정상의 정상화’가 제대로 시작되기 전에 암초를 만나는가 싶어 억장이 무너진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섬유단체장 선출 회원사 선택에 맡겨야

우리 얘기로 돌아가 각 경제단체의 정기총회 시즌을 맞아 섬유ㆍ패션단체의 총회가 본격 개막했다. 특히 단체장 임기가 만료된 곳은 가는 사람 오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지난 4일 대한방직협회를 시발로 11일에는 의류산업협회와 패션협회가 총회를 열고 20일 이후 거의 대부분의 단체들이 정총을 열고 임원 개정과 주요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올해는 유난히 서울 중앙 단체장의 임기 만료가 많아 자의에 의한 물갈이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본지가 물갈이 대상 단체별 후임자를 예상한대로 대부분 적중해가고 있다.<1월5일 5면특집> 극소수 단체는 임기 만료된 단체장의 경선이 예상된 걸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 관례대로 만장일치 추대형식으로 유임 또는 새로운 인사를 선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 같은 거대 경제단체는 회원단체가 800여 곳에 달해 매번 회장선거가 시끄럽지만 점잖은 섬유ㆍ패션단체들은 경선 아닌 추대형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작년 8월에 치러진 섬유산업연합회장 선출과정에서도 당초 4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였지만 연임 이후 스스로 용퇴를 결심한 노희찬 회장의 노력으로 성기학 회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지난주 방협 회장 선거에서도 경합 없이 김준 회장을 만장일치로 유임시켰고 패션협회 역시 250여명 회원 다수의 절대 지지를 받고 있는 원대연 회장의 연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오랜 단체장 생활을 거듭해온 김해수 패션칼라조합연합회장이 작년부터 용퇴를 결심해 변수가 없는 한 부산패션칼라조합을 장기간 이끌어온 백성기 회장에게 바통이 넘어갈 공산이 크다. 물론 패션칼라조합연합회는 반월에서 시작된 갈등이 수도권 조합의 동참으로 연합회와 반목현상이 오래 계속됐지만 장본인인 김해수 회장이 용퇴를 결심한 이상 더 이상 반목할 이유가 없어졌다.

패션칼라조합과 함께 26일 대전에서 총회를 열게 된 니트조합연합회는 이재식 현 회장 임기가 만료된데 따라 후임을 선출하게 되는데 현재까지는 3파전의 경선구도가 예상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섬유수출입조합은 4연임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일찌감치 용퇴를 선언해 3월4일 총회에서 수석부이사장인 민은기 (주)성광 회장에게 바통을 넘기게 된다. 화섬협회는 박경탁 현 회장의 3년 임기가 만료돼 27일 총회에서 취임한지 3년밖에 안 된 박 회장의 유임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같이 대다수 섬유ㆍ패션단체장 유임 또는 신규 선출과정에서 화합과 단결을 통한 단일후보 추대가 대세이지만 경선의 경우도 자유롭게 득표활동을 펴 잡음 없이 선출하는 것이 섬유ㆍ패션단체의 전통이다. 올해도 이같은 전통이 대세이지만 일부 단체의 회장 선출을 둘러싼 극소수 일부 세력의 현 회장을 향한 음해와 모략의 볼썽사나운 행태가 옥에 티가 되고 있다.

까놓고 얘기해 11일로 예정된 한국패션협회 총회를 앞두고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의 파문 만들기 작태가 드러나 대다수 회원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단독 추대건 경선이건 방법은 다르지만 원칙과 전제는 정정당당한 회원사의 지지를 누가 받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최소한 민주주의 원칙이고 업계의 일관된 전통이자 상식이다.

그럼에도 일부 인사들이 회원사의 지지도가 절대 열세임을 인정하면서도 현 회장을 밀어내기 위해 온갖 추악한 음해성 모략을 퍼트리고 있어 혼탁상을 보이고 있다. 회원사의 동조를 받지 못하자 심지어 주무당국에 온갖 모략을 터트려 당국자의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단체의 무보수 단체장 선임에 정부 당국이 개입할 근거나 장치가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다만 비리가 있거나 단체의 발전을 저해해 회원사의 신임을 잃을 경우 또는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 함량미달일 경우 정부가 퇴진을 요구할 수는 있다. 섬기력 사업 등 정부 예산 지원 사업을 섬유ㆍ패션단체장들이 대행하고 있지만 산업 발전을 위한 섬기력 사업 등은 해당 단체가 수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또 해당 단체를 위한 정부 지원 예산이 아니라 산업을 위한 정부 사업이기에 예산산업이 단체 인사까지 개입할 명분도 법적 장치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중언부언하지만 원대연 회장 부임 당시 패션협회는 끼니가 간데없고 월급도 제대로 못줄 형편에 퇴직금마저 적립하지 못한 빈곤의 극치였다. 7억 원에 달하는 빚더미를 상속받은 원 회장이 개인능력과 역량으로 부채를 다 갚고 서울 성수동에 180평에 달하는 어엿한 자체 보금자리까지 마련했다. 슈퍼 갑 질의 백화점의 독선을 막아 입점 패션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상상할 수 없던 패션협회와 백화점협회 간 상생협력 MOU를 체결했다. 패션협회 행사에 쳐다보지도 않던 5대백화점 사장이 전원 참석할 정도로 위상을 제고시켰다. 처음 취임 당시 직원 5명에서 20명 이상으로 업무영역을 키워왔고 이천 물류센터의 대역사(大役事)를 성공시켜 패션협회의 재정 확충을 가져왔다.

음해성 모략중상 주무당국에 고자질


그는 꿈도 꾸지 못하던 거대 자체 사무실을 자기 역량으로 만들었지만 소유권에 ‘원대연’ 대신 ‘한국패션협회’ 소유로 등기를 마쳐 투명성을 만천하에 알렸다. 일부 음해 인사가 마치 큰 횡령이나 배임이 있는 양 검찰에 고발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검찰, 그것도 특수부에서 이 잡듯 뒤져도 약점이 없어 지검, 고검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음해할 건덕지가 없으니까 너무 오래한다고 지적하고 협회를 사단체화 한다는 식으로 모략을 하고 다니고 심지어 과거 음해세력이 무고하게 검찰에 고발했던 내용을 산업통상부에 제출한 어리석은 행위까지 있다는 소문이다.

거두절미하고 일 잘하는 공로자는 회원사가 유임여부를 선택할 절대권리가 있다. 전경련 같은 큰 단체도 최근 허창수 현 회장을 3연임시킨 것은 그가 국가 경제발전과 회원사 권익을 위해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패션협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전력투구한 원 회장에 대한 음해공작은 가당찮은 작태이며 업계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서도 한시바삐 집어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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