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日 '안경 신데렐라' 첫 서울 나들이 갈채

 

류근우 대표가 컬렉션을 성공리 마치고 안경갤러리에서 포즈를 취했다. 작은 사진은 연속 수상한 일본 IOFT 그랑프리 인증서. 갤러리 벽에 전시해 놓았다.

 

14~15일 청담동 ‘갤러리더스페이스’서 컬렉션 성료
“탁월한 착용감ㆍ신개념 셀룰로이드 안경테” 입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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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안경국제총회전 외국인 최초 연속석권
“상설매장 정기 컬렉션ㆍ韓 안경산업 공헌”

차새대 안경 장인 류근우(39)디자이너가 자신의 브랜드 ‘듀얼(DJUAL)’로 서울에서 첫 안경 컬렉션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류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전에 없던 신개념 셀룰로이드 안경테 제품 7가지를 내놓아 참석한 국내 50개 업체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안경 선진국 일본에서 최고 제품으로 인정받은 자신의 작품이 서울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지난 15~16일 서울 청담동 ‘갤러리 더 스페이스’에서 'VOICE' 테마의 전시회는 류 대표의 ‘듀얼’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전개되고 있는 TURNING, DIROCCA 등 5개 브랜드가 함께 찬조했다.
 

‘듀얼’ 제품은 지난해 일본 안경국제총회전(IOFT)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격찬을 받은 신개념 안경테다.

류 대표는 이를 통해 일본 안경업계의 셀룰로이드 소재 개척자로 급부상했다.
2012년, 2013년 EYE OF THE YEAR를 연속 수상하면서 일본 최대 신인 디자이너로 화려하게 등장한 셈이다.

당시 일본 최고 전문가들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은 “류 대표의 작품은 기능성 강화 측면에서 셀룰로이드를 재해석한 것”이라며 만장일치 수상자로 선정했다.

아시아 최고 권위의 일본 IOFT 주관 행사에서 외국인인 류 대표가 연속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는 이번 서울 전시회도 자신이 공들여 탄생시킨 셀룰로이드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셀룰로이드 소재가 지녔던 ‘강성’과 ‘탄성’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는 평가다.

안경테는 크게 금속과 플라스틱 재질로 나뉘는데 셀룰로이드는 아세테이트, 울템 등과 함께 플라스틱 영역에 속한다.

류 대표는 ‘듀얼’은 탄탄하면서도 유연성을 동시에 갖춰 착용감을 향상시킨 것이 시장 반응을 뜨겁게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 대구 등 전국에서 찾아온 매장 오너와 일본 업계 CEO들이 대거 참여해 향후 브랜드 방향성을 읽을 수 있었다.

앞서 류 대표는 2004년 TOKYO DESIGNERS BLOCK을 시작으로 2011년 TENT LONDON전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MAGIC WAND CONTEST상, OPUS 디자이너상 등을 수상해 실력을 공인 받은 터다.

2000년 발족한 듀얼은 일본에서는 이미 80개 점포에서 프리미엄 안경테로 입점해 고객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강남의 P, B업체 등에서 취급하고 있고 차츰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류 대표가 안경테에 올인 한 것은 일본에서 안경 거장 미카메 데츠오를 만나면서였다.

미카메 데츠오는 명품 안경 브랜드 포나인즈(999.9)을 창업한 전설적 인물이다.
류 대표는 서울에서 휘문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니혼대학(日本大學) 예술학부에 진학했다.
가족들이 모두 미술을 전공한터라 자신은 공업디자이너를 공부했다.

선배의 권유로 안경을 시작했는데 그의 차분한 성격과 맞아 떨어진 것이다.
미케메 데츠오는 안경의 기능성을 강조하면서 패션성을 강조한 프랑스 알랭 미끌리(Alain Mikli)와 이 분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류 대표도 스승 미카메의 영향을 받아 안경의 기능성을 중시한다.
“한때 안경을 쓰는 사람들은 장애인까지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좋지 않은 시력 때문에 둔탁한 안경을 착용할 수밖에 없는 거추장스러운 도구였지만, 최근엔 패션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죠. 하지만 안경은 근본적으로 가장 편하고 얼굴에 잘 맞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패션이 더해지는 것이죠”
그는 듀얼의 가장 큰 경쟁력 또한 소재의 기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안경을 쓰는 사람도 거의 착용 한 듯 만 듯 느끼지 않을 정도의 편안함이 핵심이라는 것.
“한국시장은 언제부턴가 겉모습만 강조한 나머지 중국산 조악한 제품들이 난립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정직하고 기품있는 소재가 늘 아쉬웠습니다”
류 대표는 이익만 좇는 프로모션에 신경을 쓰다보니 국내 기술이 정체돼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사업가 마인드와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스승 미카메의 말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소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미카메 선생은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면 2년 이내 망할 테니 장인정신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다른 길을 택하라'고 강조했죠. 저 역시 기술력과 프로모션이 이상적으로 결합된 매출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도쿄 긴자에서 안경매장에서 점원으로 근무하며 일선에서 소비자와 소통했던 것, 버버리, 베네통 등 글로벌 메이커에서 디자이너로 참여한 경험 등을 큰 자산으로 내세운다.

현재 국내 안경테 시장은 연 1조 50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연 4000억 엔에 이른다.

일본의 경우 한때 6000~7000억 엔에 달했지만 저가품 공세로 다소 시장 총액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안경테 브랜드는 정확히 파악된 것 자료는 없지만 일본의 경우 1000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앞으로 서울 컬렉션을 해마다 두 차례 열 계획이다. 오는 8월에 같은 장소에서 F/W컬렉션을 갖는다.
청담동 매장엔 박물관형식의 전문매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곳에는 듀얼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안경관련 자료 등을 구비해 놓을 예정이다.

그는 머지않아 대구와 중국공장 생산 계획도 내비쳤다.
류 대표는 “안경테는 다른 산업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진화가 빠르진 않은 편”이라면서 “이 분야에서 일본 업계로부터 공인 받은 것에 뿌듯한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경테도 IT기술 등과 융합한 고기능 제품의 탄생도 점쳤다. 이를테면 삼성이 IT기술을 접목한 안경테를 만드는 날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

그는 듀얼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한편 나아가 한국 안경산업발전에 공헌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류 대표는 패션디자이너 오은환씨가 어머니고, 역시 디자이너 류(유)혜진이 누나다. 아버지는 류관호 전 인하대 미대 교수로 가족 모두 미술ㆍ패션 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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