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봉 언론 십자포화… 비꼬기·희화화·의혹제기 도넘어

- 업계상징 탓 ‘총알받이’
- 개선노력 앞장 모른척

이른바 ‘열정페이’로 불리는 패션업계의 급여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이상봉 디자인실에 대한 언론의 보도 행태는 도를 넘어 ‘마녀사냥’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본지의 조사결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등록된 13개 일간지에서만 7일과 8일 이틀 동안 이상봉 디자이너 관련기사가 57개나 쏟아졌다. 온라인 매체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그 숫자는 네자리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남양유업 횡포’ ‘땅콩 회항’ 등으로 갑질 논란이 뜨거운 화두인데다 드라마 ‘미생’으로 청년인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에서도 이번 기회로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에 대한 자성과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앞서 실천하고 있는 이들 중 한명이 바로 이상봉 디자이너이다.

이상봉 디자인실은 현재 교육을 받는 학생 위주인 연수생에게 10만∼30만원을 교통비와 식대로 지급하고 3개월 후 정직원 전환 기회가 부여되는 수습에게는 150여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근로계약서 작성도 시행하고 있다. 개선 노력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이슈와 무관한 자극적인 내용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전 이상봉 디자이너가 출연했던 TV 프로그램에서 한 그의 발언까지 찾아내 비꼬는가 하면, 2013년 누드 사진전에 모델로 나섰던 이미지를 악의적으로 노출해 웃음꺼리로 만들었다.

또한 그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의 운영 비리와 아들인 이청청 실장에 대한 특혜 등 확인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도 마치 사실인양 유포하고 있어 개인에 대한 폄훼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간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이상봉 디자인실 측도 사안의 흐름이 엉뚱하게 부풀려지고 있어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패션산업의 상징이라는 이유로 홀로 ‘총알받이(?)’가 되고 있는 이상봉 디자이너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본말 전도된 ‘마녀사냥’식 보도 행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를 높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디자이너는 “업계의 잘못된 관행은 분명 도려내고 개선해야 하지만, 도를 넘은 인신공격은 지양해야 한다”며 “본질과 무관한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기사 클릭 수만 늘리려는 황색 언론의 행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35세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고용노동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이래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대조적으로 언론은 잠잠한 상황이어서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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