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김은희 KOTRA 자카르타무역관 과장

글로벌섬유시장/ 인도네시아
2019년 섬유수출 360억 달러 목표…투자 적극 유치
中ㆍ베트남 등서 기업 유입증가…임금ㆍ강성노조는 부담

인도네시아 섬유산업은 1980년대부터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는 주요 기간산업 중 하나로, 견고한 경제성장률, 소비자의 구매 수준 향상 등에 따라 유망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3년 인도네시아의 섬유산업 수출은 126억 8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국가 전체 수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규모다.

섬유산업은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9% 정도 기여하고 있다.
고용 측면에서는 약 80만 명이 의류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매년 3만 명 가량의 신규 고용 창출이 이 업종에서 일어나고 있다.

섬유산업은 수도인 자카르타 주변과 서부 자바 지역에 집중돼 있지만, 최근 중심부 지역의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관련 기업들이 중부 및 동부 자바 쪽으로 이전하는 추세다.

이처럼 섬유산업은 이 나라 경제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선진 섬유기술 개발, 노후설비의 개선 및 교체 등의 정책을 통해 섬유산업 기반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인도네시아 신정부는 2019년 섬유산업의 수출 목표액을 360억 달러로 설정하는 등 섬유산업을 대표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섬유산업은 산업구조가 섬유가공인 상류(Upstream) 산업과 봉제 및 의류제작인 하부산업까지 골고루 발달해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 티셔츠와 같은 저가 제품뿐 아니라 정장, 팬츠 등과 같은 고부가 제품의 생산 비중이 증가하면서 의류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 한 단계 높은 단계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같은 흐름에 힘입어 인도네시아 정부는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과 글로벌 생산기지로 도약을 위해 노동집약적 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최근 공표했다.

태국 등 인근 국가의 자연재해, 정치 불안정, 중국 및 베트남 등의 경영 불안으로 동남아 소재 다국적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는 추세다.

나이키의 경우 신발의 42%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정치 경제적 불안으로 안정 공급선 확보를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의 섬유산업 발전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저 임금 증가, 전력 요금을 비롯한 생산 비용 상승, 경직된 노동시장, 낙후된 인프라 등으로 경쟁력은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카르타 지역의 경우 최저 임금이 2012년은 전년대비 19%, 2013년은 44%, 2014년에는 11%까지 각각 인상되면서 노동집약적 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5년에도 최저임금은 강성 노조, 제조투자의 외국인투자 증가 등의 요인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노조연맹(KSPI)는 실제로 올해 10% 인상을 목표와 함께 전년대비 30%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전기요금도 지난 5년간 사용자별로 연평균 5%에서 18%까지 상승했으며, 특히 2014년에는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전년대비 65%로 크게 올랐다.

경직된 노동시장도 섬유산업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상급 노조와 연대해 불법 파업을 벌이는 등 강성 노조의 불법 위협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최근 현지 언론의 자료에 의하면 이같은 이유로 60여개의 섬유기업들이 지방이나 제3국으로 이전을 검토 중이고, 올해도 생산비용 부담이 줄지 않을 경우 이전을 희망하는 기업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낙후된 인프라는 섬유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이 겪고 있는 이 나라의 발전 저해 요소다.

2014년 세계경제포럼 국제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기초 인프라의 종합 순위는 144개국 중 72위에 머물렀으며, 특히 도로, 항만, 전략 분야가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생산비용 상승, 경직된 노동시장, 낙후된 인프라 등과 같은 외적인 요인 외에도 섬유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내부적인 요인도 존재한다.

우선 섬유 가공인 Upstream 분야가 내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원재료 수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39억 달러에 불과했던 섬유가공 제품(Hs code 50~56, 58~60) 수입은 2013년 79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이는 섬유 가공 제품의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난 것에 비해 생산비용은 이보다 더 급격하게 늘어나, 제품의 생산 단가가 상승하면서 수입제품에 의존한 때문이다.

또한 지난 6년간 (2008-2013) Upstream 분야 기업(종업원 20명 이상)의 숫자가 줄면서 (2008년, 2450개사→2013년 2232개사)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섬유 가공 제품뿐 아니라 원재료인 원면(raw cotton)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변동하는 국제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중산층이 지속 증가하고 의류ㆍ패션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을 볼 때 섬유산업이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생산비용 상승, 낙후된 인프라, 원재료 수입 의존도 등 섬유산업이 직면한 도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편 섬유 경쟁국인 중국 및 베트남이 참가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협상이 향후 섬유산업 발전에 큰 변수가 될 전망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온적 입장보다는 TPP 참여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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