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터키 화섬직물 수출 봄바람 불지만…


미터당 3.60불 원단 H社가 20센트 싸게 투매 질서붕괴
선거 후 환율, 주가 상승 직물시장 분위기 좋아 기대
본지 투매업체 명단공개 고려. 대형 유망시장 제값받기 시급

 

대터키 화섬직물 시장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지난 3월 말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 에르도안 정권이 승리한 후 환율이 안정되고 주가가 상승하는 등 안정 기조를 찾으면서 이스탄불 직물시장도 활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본지가 터키 이스탄불 텍스타일마켓과 직접 연결해 조사한 현지 직물 시황에 따르면 에르도안 정권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의석은 다소 줄었지만 전반적으로 승리하면서 터키 경제는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역시 주가상승과 환율안정에 힘입어 이스탄불 텍스타일 마켓도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산 폴리에스테르직물이 차별화된 디자인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여성 자켓용과 블라우스용 감량가공원단이 계속 인기리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터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자켓용 PET직물은 미터 당 3달러 중반의 고가에 대량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이 품질이 차별화되고 딜리버리와 사후관리가 앞서 그동안 시장을 석권하던 인도네시아의 기스텍스가 비상이 걸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동향은 한국산 치폰이 터키 시장에 대량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 산지의 재고 소진용으로 야드 당 1.05달러 수준에 저가 수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가격은 인도네시아산 보다는 약간 높지만 한국의 생산 원가로 봐 적자 수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대구에 중국산 치폰생지가 대량으로 반입되고 있어 업계가 적자를 무릅쓰고 치폰 재고 소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치폰은 국내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어 재고 소진용이란 점에서 저가투매를 이해할 수 있지만 최근 대구직물업체에서 미터 당 3달러 중반의 높은 가격으로 활발하게 수출하고 있는 자켓용 및 블라우스용 원단을 트레이딩업체인 H社 가 기존 가격보다 미터 당 20센트나 싸게 오퍼를 내고 있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터키 바이어들은 3달러 중반대 가격이 정상가로 인식돼 왔으나 H社가 20센트나 낮게 오퍼를 내자 기존 메이커가 폭리 오해를 받으면서 선적 직전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불상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트레이딩 업체는 자가 공장이 없는 대신 자금이 급한 업체에서 싸게 원단을 구매해 수출하는 방식이어서 정상가 이하로 팔아도 이익이 발생한 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인데, 이 때문에 모처럼 활기를 띤 이스탄불 화섬직물 시장에 갑자기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탄불 텍스타일 마켓에서 활약하고 있는 직물 에이전트 일각에서는 “이같이 한국 업체끼리 제살깎기 경쟁을 일삼는 몰염치한 트레이딩에 대해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한 비판을 쏟아놓기까지 하고 있다.

이들 에이전트들은 “ITY시장도 한국 업체끼리 제살깍기 경쟁으로 시장을 망치더니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화섬직물 시장까지 이같이 시장을 망가뜨리려는 일부 트레이딩업체를 강력 제재하는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터키는 인구 8000만명에 달하는 대형시장이자 탄탄한 봉제기반을 바탕으로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까지 커버하는 유망시장이란 점에서 국내 업계가 과당경쟁을 피하면서 차별화전략으로 일관하면 매우 유망한 대형시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
 

저작권자 © 국제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