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송유황(자카르타 무역관장)

                                                       

인도네시아의 섬유산업은 1980년대 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산업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가장 오래된 전략산업의 하나이다.

인도네시아 섬유협회에 따르면 주요 섬유기업은 약 2900개사에 달하지만 10인 이하 소규모 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약 51만 개사(2012년 기준)에 달한다.

이 나라 섬유산업은 약 200만명의 고용을 책임지면서 국내총생산(GDP)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자원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탈피해 제조업 육성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섬유산업에서부터 산업화의 돌파구를 찾았다.

풍부한 노동력과 기술수준 및 경제발전 단계 등을 감안할 때 섬유산업을 대표적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80년대부터 섬유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봉제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선진 섬유기술의 개발과, 노후설비의 개선과 교체, 전문 인력의 양성 등 섬유산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과 장려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노후설비 교체 자금의 대출이자를 무상으로 지원한 바 있다.

이같은 정부의 육성정책을 바탕으로 섬유산업은 전체 수출의 7%(2013년)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산업구조상으로도 섬유산업이 비교적 건실한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Midstream 분야(염색, 직조)가 다소 취약한 편이지만, Upstream (섬유가공)과 Downstream(봉제, 의류제작)은 골고루 발달해 있는 편이다.

최대 수출국은 미국과 일본으로 2013년 전체 수출금액에서 두 국가의 수출 비중이 약 42%를 차지하고 있고, 이 밖에 독일, 중국, 터키 및 한국 등의 순으로 고른 비중의 수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들은 Delta Merin Dunia Textile PT.(표백제 생산), Bintang AUNG PT.(직물, 염색 등), Tyfountex Indonesia PT(사,염색,의류 등), PT. Apac Citra Centertex Tbk (직물, 방직, 봉제) 등을 들 수 있으며, 한국계 기업들도 경승, 남영, 대농, 윈텍스타일, 성보자야 등 4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수출 산업화의 진전에 따른 섬유기계와 원부자재의 수입시장으로서는 물론, 의류와 패션 소비시장의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인도네시아의 섬유내수시장 규모는 111조 Rp.(‘12년기준 약 12억 달러)로 2007년의 64조 Rp.에 비해 1.72배, 연간 12%씩 성장했다.

섬유시장의 주력 분야는 직물이며, 그 비중은 2007년 83%에서 2012년에는 91%로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직물 분야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고 95%가 국내기업들이 공급한다는 점은 인도네시아 섬유산업의 생산기반을 방증한다.

또한 내수시장의 74%는 B2B 거래로 의류가공, 가구생산, 카펫 제작 및 다양한 섬유관련 산업용으로 거래되고 있다.

개인 소비는 24%로 지난 2007년의 34%에 비해 그 비중이 대폭 줄어들었는데, 이는 섬유를 구입해 집에서 옷을 만들어 입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소득수준 향상에 비해 기성복이 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임금과 전력 요금을 비롯한 생산비 상승, 기계설비의 노후화 등으로 인해 섬유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환율불안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실질가처분 소득 감소 등으로 인해 국내소비가 위축됨으로써, 생산이 줄어드는 양상이다.

특히 자카르타 인근 지역에서 계속된 가파른 임금 상승은 노동집약 산업인 섬유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여 지방이나 제3국으로의 이전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제반 상황은 섬유기업들의 신규 창업 감소와 기존 기업들의 M&A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최근 5년간(2007~2012) 약 5000여 기업, 특히 종업원 9인 이하의 소규모 기업 들이 도산하거나 통폐합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생산비용 증가와 함께, 인니 섬유산업의 성장은 다소 속도가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당분간 연 8% 이상의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중국, 미국, 일본 등 주력 섬유수출시장 자유화가 초석이 될 TPP 협상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 등 경쟁국이 베트남이 참여하고, 인도네시아가 제외될 경우 섬유기업들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되면서 인도네시아의 섬유산업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6% 전후의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소득이 증대하면서 자기과시형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섬유 패션 분야의 소비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재 50% 수준인 도시화의 진전(현재 50% 수준에서 2025년까지 65%로 확대 전망)과 함께 대형 쇼핑몰을 통한 소비유통이 확대되는 등 소비패턴의 변화도 섬유패션 소비를 가속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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