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진출만 중국사업이라는 고정관념 버려야”

Mini Interview - 

- 최근 중국 패션시장 현황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현재 중국 패션시장은 일대전환기라 생각된다. 백화점 업계의 경우에는 2012년까지는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급신장을 거듭했으나, 최근에는 성장세도 주춤한 상황이다. 중소업체가 많았던 중국의 패션업체들 역시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못 버티고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여서 패션회사 숫자도 다소 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실력있는 중견업체들은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탄탄한 입지구축을 하고 있고, 일부는 증시 상장도 계획하고 있는 등 일대 전환기가 진행되고 있다.”

- 한국 브랜드 중국 진출 실패의 가장 큰 원인과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不?棺材不落? 不到?河不死心(부지엔관차이 부디아레이, 부다오황허 부쓰신)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며 황하강에 도착해야 죽음을 안다’는 말이다. 이러한 중국의 고사성어처럼 한국의 많은 패션기업들은 제대로 된 준비과정 없이 섣불리 중국 패션·유통시장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맛봤다. 중국 패션·유통시장은 앞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한 전문가들이나 선발업체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어야하는데 너무 쉽게 판단하고 그대로 한국 시장에서 유통을 전개하듯이 진행하다가 큰 낭패를 본 것이라 생각한다.”

- 한국 브랜드 성공의 필수 핵심요소 3가지를 꼽는다면.
“현지 유통에 대한 철저한 이해,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구축, 그리고 중국어·중국 문화·중국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중국통 인재가 필요하다. 이 세 가지 핵심 요소 중 하나라도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사업을 전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 한-중 FTA로 인한 변화와 이로 인한 한국 기업의 기회와 위험 요인은.
“FTA로 인해 중국을 기진출한 브랜드의 경우, 관세장벽 완화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며 중국 생산을 하는 업체의 경우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상품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다만 자금력과 소싱 경쟁력을 지닌 중국 패션업체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이 예상되는바, 국내 패션업체들이 이제는 글로벌 패션기업은 물론, 중국 업체의 도전까지도 국내시장에서 받아야하는 점은 걱정된다.”

-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기업에 조언한다면.
“중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변수가 많은 시장이다.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꼭 현지에 진출해야만 비즈니스를 전개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중국 업체를 통해 총대리나 라이선스로 중국시장을 진입해 효과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00만 이상의 요우커가 국내 시장에서 한국 의류상품을 구입했다. 진출만이 진정한 중국 비즈니스의 길이라는 고정된 생각을 버리고 중국과의 교류 역시 진정한 비즈니스의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여 양방향 비즈니스의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

- 센터의 2014년 성과와 2015년 계획은.
“2014년에는 쇼룸내 입점브랜드와 그 외 몇몇 한국 브랜드들이 총대리, 라이선스로 중국시장을 밟는 데 기여했다. 또한 일부 브랜드는 중국의 유명백화점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한국 디자이너들의 중국진출에도 기여했다. 2015년에도 중소패션기업과 개별 디자이너의 중국 비즈니스를 도울 계획이다. 또한 중국 현지 패션인재를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연수를 통해 공동 양성해 국내 기업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열쇄 - 이진환 센터장은 누구?
성균관대학교 졸업 후 현대백화점 영캐주얼 바이어로 8년 근무했다. 중국에서는 항저우준사기업유한공사 해외사업팀장, 한중패션유통연구소 설립 초대 소장, 잠뱅이 중국법인 이사를 역임했으며, 다수의 한국 브랜드의 중국 진출 컨설팅을 진행했다. 현재 라디차이나 대표겸 한국패션협회 상해패션지원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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