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대표 한광희)이 구미공장 파업 66일째를 맞은 18일 오후 3시 구미공장을 전부 폐쇄했다.코오롱 노조는 지난 6월 13일부터 사측의 사업부문 구조조정에 맞서 고용보장 요구와 함께 강력히 반발하면서 공장을 점검하고 농성을 벌이는 등 장기파업으로 대치해 왔다. 사측은 직장폐쇄와 관련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조의 공장내 물류방해나 시설물 파괴 등 불법행위가 확산되고 있고 노조원들의 공장옥상 점거 등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밝혔다.이와함께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파업기간 무노동 무임금과 인사징계 철회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과 함께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사측은 이달초 인사위원회에서 노조위원장 등 노조원 13명에 대한 해고와 정직 등 징계처분과 함께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데 이어 노조원 15명에 대한 추가징계를 위해 노조측에 인사위원회 소집을 또 통고했다.반면 노조는 "사측이 신규투자에 따른 고용보장 방안을 앞서 제시했다면 파업사태가 장기화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사태는 사측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노조측은 구미공장 1400여명 조합원들의 사직서를 일괄 제출받는 등 사측의 직장폐쇄에 맞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각을 곳추 세우고 있다. 이같은 노사양측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뤄졌던 노사간 대화조차도 완전 중단됐다. 이제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는 파업의 제 2라운드를 알리는 장송곡으로 급부상 했다..............................................................................................................................................................................코오롱 노조의 장기파업은 사측의 직장폐쇄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는 그동안 코오롱의 파업은 개별 회사차원의 일상적인 사건에서 본격적인 공익의 성격을 띠게됐기 때문이다. 특히 사측의 직장폐쇄조치 파장은 여론의 방향에 따라 가닥이 잡히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대기업 근로자들의 파업과 관련 철밥통을 지키기 위한 아주 극단적인 이기주의 행위로 여기고 있다. 대기업 근로자들의 여건이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이는 국내 대기업 근로자들은 그동안 임금투쟁을 통해 사측으로부터 받을만큼 받아낸 상태로 본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대기업 근로자들은 이제 약자가 아니라 비교우위를 만끽하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코오롱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근속연수 15년차 연봉평균이 5천여만원을 웃돌고 복지비용 등 간접비를 포함할 경우 6700만원에 이르고 있다.현재 대한민국 근로자 가운데 이정도 연봉을 받는 근로자는 솔직히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근로자 대부분이 기회가 되면 코오롱 근무를 원하고 있을 정도다.올해는 유별나게 하투(夏鬪)가 극심했다. 그리고 대한항공· LG칼렉스정유·삼남석유화학 등 모두 고액 연봉 근로자 기업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모두 조기에 수습됐다.국민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다. 경제는 살아나지 않고 불황이 장기화 되고있는 가운데 배부른 자들이 제밥그릇만 더 키우겠다는 행위가 대다수 국민들을 자극시켰다는 자체비판도 작용했다. 그런데 코오롱 노조는 이같은 추세에도 불구하고 거의 막가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은 철칙이다. 그리고 불법행위는 처벌받아야 한다. 이같은 법정신은 무조건 지켜져야 한다. 이같은 의미에서 코오롱노조의 요구는 거의 철면피 수준이다. 코오롱 노조원들은 치외법권 특권만 주장하고 있다. 이는 개도 웃을 촌극일 뿐이다.코오롱은 경영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지난해 68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근로자들은 이같은 적자는 시키는데로 일한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강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자 대부분이 고임금에 따른 것이었다면 말은 달라진다.코오롱은 작년 원가 포션 가운데 인건비 비중이 12%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사 대부분 화섬업체들이 10%선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제품가격 경쟁력면에서 지극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게다가 판매여건은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밖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룡이 경쟁자로 나섰고 내부 판매경쟁은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고비용 저효율 생산공장으로는 이제 게임이 안되는 상태다.노조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연봉 6700만원을 받을만큼 자기직분에 충실했는가. 회사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다름 아니다. 어려울 때 노사가 협력해 상생을 추구하는 것뿐이다.잘나가는 기업은 이유가 있다. 노사가 역지사지 상태를 충분히 헤아리는 시스템 때문이다.코오롱 노조원들은 이제 자기희생에 나서야 할 때다. 그것만이 회사도 살고 근로자들도 살 수 있다. 가정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곤궁해지면 허리띠를 졸라멜 수밖에 없다.노와 사는 회사를 공동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쌍두 기관차다. 그런데 기관차가 한 방향으로 달리지 않고 마주쳐 달리면 충돌, 즉 파괴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볼짱 다본다는 뜻이다. 코오롱이 지금 이같은 형국이다.주도권를 쥐겠다는 발상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 노와 사 모두는 물론 코오롱의 협력업체나 지역산업을 위해서라도... 코오롱 노사의 슬기로움이 그 어느때보다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전상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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