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와 10㎞거리, 조문행렬 줄이어…

 반월공단 관련 행사 잇달아 취소

세월호 참사 후 반월공단은 모든 게 멈춰있는 모습이다. 수많은 학생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생사조차 모르는 세월호 참사로 반월공단 분위기는 어둡다.

공단 내 곳곳에 ‘세월호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반월공단은 단원고와 10㎞가량 떨어져 있어 희생자나 실종자 가족 중 상당수가 이곳 입주사 직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섬유 제조업체 A사는 전 직원이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근무하고 있다. 직원들이 돌아가며 실종자 가족에게 전화하고 퇴근 후에는 합동분향소를 찾아가 슬픔을 나누고 있다.
A사의 한 직원은 “사내 임직원 중 직접적인 피해자 가족은 없지만 모두 이웃, 친구로 연결이 돼있기 때문에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반월공단은 일제히 세월호 침몰사고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임직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산 지역 근로자가 많은 반월공단과 시화공단 입주기업 임직원들 중에도 피해자 가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B사는 동료의 슬픔과 함께 납기까지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회사는 피해자 가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사는 이들이 업무에서 빠지면서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하루빨리 실종자를 찾고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인 것.

반월공단은 입주기업별로 임직원을 대상으로 피해자 가족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어 준비한 대내외 행사를 잇달아 취소하며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반월공단은 회사 내부에서 계획했던 봄맞이 산악회 등 사내 모든 행사를 연기하는 등 외부 일정을 전부 취소했다.

안산상공회의소 역시 이달 20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안산상공회의소 회장기 직장축구대회를 취소했다. 또 안산글로벌CEO포럼 세미나, 회원사 임직원 가족 주말 문화 탐방 등 4월 계획된 행사도 모두 취소됐다.

반월공단은 지리적으로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만큼 입주기업 임직원들이 세월호 피해자 가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거나 없더라도 자녀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보냈거나 학원을 같이 다니는 등 연결이 돼 있다.

이런 이유로 공단 주변 식당들은 줄줄이 예약이 취소되는 등 입주기업 모두가 크고 작은 대내외적인 행사를 중단하며 무거운 분위기 속에 애도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분간 반월공단은 정상가동이 힘들어 보인다. 반월공단이 예전처럼 활기를 띄고 직원들이 열심히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학생들의 무사귀환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반월공단은 입주 기업체의 생산 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 행정 기관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연수원을 비롯해 세관·중소기업은행·노동부 주재사무소·의료보험조합·경찰서·소방서·파출소·우체국 등이 설치돼 있다.

이 밖에 한국기술연수원·중소기업정보센터·해양개발연구소 등이 있다. 교육 기관으로는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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