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진정성 보다 몸짓 부불리기 우려
환경오염 주범 SPA 제조 과열 지양되어야


몇 년전 유니클로의 야냐이 다다시 회장이 방한해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다.
한국 시장에서 유니클로가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날 국내 유력지의 기자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넘쳐나는 의류 쓰레기가 지구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유니클로가 세운 대책은 무엇인가”
그는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못했다.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수년이 지난 후 유니클로는 한 가지 대안을 내세웠다.
“입던 유니클로 옷을 가져오시면 불쌍한 아프리카에 나눠줍니다”
전 세계 유니클로 매장에는 이 메시지가 써붙여져 있다.
이는 결국 “쓰레기를 가져오면 아프리카에 대신 버려준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 말일까.
자라와 H&M 역시 아시아 시장은 노른자위라며 언니 동생브랜드까지 모두 끌고 와 수십조의 돈을 벌었지만 정작 환경오염이나 제 3시장을 위해 어떠한 환경적 기부나 후원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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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가장 핫한 브랜드가 무엇인지, 어느 해외 구매대행이 가장 싸고 배송이 빠른지, 전지현이 입고 나온 옷이 어느 브랜드인지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에 알아 버리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지금 현 시대의 패션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점점 더 영민해지고 있으며 전 세계 트랜드를 가장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능력 또한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습성을 공략해 패션시장도 가장 핫한 제품을 가장 빨리 만들어내야 했다.
그중 최대 수혜자는 소위 패스트 패션이라 불리는 주문자제조방식의 SPA 패션 브랜드 메이커들이다.
이들은 불과 몇 년 만에 무분별한 몸짓 불리기로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며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H&M은 지난해 약 20조원의 매출을 올렸고, 자라는 그 뒤를 이어 18조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한국에서만 6940억원을 거둬들였다.
SPA의 성장은 해마다 기하급수로 커지면서 부작용 역시 동반 성장했다.
너무 쉽게 사고 너무 쉽게 버리는 일회용 패션 시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전 세계에서 버려지고 있는 의류 쓰레기는 그 양이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환경운동전문 단체에 따르면 한 해동안 미국에서만 2500만톤의 의류가 폐기됐다고 한다.
재활용 소비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의류 처리비용도 심각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운동가들이 늘고 있다.
매년 버려지는 의류의 양은 다른 폐기물에 비해 더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특히 무질서하게 만연해진 패스트 패션의 생산 시스템은 결국 지구환경오염의 심각한 주범이 돼버린 것이다.

최근 썩지않고 인간에게 위해한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아웃오더 의류도 입지 말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때, 가장 우려가 되고 있는 패션 마켓은 하루에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매머드급 물량을 찍어내고 있는 세계 톱 SPA 브랜드 기지국들이다.

이들의 이면을 살펴보면 환경 오염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방글라데시 공장의 대형 화재참사가 그 방증이다.

전세계인들을 비통하게 만든 불과 1년도 안된 이 참사 사건은 세계적인 패스트패션기업의 브랜드 대다수가 하청을 준 공장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 엄청난 매머드급 물량을 대기 위해 인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처참한 환경에 놓인 공장에서 한 달에 38달러를 벌기위해 노동력을 착취당하며 미싱을 돌리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묵시해온 결과였다.

전 세계 글로벌 패스트 패션을 만들기 위해 악조건 속에서도 밤낮없이 일하다 화재 참사로 목숨을 잃은 제3국 제조공장의 참사는 거대 기업들이 만들어낸 재앙(災殃)이었다.
뒤늦게 H&M, 자라 등 서방 25개 브랜드 노동 단체등과 근무조건 합의서를 서명했지만, 겉치레일 뿐이라는 지적이었다.

공장 시설 개선 정책은 실제 실행이 어려운 조항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한 푼이라도 벌어야 먹고사는 근로자들에게는 그저 한낱 사치일 뿐인 거부권이었다는 것.

SPA 패션 브랜드 제조사들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외에도 충분하다.
화학 의류를 비롯해 썩지않는 환경오염 쓰레기 제조기로 오해 아닌 오해와 혐의를 낳고 있는 SPA 브랜드 제조업 회사들은 세계적인 소비시장으로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을 주목하며 직진출과 마켓 쉐어를 넓히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라 H&M 유니클로 갭 등 세계적인 SPA 기업 누구도 지구환경 운동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100년을 바라보고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고사하고 너나 할 것 없이, 제3국 제조 기반이 있다면 많은 기업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초대형 SPA브랜드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강력한 욕망을 꿈꾸고 있다. 그것만이 글로벌 패션브랜드가 되는 길이라고 믿고있다.

덕분에 틈만 나면 SPA 브랜드로 이름을 바꾸고 모양을 갈아치우고 있다.
소비자는 싸고 좋은 물건보다는 기업의 가치와 문화를 사고 싶어한다.
마땅히 가치있는곳에 돈을 내면서도 기분 좋은 구매를 원하는 것이다.
이제 빨리 만들고 쉽게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이 아니라 진정성있는 오래곁에 두고 싶은 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때다.

트랜드는 쉽게 변심한고 소비자는 점차 더 지구촌을 위해 가치있는 옷을 입고 싶어한다고 올해 유력 패션연구소들이 입을 모은바 있다.
이왕이면 유기농 면을 골라입고 오래도록 입어도 브랜드의 정통성이 지켜지는 그러한 제품을 갖고 싶어한다 것이다.

경제의 눈부신 발전은 빈익빈 부익부를 낳고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이 기업의 발전은 사회적 책임이 항상 뒤따르기 마련임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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