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CEO포럼 끝나면 후임회장 선출절차 착수

창간 21주년 특별대담 노희찬 회장 대담.  조영일 본지 발행인

5인 추천위 소임 끝나 새로운 추대위가 역할해야
경선은 과열ㆍ타락 불 보듯 훌륭한 전통 계승해야
훌륭한 후임회장 중심 화합과 단결 통해 섬유패션산업 도약을
지난 1월 회장 선출갈등 일시적인 해프닝 비온 뒤 땅 굳어
지난 6년 남짓 성원해준 섬유패션인들 평생 잊지 않을 터


‘주식회사 한국 섬유ㆍ패션산업’ 대표이사 회장인 노희찬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73)은 평소 “지도자는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소신을 좌우명으로 삼아왔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이 자칫 쌓아놓은 공적을 깎아내리고 당사자의 명예까지 실추시킨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 그가 헌신적으로 봉사해온 수많은 경제, 사회단체장을 역임하면서 이같은 소신을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다. 탁월한 지도력과 헌신적인 봉사정신으로 평생을 살아온 그는 지도자 자리를 떠날 때마다 소속단체에서 아쉬움에 애석해 했지만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다는 찬사와 갈채를 받아 왔다. 

그런 그가 지난 6년간 섬유패션업계 수장으로 봉사하던 자리에 우여곡절 타율에 의해 6개월의 임기 연장을 부여 받았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얽히고설킨 후임 선출 실타래를 풀어 훌륭한 지도자에게 자리를 넘기기 위한 불가피한 시간이었다.

섬유패션인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면서 어려운 산업 환경을 돌파해 재도약시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을 쏟고 있는 노 회장을 본지 창간 21주년을 기념해 조영일 발행인이 다시 만났다.

-먼저 온 국민이 충격 속에 비통에 잠긴 세월호 참사 고통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쎄 말입니다. 다시 한 번 망망대해 창파에서 수중참사를 당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머리 숙여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제 온 국민이 집단 우울증을 앓게 한 세월호 참사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합니다.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면서 유족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위로와 보상을 아끼지 말아야겠지요. 그 바탕위에서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경제가 위축되고 서민생활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지난 연말 이 자리에서 섬산련 회장 자격으로는 신년 대담이 마지막인줄 알았는데 다시 한 번 본지 창간 21주년 특별대담을 하고 있습니댜. 섬산련 회장직을 덤으로 더 하신 소감이 어떻습니까…(웃음)
“아시다시피 제가 원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섬유ㆍ패션업계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고 어려워진 업계의 도약을 위해 차기회장 선출 때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한 겁니다.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이 불거져 후임 회장 선출과정에서 빚어진 반목과 갈등을 수습하라는 책무를 안게 된 것이죠. 평소 저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야기하는 현상을 주변에서 봐 왔었어요. 이번에도 3연임 권유가 강했지만 냉정하게 고사하고 후임 선출에 나섰다가 복병을 만났어요. 남은 기간 상처를 치유하고 업계의 컨센서스를 모아 훌륭한 후임자를 선출하면 상처는 아물 것입니다. 오히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지난번 돌발 사태를 교훈 삼아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정관 규정상으로는 회장 임기가 8월 24일까지로 알고 있습니다. 후임 선출을 위한 이사회, 임시 총회를 언제쯤 잡을 계획이신지요.
“지난 2월 24일이 정식 임기 만료일이라서 6개월 후면 8월 24일이지요. 사실 8월까지 갈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당초 얽힌 매듭을 풀기 위해 불가피한 연장이었지만 한시라도 빨리 후임에게 바통을 넘길 생각입니다. 당초 5월 제주 CEO포럼을 원만히 마치고 곧 착수할 생각이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5월에 개최할 ‘섬유ㆍ패션CEO포럼’을 한 달 가까이 늦출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5월 하순이면 세월호 충격이 어느 정도 수습될 것으로 예상하고 5월 제주 행사를 강행할까도 생각했으나 정부나 경제, 사회단체의 모든 행사가 전부 취소돼 저희도 따를 수밖에 없었죠.

-그렇다면 제주 CEO행사가 끝나면 늦어도 7월 중에는 후임 선출절차를 마무리 할 수 있겠네요.
“가급적 빨리 추진할 생각입니다. 후임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정과 절차가 필요합니다. 작년 12월에 선출된 5인 추천위원회를 다시 선출하는 절차와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와 임시총회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죠.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지난번과 같은 불상사나 불협화음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저도 많은 사람들의 권유와 강권에도 불구하고 3연임 꿈은 상상도 안했는데, 3연임을 위한 꼼수 소리까지 들었으니 이번에는 잘해야죠. 같은 돌에 두 번 넘어질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웃음)

-방금 5인 추천위원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지난 2월 총회 때 과반 다수결로 결정한다는 안건이 통과된 걸로 압니다. 기존 5인추천위원을 그대로 활용해도 무리는 없는 것 아닙니까.
“여러 가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내가 주장하다 낭패를 본 만장일치 방안은 과반 다수결 결정으로 규정이 바뀌었으니까 기존 5인추천위를 그대로 활용해도 별 문제는 없겠지요. 지난 번 총회에서 회장 선출에 따른 제청권을 위임받았던 것은 ‘추천위원회’였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개정안을 추천위원회가 아닌 ‘추대위원회’입니다. 글자 그대로 추천위원회는 위원의 판단과 지지에 따라 누구든 추천할 수 있지만 추대위는 후임 회장을 논의 결정해 과반수 찬성으로 이사회ㆍ총회에 승인을 요청하게 됩니다.
또 기존 추천위원회 중에는 강력히 고사하는 분이 계시다고해서 추대위원회를 이사회에서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깊이 고려할 생각입니다.

-추대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신다는 뉘앙스로 들립니다. 어찌됐건 그 동안의 관례도 그렇고 현실적인 방안도 그렇고 후임 회장은 현직 회장 의중이 좌우하는 것 아닙니까. 혹시 점찍어둔 인물이 있는지요…(웃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도 없고 설사 의중에 있는 인사가 있다고 해도 공개해서는 안 되죠…(웃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저보다 훌륭하신 연부역강한 분에게 바통을 넘겨야지요. 섬유패션업계에 훌륭한 지도자가 많지 않습니까. 다만 과열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선을 피하고 지금까지의 전통과 관례대로 추대위에서 의견을 모아 천거하도록 하겠습니다. 조 발행인도 좋은 분 있으면, 적극 추천하세요. 참고 할게요.

-화제를 바꿔 다가올 한ㆍ중FTA 시대를 대비해 스트림 간에 온도차가 큰 것 같습니다. 지난번 후임 회장 선출과정에서도 한ㆍ중 FTA문제로 스트림 간, 지역 간 이해가 엇갈려 심한 내홍을 겪었습니다만….
"한ㆍ중 FTA는 섬유뿐 아니라 농산물을 비롯한 타산업에서도 속된 표현으로 눈에 쌍불을 켜며 지켜보고 있지요. 중국이란 거대한 세계의 공장 앞에 자칫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ㆍ중 FTA는 특정산업의 유ㆍ불리를 떠나 체결할 수밖에 없는 ‘받아 놓은 밥상’입니다. 특정 산업이 반대한다고 되고 안 되는 문제가 아니고 더구나 섬산련 회장이 누가 된다 해도 달라질 수 없는 것입니다. 섬유ㆍ패션산업 입장에서 그동안 저 자신이 발로 뛰며 관련 정부부처를 설득하고 채근해 최대한 유리한 여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업계가 요구한대로 초민감 품목과 민감 품목에 거의 반영해놨으니까요. 염려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반영하고 있지요.”

-섬유패션산업 환경이 갈수록 녹록치 않습니다. 수출ㆍ내수 함께 동반 위축되고 있어 고강도 처방이 시급합니다.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어요. 더구나 최근에는 수출의 경우 환율 하락에, 내수는 세월호 충격까지 겹쳐 아주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섬유 경기는 하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으로 인한 과당경쟁이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후발 경쟁국의 성장 앞에 우리 같은 어중간한 섬유강국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요. 항상 강조하지만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첨단 설비투자와 신기술 개발, 마케팅 강화란 3대 요소가 기본 축입니다. 여기서 세계적인 첨단 설비 투자 없이 기술력이나 마케팅력으로만 살아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첨단 설비 바탕위에서 차별화, 특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 더욱 과감하게 지원해야 된다고 봐요. 물론 인력난 해소책 등 여러 가지 현안이 많습니다만….”

-한 가지 희망은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의류수출 벤더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은 지난 20~30년 내내 연평균 두 자리, 심지어 세 자리 숫자 성장을 일구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의류수출 벤더와의 협력을 강조해오셨습니다만….
“잘 보셨습니다. 의류수출 벤더들은 글로벌 소싱을 통해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10대 벤더수출 외형이 백수십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그 분들이 봉제는 거의 100% 해외에서 하지만 원?부자재중 20~30%는 아직도 한국에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전체 수출외형 중 절반이 원부자재 구매 비용이고 그 중 30%는 대단히 큰 것입니다.
문제는 가급적 그 분들이 국산 원부자재를 더 쓸 수 있도록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섬산련도 작년부터 스트림간 협력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면서 상호 윈-윈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희 국제섬유신문이 지난해부터 국산 원자재 10% 더 쓰기 캠페인을 벌인 것도 이 점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항상 국제섬유신문이 우리 섬유패션산업 발전을 위해 남다른 소명의식을 갖고 앞장 서주신데 대해 섬유패션인들은 찬사와 갈채를 보내고 있습니다. 국산 원자재 10% 더 쓰기 운동을 더욱 활성화시켜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임기 마지막 시점에 섬유패션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얘기나 인사말씀이 있다면.
“지난 6년 남짓 여러 가지 부족한 저를 지도편달해 주시고 때로는 채찍을 아끼지 않은 섬유패션인께 진심으로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또 정부 관계부처와 많은 국회의원들이 국가 기간산업인 섬유패션산업의 진면목을 재인식하시고 적극 도와주신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한 달 남짓이면 선출될 새로운 지도자를 정점으로 섬유패션업계가 화합하고 단결해 세계 초일류 섬유패션대국을 만들기 위해 적극 협력해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국제 섬유신문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웃음)
“축하 인사가 늦었네요. 창간 21주년을 맞은 국제섬유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초일류 섬유패션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줄 점을 당부 드리고, 남다른 열정을 다 바쳐 노력하고 계신 조영일 발행인과 임직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치하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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