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함정웅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이 중소기업은행 대구·경북지역 우수 거래기업인 모임인 기우회 회장 자격으로 지난 12월6일 열린 올해 기우회 총회에서 연설한 내용이다. <편집자 주>섬유는 산업의 '조강지처'고난과 좌절의 순간에도 꿈을 살리자한국섬유의 수도 대구 섬유산업이 지난 수년간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이에 위기를 느낀 화섬직물 업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대구시장께 대책을 건의하자 대구시장이 화섬 원사 값 안정과 금융지원책을 중앙정부에 건의한데이어 대구·경북지역 금융책임자들과 대책회의를 가졌습니다.지난 12월4일 대구시장 초청으로 대구, 경북섬유산업협회 회장을 비롯 섬유관계 단체장과 화섬, 직물 비상대책위원들이 참석하여 대화를 나눴습니다.비록 무기 연기되긴 했지만 섬유산업협회가 12월 15일 대백프라자 앞 신천 둔치에서 섬유인 20,000명 궐기대회개최를 추진했던 전대미문의 사태가 반생했습니다. 대구시장은 나라가 궐기대회를 혼란스러운데 기업인들까지 대규모 궐기대회를 하여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며 궐기대회를 만류하였습니다.그러나 IMF 이후 은행의 기업지원 금융정책이 실종되고 기업은 담보부족으로 첨단 시설의 투자가 근 10년간 중지되어 섬유제조 기업들의 시설은 낙후되었습니다.하지만 그 기간에 중국은 집중적으로 최신 설비구축에 나서 이제 우리는 중국보다 시설이 뒤쳐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는 우리가 지난 80년대와 90년대까지 질적 성장보다 양적 성장에만 치우쳐 온 부작용의 결과라고도 합니다.대구가 밀라노 프로젝트를 하면서 지난 5년간 중앙정부의 지원자금이 2천 2백억원 이라지만 섬유개발연구원 300억원, 염색기술연구소 390억원이 직접적인 섬유기술 개발지원금이며, 나머지 패션기능대학 365억원, 어패럴밸리 700억원, 엑스코 종합전시장 250억원, 패션센터 200억원은 직물의 직접적인 지원자금이라 할 수 없습니다. 불과 700억원으로 직물업을 위한 종합병원을 건립하고 연구기자재 구입과 함께 연구원 양성을 통해 서비스에 나섰으나 화섬, 직물원단 수출이 줄었다는 이유로 밀라노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일부 여론에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우리나라 총생산비중으로 볼 때 농업은 5%이고, 섬유산업은 10%정도 됩니다.섬유산업은 지난 20년간 2천3백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이룬 효자산업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농촌에 70조를 지원하면서도 3대 전통산업인 섬유에는 1,000억원만 투자해놓고 당장 성과가 없다며 섬유산업을 정부도 외면하고 은행들도 다투어 기피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섬유인들은 섬유산업으로 성장한 은행이 조강지처를 버리고 젊고 예쁜 처녀와 재혼하는데 발광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추어져 분한 마음과 원성을 높이고 있습니다.알프스산을 중심으로 스위스, 오스트리아, 프랑스 남부, 이태리 북부, 독일 남부에는 500억원, 1000억원, 2000억원이 투입된 첨단 염색공장들이 많고 활발하게 가동 중입니다. 지금 일본도 기능성섬유로 섬유가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우리는 IMF로 첨단 설비투자의 기회를 잃고, 첨단 제품은 선진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것도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개도국에 잠식당하였습니다.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꿈은 없다는 인식에서 기초를 다지기 위해 1994년 12월 한국염색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1997년 연구본동 첫 준공과 함께 연구원을 모집하여 지금까지 인재양성과 연구소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하면서 혼신의 힘을 쏟아왔습니다.우리는 말합니다 고난과 좌절의 순간에도 우리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꿈은 '대구를 한국섬유패션의 수도로' '동양의 밀라노로' 만든다는 꿈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가 신념을 가지고 절망의 산을 개척하여 희망의 밭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우리는 대구, 경북섬유산업을 대하는 불협화음을 아름다운 교향악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 있습니다.대구경북에 발달한 기계공업도 처음에는 섬유산업을 위한 섬유기계와 그에 관련된 부품공업이 지금 자동차 부품공업으로 발전하였습니다.지금까지 섬유로 살아온 수많은 인력들을 실업자로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며, 섬유를 죽이면 섬유에 관련된 IT, BT, NT 등도 홀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입니다.기우회 회원 중 섬유가 아닌 여러가지 성장업종으로 지금은 잘 꾸려 가지만 그것도 10년후 까지 생각하면 꼭 그렇지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 얽혀 살아간다면 섬유업계가 벼랑 끝에 서서 섬유 살리기 몸부림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기를 바라며, 기업은행 지점장들께서도 섬유는 산업혁명을 이룬 3대 전통산업이고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라 적극 지원해서 살려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 2004. 12. 6 대구경북 기우회 회장 함 정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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